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도전 박지성
박지성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2월
구판절판


그러나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두 발을 올리고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벌써 10년 넘게 공을 차며 혹사시켜 상처투성인 내발.
'퍼거슨 감독이 내 발을 필요로 한다 이말이지?'
밤이 깊도록 발만 올렸다 내렸다 하던 내게 가슴 깊숙한 곳으로부터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한번 해보는 거야. 어차피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시작했잖아. 맨유!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좋아, 도전해 보자!'-51쪽

하지만 축구는 많이 뛰어야 잘 할 수 있는 경기다. 축구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뛰어야 한다. 싫어도 어쩔 수 없다. 많이 뛰는 선수는 그만큼 인정받을 것이고, 최고가 되고 싶다면 가장 많이 뛰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
-69쪽

잉글랜드에서 축구 경기는 선수와 팬들이 하나 되어 만들어내는 쇼나 마찬가지이다. 선수들이 무대 위에서 화려한 기술과 불타는 투지로 드라마를 펼친다면, 그라운드를 빼곡히 둘러싼 관중들은 응원가와 몸짓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며 거대한 쇼의 배경음악과 무대장치 역할을 한다.-76쪽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 성격이 어디 이유나 물어볼 정도로 숫기가 있던가. 그저 '감독님이(히딩크)이 뛰라면 뛰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워밍업을 하러 나갔다.-197쪽

누구나 넘어질 수 있다. 그러나 넘어진 모든 사람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넘어졌지만 일어서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2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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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 하워드 진의 자전적 역사 에세이
하워드 진 지음, 유강은 옮김 / 이후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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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을 쯤에 솔직하지 못했던 젊은 시절과는 달리 모두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런 용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젊은 시절을 충실함과 솔직함으로 보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원폭피해자들 앞에서 '부끄럽지만...'하면서 자신이 폭격비행기 조종사였음을 고백할 줄 아는 작가의 용기를 소문으로 보고, 듣고해서, 이런 연유로 하워드 진을 만나게 되었다. 현대의 미국인 학자들 중에 촘스키를 열린학자, 쓴소리 할 줄 아는 학자로 알고 있다. 하워드 진의 담담하면서도 드러내지 않는 자신감과 그의 행적들을 읽고 있자니, 그도 내가 알고 있는 열린학자에 포함됨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평생을  반전과, 인권에 반하는 현상에 대해 먼저 입을 열고, 몸으로 실천했던 그의 모습을 읽으면서 표지 위에서 구부정한 자세로 담담한 미소를 띠고 있는 노인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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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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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은 항상 먼저 기대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기대에 대한 보상은 만족보다는 실망과 또다른 기대들이다. 제목에서 오는 의미심장한 느낌과 함께 베로니카라는 사람이 죽음을 결심하지만, 결국은 그 결심을 다시 삶으로 돌리지 않을까, 결국 작가는 삶이 죽기보다 낫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했다. 그렇다면 작가는 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까하는 궁금증과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어떤 주옥같은 글들이 나의 맘을 두들길까하는 기대로 읽어 나갔다. 역시나 작가는 자살을 기도한 베로니카를 아슬아슬한 상태로 살려놓았다. 그리고 그녀를 정신병동의 환자로 분하게함으로써 정상과 비정상의 세계의 구분이 얼마나 주관적이며 모호한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정신병동의 정신이상자들이 진짜 비정상인지, 아님 모순 투성인 세상과 자연스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들이 정신이상자인지. 지극히 짧은 시간으로 한정된 삶을 살고 있는 베로니카를 보면서 비로서 정신병동의 사람들은 미친 세상이 규정한 정상인의 삶으로의 회귀를 결심하며, 베로니카 자신도 예외가 아니다. 과연 정신병동의 정상인들은 미친 세상에서 정상인으로 신에게서 부여받은 시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쉬운지,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쉬운지. 그 답은 각자의 삶의 무게에 달려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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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베리 핀의 모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
마크 트웨인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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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선택에 있어서 우선순위로 작용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작가의 명성, 표지, 제목, 주위 사람의 입소문, 미디어의 추천, 저명인사의 추천 등등.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선택하는데는 작가의 명성과 저명인사의 추천이 작용했다. 서울대 논술 시험에 지문으로 나오는가 하면, XXX의 추천, XX선정도서 이렇듯 말이다. 왠지 읽지 않고서는 교양인이 아닌 것처럼 몰아가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반은 불안감으로 반은 호기심으로 읽어보기로 맘 먹었던 것이다.

 허클베리 핀하면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있을 것이다. 바로 톰 소여! 그 둘은 헉핀이 처음부터 말하지만 모험의 양질을 겨루는 경쟁자이면서도 동지요, 친구이다. 헉핀은 미시시피 강을 따라 내려가면서 겪는 일들을 톰이라면 이러했을거야, 저러했을거야하면서 스스로를 톰에게 비교하고 있다. 끝까지 톰이 등장하지는 않나하는 기대가 점점 포기와 실망의 길로 들어섰을 때 톰은 헉핀의 모험 끝부분에 등장한다. 그 때부터 헉핀의 모험은 톰의 모험에 비해 정상적으로 느껴질만큼 톰의 비상식적이고 어이없는 행동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톰의 모험은 왠지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느낌까지 들 정도여서 헉핀의 모험이 더 자유를 향한 모험으로 다가온다. 헉핀의 거짓말과 속임수도 물론 어린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능숙하고 자연스럽지만 말이다.

헉핀이 살았던 시대를 생각한다면 헉핀은 히피족이면서 휴머니스트가 아닐까 싶다. 검둥이 짐을 자유의 땅으로 흔쾌히 인도해주면서 마지막까지 모험을 감행하기로 결심하기 때문이다. 등장인물 어느 한명도 짐을 동정하거나 이해해주려 하지 않지만 헉핀만이 그의 심정을 이해해주고, 위로해주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짐의 탈출을 도와주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이러한 헉핀의 매력때문에 끝까지 미시시피강을 따라갈 수 있게 만든다. 헉핀의 모험이 미국문학에서 어떤 위치에 있든 그러한 것에 신경쓰지 않고 헉핀의 자유로움을 따라 미시시피강을 따라가다 보면 헉핀의 모험이 과연 좋은 글이라는 것을 마음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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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책들의 도시 1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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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좋은 글을 쓰든 나쁜 글을 쓰든 그 모든 것은 읽는 독자들의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이었다.-34쪽

우리는 별에서 와서 별로 간다. 삶이란 그저 낯선 곳으로의 여행일 뿐이다.-75쪽

"말하는 것을 억누를 때처럼 자기 생각을 억누를 수는 없지요."-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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