나에게 주는 따뜻한 위로
최경란 지음 / 오렌지연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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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주는 따뜻한 위로 
최경란 (지음) | 오렌지연필 (펴냄)​



얼만큼의 많은 책을 읽고 내것으로 소화해야지만 타인의 사유(생각의 흐름)를 이렇게 책으로 엮어낼 수 있을까?
무작정 많이 읽는다고 해서도,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해서도 가능할 것 같지 않다.
따라 올라가기보다 나의 눈높이로 끌어내리기가 쉬운 깊이의 수준은 그래서 쌓아올리기 어려움을 알기에, 책을 통해 만나는 작가의 정신 세계가 감탄스럽다.
생각이 같은 곳에선 공감하고 다르거나 미처 생각지 못했던 지점에선 배우며 다른 시각을 알게 된다.

인생의 반 정도를 살아오는 내내 스스로에게 채찍질하듯 숨가쁘게 달려온 인생, 잠시 숨 돌리는 두번째 사춘기에서 만난 책을 통한 위로가 따뜻하다.
'산다는 건 그저 느끼고 깨닫고 행하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섣부른 감성팔이가 아닌, 한줄 한줄 음미하며 내려가는 문장속에서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나를 느끼고 내 삶을 깨달으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을 꿈꾸며 설레어본다.

​진심과 공감이 없는 타인의 위로보다 오래전 옛날의 성현의 말씀이 더 와 닿기도 하고 문학 속 한구절이 더 와서 꽂힐때가 있다. 그때의 그들은 진심으로 자신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기 때문이 아닐까. 오래된 글귀가 고리타분함이 아닌 명언이나 가르침으로 남은데에는 모두의 진심에 가 닿는 지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57. 현대인은 일을 빨리하지 않을 때, 무언가를 잃는다고 생각한다. 바로 시간이다. 하지만 그는 정작 시간이 생겼을 때 무얼 할지 잘 모른다, 시간 죽이기를 빼고는.
ㅡ에리히 프롬,<사랑의 기술>》

가장 와닿는 문구다.<사랑의 기술>은 기억에 깊게 남은 책인데도 다른 이의 책에서 한 번 더 인용되니 다른 느낌이다. 같은 책 같은 구절을 읽었어도 읽는 이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깊이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이 지나 계절이 바뀌면서 나이가 들고 마음도 함께 익어가며 물든다.
<나에게 주는 따뜻한 위로>.
나도 책이 주는 위로 만큼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오렌지연필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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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제로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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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채사장 (지음) | 웨일북 (펴냄)​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과 2에 이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는 시간을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고대 이전에서 시작한다. 
우주의 탄생과 우주 너머의 우주를 얘기하고 그 우주에서 하나의 점으로도 표시되지 않을 인간의 탄생, 우주의 역사에 비하면 보잘 것 없이 짧은 인간의 역사와 그 인간의 역사 안에서 탄생한 철학과 사상 그리고 거기에서 이어지는 종교에 관해 말하고 있다.
이 방대한 얘기를 꺼내며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에서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일원론 사상의 세계관이 아니었을까 싶다.


자아와 세계를 분리해서 보는 이원론과 자아에서 세계를 보는 일원론.
동양 사상의 근본이 된 베다는 우주 실체와 자아 본질의 관계를 밝히며 '범아일여'의 세계관을 가진다. '세계와 분리될 수 없는 자아' 이것이 범아일여다. 중국의 도가 역시 마찬가지다.
반면 서양의 사상은 자아와 세계를 분리,독립된 세계로 보는 관점으로 인간이 자연을 개발하고 변형,파괴하는 행위에 정당성을 주었다. 이 결과로 고통을 발생시키는 문제들이 발생되었고 근대 칸트에 이르러 일원론에 향하는 철학이 등장했다. 각 나라마다의 역사와 문화적 차이는 있지만 태초의 천지창조 신화나 전설은 동서양이 참으로 유사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시대와 나라를 아우르는 사상은 인간의 창의력이 그뿐인걸까, 아니면 그것이 사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인걸까?

​일원론이든 이원론이든 어떤 세계관을 갖더라도 이 둘을 구분 짓는 '자아'와 '세계'에 대한 깊은 고찰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어떤 관점이 옳다 그르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자신의 내면세계 의식을 정화하고 수행하는 삶을 살기도, 그렇지 않은 삶을 살기도 하지만 그 자체보다는 내 것은 옳고 나머지는 나와 같지 않다고 해서 그르다라고 보는 관점이 문제인 것이다. 같지 않음을 인정하지 못해서 벌어진 전쟁과 살육, 차별이 역사 속에서 얼마나 많이 존재해 왔는가.
종교와 사상, 철학은 시대와 함께 변천해 오면서 세련미와 디테일을 갖추며 세계와 자아를 지칭하는 이름만 바뀌었을 뿐 그것들이 본질적으로 의미하는 것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그것을 해석하는 인긴만이 변해왔을 뿐.


나의 본질은 무엇일까? 지금까지는 정신세계가 본질의 나라고 의심없이 믿어왔는데 정신세계의 더 깊은 심연에 '의식'이라는 본질이 있었다니. 무심코 정신과 의식을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며 살아왔는데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를 읽으며 일원론과 이원론에 우선해서 나의 본질 '자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대넓얕 시리즈는 삼국지처럼 인생에 3번은 반복 독서해야 하는 필독서라는 개인적인 생각도 가져본다. 아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꼭 읽혀보고 싶은 책.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웨일북으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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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 구글 최고의 혁신 전문가가 찾아낸 비즈니스 설계와 검증의 방법론
알베르토 사보이아 지음, 이지연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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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알베르토 사보이아 지음 | 이지연 옮김 | 인플루엔셜 펴냄





​제목부터 강렬하게 끌렸다. 이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만 읽고 나면 나를 실패에서 건져 성공으로 인도해 줄 것 같은 느낌이랄까. 물론 한 권의 책이 단번에 그렇게 해줄 수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되고 싶은 바램이 더 강했을런지 모르겠다.

막상 책을 열고 만난 초반의 내용은 예상과 다른 전개에 약간 당황했다. '이거 마케팅 책이었어???'

섣부른 판단은 책에 대한 오해를 만들었지만 완독 후 느끼게 된 한줄 감상평은 '참 쉽게 잘 쓰셨네!'이다.

어찌보면 특별할 것 없이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당연시하며 받아들이고 넘겨서 사실은 실체를 모르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다.

​아이디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열정과 운이 그 아이템을 지지해주어야 할 몫이 크다고 여겨왔다. 여기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에서는 저자가 만든 신조어 '프리토타입'의 중요성이 사례를 들어가며 나열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아이디어 그 자체가 '될 놈'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안다'고 착각해온 첫번째 명제이다. 누구라도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안 될 놈'이라 생각하고 도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생각의 바탕, 생각이 일어나고 있는 생각랜드는 데이터보다는 의견으로 일을 진행한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잘 짜여진 팀과 유능한 실행력이라도 '안 될 놈'을 '될 놈'으로 바꾸어  놓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될 놈은 어떻게 구분하고 발견할 것인가?

의견보다 데이터다. 우리는 '나만의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나만의 데이터'를 확보할 유일한 방법은 프리토타이핑 실험뿐이다. 어느 시장 데이터가 '나만의 데이터'의 요건을 충족시키려면 반드시 어느 정도의 적극적 투자가 개입되어야 한다.  생각랜드에서 나온 최초의 아이디어를 표적 시장을 통해 XYZ가설을 세운 후 프리토타이핑을 통해 시장을 축소하여 xyz가설로 바꾼다. 

실험으로 '안 될 놈'의 문제점을 수정하며 상위 단계의 xyz가설로 이동한다.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을 관통하는 핵심어, 프리토타입.

너무나도 생경한 단어다. 이런 것까지 알아야하나 싶지만 '프리토타입'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전부에 가깝다.

아이디어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지, 성능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제품 개발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난 뒤 시장의 부정적 반응을 보고도 손을 보며 계속 해나갈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프리토타입의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결국 프리토타입은 오직 시장 호응 가설을 검증하는 목적으로만 만든다. 물론 한 번의 프리토타이핑 실험으로 아이디어가 성공할지의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다. 테스트 시장은 가깝고 접근이 쉬울 수록 좋다. 데이터의 비용과 거리는 숫자로 얘기하고 시장이 반응할 때까지 수정해 나간다. 



아이디어가 성공에 이르기까지 수정하며 '될 놈'을 만든다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당연해 보이지만 저자가 말하는 데이터는 우리가 그간 의견을 데이터로 착각해왔다는 것이 큰 차이점으로 다가왔다.

아이디어 검증을 위해 샘플이라 불리는 시제품의 구현에 집착해온 것과는 달리 시제품 자체보다는 이것이 과연 시장안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을까라는 높은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도 동일한 아이디어를 두고 서로 다르게 보고 다르게 접근해 왔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고정관념의 탈피와 당연하게 여겨서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고찰의 독서였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인플루엔셜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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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일기 카프카 전집 6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유선 외 옮김 / 솔출판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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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일기 
카프카 (지음) | 이유선 장혜순 오순희 목승숙 (옮김) | 솔출판사 (펴냄)​



​일기는 쓰는 이의 입장에서는 일상의 기록과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읽는 이에게는 일기의 주인에 대해 알고 싶은 호기심과 비밀을 엿본다는 짜릿함이 있지 않을까 한다. '카프카의 일기'는 그가 고인이 되었기에 그리고 공식적인 활자가 되었기에 비밀스럽지는 않지만 그 어떤 암호보다도 해석이  쉽지 않은 그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은 내면의 흐름이라는 실핏줄같은 힌트라도 있지만 '카프카의 일기'는 연결되지 않는 뜬금없는 상황들과 맥락없이 이어지는 사색의 기록들이 읽어내기가 쉽진 않았다.



《109. <1910년 12월 16일>

나는 일기 쓰는 것을 더 이상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여기에서 나를 확인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여기에서만 그럴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바로 지금처럼 때때로 내 안에 갖고 있는 행복이란 느낌을 기꺼이 설명하고 싶다. ~ 그런데 이 능력이 부재하다는 것은 매순간, 지금도 역시, 아주 확실하게 나를 설득할 수 있다.》

많이 쓰기도 했지만 자신이 직접 폐기하고 유언으로 소각한 양은 남겨진 것에 비해 더 많았다고 하니 쓰기 위한 삶을 살다 간 것만 같다. 
연극,공연 관람에 관한 후기와 감상평도 줄거리와 함께 많이 실려있다. 분야는 달라도 예술은 예술로 이어지고 통하는 지점이 있나 보다.

​유대인과 관련된 일화나 역사에 관한 관심이 많이 보였다. 유대인이었던 모계쪽 혈통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자랐나 보다. 건장한 체격의 아버지에 비해 왜소했던 카프카는 심리적으로 많은 위축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의 소설들에서 보이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짐작된다. 기울어져 가는 아버지의 사업으로 섬세한 감성을 가진 그가 장남으로써 느꼈을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일기에도 표현되어 있다. 아버지의 공장에서 일하는 것이나 아버지와는 아무래도 카프카는 잘 맞지 않았던 듯 하다. 공장은 카프카에게 고통이었고 카프카에게 엄격했던 아버지는 욕설과 비난을 퍼부었다.

《262. 아버지가 끊임없이 동시대인들의, 특히 자식들의 행복한 상황을 빈정대면서 당신이 어린 시절에 겪어야만 했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귀 기울이는 일은 고통스럽다.~ 나는 그 모든 것을 겪지 않았다는 사실과 비교된다고 해서, 내가 아버지보다 더 행복하게 살아왔다거나, 아버지가 남들에게 교만한 태도를 취해도 된다거나, 당신이 당시에 겪었던 고통들의 진가를 내가 인정할 줄 모른다고 가정하고 주장하거나, 아버지와 동일한 고통을 겪지 않았기 때문에 아버지에게 무한정 감사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25. 그저께 공장 때문에 욕을 먹었다. 그다음 한 시간 동안 쇼파에 누워서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것에 대해 생각.》


문학을 위한 시간이 줄어드는 것에, 주어진 시간을 문학을 위해 사용 할 수 없음에 퍽이나 낙담했을 카프카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래서 더 많이 쓸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들 뿐만 아니라 '실종자' '선고' 등 소설의 습작도 기록한 걸 보면 '카프카의 일기'는 단순한 일기를 넘어선 그의 인생 그 자체로 보여지기도 한다. 어느 부분에서는 일기인지 습작인지 구분이 안되는 곳도 있었다. 도스토옙스키의 편지도 있다. 일기가 개인의 기록이라고는 하지만 독자에게는 혼돈 그 자체다. 카프카 본인은 자신의 일기가 훗날 타인에게 읽히게 되리라는 것을 상상이나 해 보았을까?
그의 대표작인 '변신'에 대한 아쉬움을 넘은 불만족도 보인다.


《476. 저는 문학 외에는 다른 그 무엇도 아니며, 다른 그 무엇일 수도 없으며, 다른 무엇이기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477. 제 직장이 저를 변화시킬 수 없듯이, 결혼 생활도 저를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629. 나는 무의미하게 자신을 소진시키고 있다. 글을 쓸 수 있으면 행복할 텐데, 글을 쓰고 있지 않다.》

'오늘도 쓰지 못했다' '오늘부터 일기를 쓸 것!규칙적으로 쓸 것!'과 같은 다짐도 곳곳에 보인다. 쓰고 싶은 만큼 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인지, 써야 한다는 강박인지 아니면 그 사이 어디쯤인지는 알 수 없다. '읽고 싶다'와 '읽어야 한다'를 쉴 새없이 반복하는 내 모습을 잠시 겹쳐 본다.


겁없이 카프카 시리즈 중 가장 두꺼운 <카프카의 일기>를 먼저 읽었다. '잘못된 선택이었나?'하는 후회도 잠시. 혹시나 카프카의 작품을 읽을 계획을 가진 독자라면 <카프카의 일기>를 먼저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유대계 독일인이라는 모호한 정체성과 문학에 전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가정 형편, 섬세한 그를 강압적으로 대했던 아버지. 카프카가 안정감을 느낄 곳은 없었던 것 같다. 불안함과 외로움,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집착과 강박이 된 그의 마음이 일기 전체에 녹아있는 듯 하다. 카프카에 대해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해' 해보고 싶어진 책읽기였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솔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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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드 수잔
줄리아 히벌린 지음, 유소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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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드 수잔 

줄리아 히벌린 (지음) | 유소영 (옮김) | 소담출판사 (펴냄)





'블랙 아이드 수잔' 네명 중 유일하게 운이 좋은 한 명이었던 테시. 그녀가 죽음의 문턱에서 귀환한 1995년과 18년이 흐른 현재의 시점이 번갈아 가며 과거의 그녀는 테시로, 현재의 그녀는 테사로 표현되며 진행된다. 시점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지만 읽으며 혼란스럽다거나 부자연스러움 없이 이어진다.

테사는 열 여섯 한참 예민할 나이에 겪은 뜻하지 않은 경험에, 히스테리성 실명으로 몇 주간 앞을 볼 수 없었다.

범인으로 체포된 테렐 다시 굿윈. 덩치 큰 흑인의 전과자는 백인이었다면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을 재판에서 사형을 언도 받았다. 그런 그를 무죄라고 주장하다가 심장마비로 숨진 앤젤라 로스차일드. 그녀의 친구인 변호사 빌이 그녀의 뒤를 이어 법과학자 조애나와 함께 진실을 파고 든다.



사형의 집행을 앞두고 테사의 침실 창문 아래에 누군가 심은 '블랙 아이드 수잔'. 두 구의 시체와 함께 블랙 아이드 수잔 꽃 무더기에 버려졌던 테사는 테렐이 아닌 다른 누군가 범인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사건이 빨리 일단락되어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십대의 테시는 십대 딸 찰리를 키우는 테사가 되어 적극적으로 진실을 밝히지 못했던 죄책감에 괴롭다.

18년전 그날의 진실은 무얼까?



구조 되고나서 정신상담을 받을 때 드로잉한 그림들. 상담에 혼선을 주고 싶어 리디아의 그림을 섞어 두었는데,그때의 정신과 상담의도 지금의 자일즈 박사도 모두들 리디아의 그림에 관심을 보인다. 거대한 꽃이 두 소녀를 향해 조롱하듯 웃는 그림.

재판 직후에 그냥 갑자기 사라진 리디아.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그게 왜 중요하지?'

"테사! 그 장면을 그린 소녀, 당신 친구 리디아는 진심으로 두려웠던 것 같아요. ~소녀 둘 중 하나는 다른 소녀 위에 엎드린 자세로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붉은색은 꽃 괴물의 공격 때문에 흘린 피로 보이지 않아요. 보호자 쪽이 빨강머리인 것 같습니다."

빨강 머리의 테사. 지워진 32시간의 기억. 그리고 테사에게 들리는 수잔들의 목소리.



과거로부터 도망칠 때마다 괴물은 테사를 조롱하듯 따라다니며 블랙 아이드 수잔을 심었다.여섯번이나!

테렐의 무죄증명을 위해 수잔들의 유전자 감식 도중 소녀는 둘이 아닌 셋이었고 그 중 한명은 임신 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답을 가진건 나야"

네 명의 수잔 중 하나의 목소리.



비밀이 벗겨질 때마다 갑자기 사라진 리디아와 관련된 실마리가 나온다. 리디아가 아니었다면 그 힘든 시기를 살아서 버티지 못했을 테사는 17년전 종적을 감춘 리디아가 그립고 궁금하다.

비밀의 열쇠는 사라진 32시간의 기억에 있는 것이 아니라 리디아에게 있는 건지도?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밤새도록 나를 안아주던 소녀. 시력을 잃었을 때 내 머리를 땋아주던 소녀. 에드가 앨런 포에 나오듯 햇빚에 비춰 보아야 읽을 수 있는 레몬주스 잉크로 내게 암호를 써서 다음 날 찾도록 통나무 집 안 틈새에 끼워 놓던 소녀.>



마침내 진실은 밝혀지고 테렐은 무죄 방면된다. 텍사스 주에서 배상금 백만 달러와 평생 매년 팔만 달러의 연금도 받게 되었지만 폐쇄공포증을 떨칠 수 없어 혼자 방에 틀어 박힌 채 블라인드를 내리고 쇼파에서 잠이 드는 그를, 이제라도 누명을 벗어 다행이라고, 보상을 받았으니 되었다고 할 것인가?

얼마전 진범의 고백으로 억울한 20년의 옥살이와 잃어버린 인생까지 30여년을 토로하던 화성 8차 사건의 윤성여씨가 연상되었다. 진범과 재판장에서 마주한 윤성여씨는 "이제라도 자백을 해주어서 고맙다"라고 했다고 들었다. 분노 대신 용서를 하는 자와 그저 살인을 하는 자의 차이는 무얼까? 

테사를 원래는 갈기갈기 찢고 싶었다던 진범. 웃으며 그런 얘기를 하는 그들의 처음은 무엇이 달랐기 때문일까?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소담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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