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에서의 죽음‧토니오 크뢰거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6
토마스 만 지음, 김인순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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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눈꺼풀에 살짝 아이섀도를 바르자 눈빛이 더욱 빛났다. 또 피부가 갈색 가죽처럼 굳은 아랫부분에 부드럽게 색을 칠하자 엷은 홍조가 깨어났고, 방금 전까지만 해도 창백했던 입술이 산딸기 빛깔로 팽팽해졌다.

아셴바흐는 타지오에게 잘보이고 싶은 마음에 머리에 염색도 하고 화장도 해본다. 사랑에 빠진 이는 상대방의 마음에 들기를 바라니, 아셴바흐의 이런 행동들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타지오에게 사랑을 느끼는 아셴바흐. 이 사랑의 정체는 무엇일까? 지나가버린 자신의 젊은 날에 대한 동경? 혹은 완벽한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
뮌헨을 떠나오며 배 위에서 보았던 노인도 지금의 아셴바흐와 같은 마음으로 짙은 화장을 하고 젊은이들 틈에 끼여 대화를 나누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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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과 비르지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9
베르나르댕 드 생피에르 지음, 김현준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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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나는 오빠 널 위해 떠나는 거야...... 오빠가 매일 일 때문에 허리를 굽히고 의지할 데 하나 없는 두 가족을 먹여 살리는 걸 봐왔으니까, 그런 오빠를 위해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을 위한다는 이유로 행해지는 많은 일들 중, 바로 그 상대방이 전혀 원치 않는 일들이 있기도 하다. 절대 비르지니를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폴과 그런 폴을 위해 떠나려고 하는 비르지니처럼.
이 순수한 두 아이의 사랑이 마주한 가난이라는 현실. 함께 있어야 완벽해질 수 있는 사랑도 함께 있는 것만이 전부가 될 수는 없는 현실적인 아픔. 폴과 비르지니의 순수한 사랑을 봐야하는데 그들의 현실과 나의 현실이 맞닿는 곳이 보인다. 사랑과 현실의 괴리는 좁혀질 수 없는 평행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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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의 죽음‧토니오 크뢰거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6
토마스 만 지음, 김인순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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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아셴바흐는 날마다 타지오가 나타나길 기다렸다. 그러다 타지오가 나타나면, 때로는 일에 몰두한 척 미소년이 지나가는 것에 무관심한 듯한 태도를 취했다.

이팔청춘 선남선녀들의 눈치싸움도 아니고, 주도권 쟁탈전의 밀당도 아니면서 (이름이 타지오인지도 확실하지 않은) 소년과 아셴바흐의 서로를 관찰하기는 계속되었다.
안보는척 하면서 바라보는거 타지오가 정말 모를까봐? 걔도 알고 있으니까 이유없이 가끔 아셴바흐 당신 앞을 지나다니는 거 아니겠소. 늘 다니던 오두막 뒤쪽 길을 두고 굳이 아셴바흐가 있는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지난다는 건 아마 그 아이도 자신을 지켜보는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는 의미겠지. 저 노인네가 언제쯤 말을 걸어줄까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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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과 비르지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9
베르나르댕 드 생피에르 지음, 김현준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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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내 아가들, 너희 때문에 내가 아프지만, 또한 내 모든 기쁨은 너희가 주는 것이구나. 오오! 사랑하는 아가들아, 불행은 오로지 저 멀리서 찾아온단다. 행복은 내 주변에 있는데 말이야.

자식의 뒷바라지를 위해 고생하는 많은 부모들은 그 고생에 힘겨워 하면서도 아이들의 미소에 모든 근심이 녹아내리는 듯하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로...
아이 때문에 아프고, 아이 덕분에 기쁘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찰떡같이 알아듣겠다.
일이 끝날 시간에 맞춰 엄마를 데리러 나오는 작은 아이가 언제 이리 컸나 새삼 대견하고 든든하다. 책 읽는 엄마에게 타다 주는 믹스커피 한 잔이 오늘따라 더 달고 맛있다. 행복은 언제나 내 주변에 있다~ 저 멀리서 찾아올 불행 따위 아예 오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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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즈워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0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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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샘은 권력을 쥔 느낌, 우주를 지배하는 느낌으로 달렸다. 어지러울 만큼 빠른 시속 32킬로미터로.

어지러울 만큼 빠른 시속 32킬로미터라고?
요즘 고속도로에서 이 속도로 달리면 거북이냐고 놀림받을 테지만 1903년 이라고 하니 이해해 줍시다~
말이나 마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더 익숙한 일상이던 시대, 29킬로미터로 달렸다고 자랑하는 샘에게 언젠가는 자동차가 시속 65킬로미터로도 달리는 시대가 올거라며 놀림섞인 야유를 던지는 터브. 65킬로가 다 뭐야~. 밟기만하면 쭉쭉 달려나가는 요즘 차들을 보면 입을 못다물겠군 그래.
첫 자동차를 몰고 나온 흥분에 기분도 업~!! 그런 샘의 눈에 띈 프랜 볼커. 그녀와의 결혼을 그려본다. 남자들이 차를 태워주겠다는 작업은 자동차의 역사와 함께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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