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나도 어른이 되어 가고 있어요 1 - 인생에 대한 사랑
야마모토 나오히데 외 지음, 이미숙 옮김 / 웅진주니어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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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제 아침 신문에서, 어느 성교육 강사가 성교육 시간에 학생들로부터 선생님은 ‘자위’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것이 화근이 되어 ‘학부모들의 빗발치는 항의’를 받았다는 글을 접했다.

성교육 강사의 존재의의가 무엇인가. 바로 학생들의 그러한 궁금증에 솔직하게 답해주며 함께 고민하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게 바로 성교육강사가 할일이 아닌가 말이다. 만약 그 선생님이 자신은 하지 않는다고 딱 잡아뗐다면 학생들은 그 선생님의 강의 전체에 별 신뢰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학교 성교육의 부실이 학생들로 하여금 그릇된 성 사이트들을 더 뒤지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뭔가 궁금한 것이 더 있는데 어른들은 가르쳐주지 않는단 말야.’

어른들의 입장도 물론 이해가 간다. 나 또한 아이를 둔 어른이니 성에 대해 쉽고도 효과적으로 얘기해 줘야한다는 강박을 느끼면 머릿속 생각만 무수해지고 막막한 기분이 든다. 지금은 어리니 아이가 가끔씩 질문하면 여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데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는 중학생이 되었을 때도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자신이 없어진다.

이런 부모들의 심정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쉿! 나도 어른이 되어가고 있어요>(웅진 닷컴)는 부끄러운 마음 없이 성교육을 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해주는 좋은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은 성교육 지침서임과 동시에 삶의 궁극 의미에 관한 철학적인 물음도 던져주는 등 쉬운 설명 속에 깊이가 있다.

여러분에게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여러분은 앞으로 아주 긴긴 날들을 살아가게 될 텐데, 그 날들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우리가 산다는 것은 아버지나 어머니, 남자나 여자, 친구나 애인들 사이에서 서로 마음을 주고받으며 지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마음이 통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몸으로도 전달되어 몸도 통하게 되는 것이 우리 인간의 ‘삶과 성’이지요. 여러분! ‘몸’은 내 존재의 기본이에요. ‘내 몸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것이 앞으로의 인생과 연관된 중요한 일이에요. -머리말에서

이 책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뉘어 진다. 처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삶의 한 과정을 15단계로 나누어 눈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두 번째는 초등생들이 궁금해 할 구체적인 ‘내 몸의 변화’에 대해 그림과 함께 역시 쉽고 간결하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마지막은 초등생들이 주로 하는 성에 관한 질문에 솔직하고도 명쾌한 답을 제공한 상담사례로 엮었다.

먼저 삶의 15단계를 보면, 지은이는 인간의 일생을 행복이 저절로 피어나는 듯한 그림과 함께 담담하게 설명하고 있다. 태어나고, 자라고, 배우고, 부풀어 오르고(2차 성징), 고민하고, 사랑하고, 함께 살다 아이를 낳고, 싸우고, 헤어지고, 늙어가는 15단계의 과정을 읽다보면 그 삶의 과정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 나도 모르게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배우다’ 단계를 보면,

여러분이 지금 초등학생이라면, 배우기 위해 살고 있는 어린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일하는 어른이나,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어머니도, 모두 배우면서 자기 일을 해 나가고 있는 거랍니다. 학교, 교실, 학원에서만이 아니라, 텔레비전에서도, 책을 통해서도, 놀면서도, 친구에게서도… 여러분은 많은 것을 여러 사람에게서 배우고 있죠. ‘배우다’라는 말은 ‘본받다’와 통하는 말. 먼저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 도움이 되는 것을 자꾸 자꾸 본받아, 꿋꿋하게 살아갈 힘을 키워 둬요. -16쪽

‘사랑하다’편을 보면,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말은 ‘사랑’. 노래나 소설에도 반드시 나오는 게 사람들의 ‘사랑’.먼 옛날의 철학자 플라톤이나 예수 그리스도의 시대부터 인간이 찾으려고 한 것도 ‘사랑’… 이다음에 여러분이, 이 사람이라면 함께 살고 싶다고 생각되는 사람과 만날 때, 그것을 ‘연애’라고 부르고, 뉴스에서, 배고픔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어린이들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떻게든 도와주어야겠다고 생각하면 ‘인류애’. 그래요, ‘사랑’에는 굉장한 힘이 있죠. -29쪽

자위는 자기 몸을 사랑하는 행위

두 번째 부분은 성교육의 본론으로 구체적으로 ‘내 몸의 변화’를 겪는 초등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남녀의 각기 다른 특징과 변화에 대해 조목조목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그러면서 ‘제 1의 탄생’은 어머니가 나를 낳은 거라면 ‘제 2의 탄생’은 내가 ‘나 자신’을 낳는 거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부모가 자식을 낳아서 정성껏 키웠듯이 제2의 탄생 때는 내가 ‘내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것을 조언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자 여자의 자위에 대한 긍정적인 답은 자위를 나쁜 것으로만 몰아세웠던 부모세대를 반성하게 해준다. 자위는 말 그대로 스스로를 사랑하는 행위이므로 초등생도 스스로를 사랑할 권리가 있는데, 그것을 ‘할까 말까는 남자든 여자든 스스로 결정’할 것을 주문하였다.

그리고 남자아이의 경우,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우 ‘포경수술’이 걱정일진대 이 책은 그 해답 또한 명쾌히 해준다. 즉, ‘진성포경’일 경우만 포경수술을 하고 나머지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다. 그런데 남자의 경우 대부분이 정상이고 진성포경은 비율적으로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렇거늘, 언젠가 유명한 비뇨기과 의사가 TV에 나와서 남자아이의 포경수술은 ‘선택사항’이라고 하였는데 명색이 비뇨기과 의사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갑갑하였다. ‘포경수술은 진성포경일 때만 하고 나머지는 안 해도 됩니다’가 정답인 것을.

아무튼, 이 책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꼭 한번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마지막의 성 상담 사례부분은 다양한 질문들을 포괄하고 있어 그때그때 질문이 나올 때 마다 아주 요긴하게 찾아 써 먹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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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떠나기 법정 스님 전집 2
법정(法頂) 스님 지음 / 샘터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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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헐리웃 연예뉴스를 보니 스타들의 호화저택에 대한

특집을 보여주더군요.

나참, 달랑 두사람이 살집인데 성한채를 통째로 사들여 사는가 하면

빌게이츠의 경우 기부많이 한다고 칭찬이 자자한데

그가 사는 집을 보니 이미지 확 구겨지더군요.

커다란 성을  사거나 동화속 궁전같은 집을 가진 이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도시하나를 산 듯

크더군요.

 

축구스타 배컴은 이나라 저나라 돌아댕기며 고성이나 호화저택을 사모으는게 취미고요.

 

그러한 것을 보면서도 측은하게 느껴진것은 삶은 누구에게나 한시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예전 지리산을 가려고 밤기차를 타고 진주에 가서, 다시 택시를 타고 산기슭 동네로 가던길에

그 택시 기사왈,

 

'저는 낮에 부업으로 이지역 재벌 회장님의 기사노릇을 하는데

그분의 나이 여든여섯입니다. 그분은 많은 것을 가지셨지만

죽음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다는 것을 그분을 통해서 느낄수 있었습니다.

돈이 많으면 모 합니까? 마음껏 걸을수도 없는데....'

 

살아있을 당시 사람들은 차마 버릴수 없어 못버리고 떠나지만 죽으면 결국은

'버리고 떠나게 '되지요.

이왕버릴것 살았을때 필요한데 '버려서' 누이좋고 매부좋고 하면 좋을텐데...

사람들은 그게 잘 안되지요.

 

그런의미에서 법정스님의 정갈한 살림살이와 삶의 방식은

많이 가진 사람보다 더 영혼을 자유롭게 하는것 같습니다.^^

이책또한 문체와 내용모두 맛있습니다.

고독한 강원도 두메산골에서의 오두막 살이가 문득 이 가을의 정취와 참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법정스님의 약간은 '까칠한' 성격을 보는 재미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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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충만 법정 스님 전집 4
법정(法頂) 지음 / 샘터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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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책을 읽게 된것은 이십대 초반이었습니다.^^

텅빈충만이라... 제목 그자체만으로도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진정 욕심을 내어야 할것과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할것등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하게 되더군요.... 법정 스님처럼 무소유의 삶은

살수도 없고 살 생각도 없었지만 적어도 대책없는

욕심과 욕망으로부터는 늘 거리를 두어야지 마음먹어졌습니다.

 

이책은 청소년들이 읽으면 참 좋을것 같습니다.

스님의 정갈한 문장도 내용못잖게 사람의 마음을 정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문득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도대체 어디 꽃혀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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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9-28 0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림의 미덕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참 어려운 일이겠지요.

폭설 2006-09-28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봐야 결국 죽는다'는 이 명제를 늘 생각한다면 현실은 보다 알차겠지요.
알차면서도 추해지지 않고... 추석 잘 보내세요.^^
 
창 (HD 텔레시네) - [할인행사]
임권택 감독, 한정현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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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경이 한창 뽀사시하던 시절 이 영화를 찍는다해서

다들 기대를 하였다는데 막상 흥행에 까지는 미치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영화가 못나서가 아니라,

너무도 진실을 이야기해주어서

성매매여성들의 일생을 다큐멘터리로 보여주는 듯해서

다들 양심의 가책이 들어 극장갈 엄두를 못 내었는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별로 야한것 같지도 않던데

남녀 공히 이 영화는 한번 보고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남자들은 여성을 대하는 태도를 좀 바꾸고 여자들은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보호하는 맴을 공고히 했시믄..

 

주인공은 돈도 벌지 못하면서 몸만 망가지는 그 악순환의 고리속에서

오도가도 못하다,

상품성이 떨어지자 가차없이 용도 폐기되어 다방마담 신세가 되었지요.

불행은 그것으로 끝이 안났고 ... 불쌍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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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9-24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전 보았네요. 기억이 가물가물... 신은경의 연기는 군데군데 기억이 날듯말듯 그리네요.

비로그인 2006-09-24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은경이 사회에 물의를 빚은후 복귀작이었죠.성현아도 마약한후에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 출연했죠. 두명의 공통점은 이미지변신이라는 이름으로 작품을 중요시하는 감독의 영화에 노출연기를 하는것..
임권택감독도 상업적인 목적으로 영화를 만들었는데 호흥은 안좋았죠
호스티스 영화는 한물간 장르였죠. 80년대에 나영희가 주연한 매춘 시리즈가 인기를 끌긴했었죠.

폭설 2006-09-25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저도 오래전에...ㅋㅋ.. 반전은 고사하고 갈수록 더 늪으로 빠져드는 듯한 그 삶이 너무 안쓰러웠어요.

담뽀뽀님....매춘이 가물가물하지만 임권택 감독의 창이 오히려 작품성이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하여간 현실에서도 버림받고 관객들도 외면하고...ㅠㅠ

ALEX 2006-10-16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창'이 흥행에 실패했다고 생각들 하실까요?
'창'은 흥행에 상당히 성공했었습니다. 97년 당시에 서울 40만을 넘겼으니까,
요즘으로 치면 서울 80만 이상, 전국 400만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임권택 감독 영화 중, 서편제와 장군의 아들을 제외하면, 가장 히트한 영화죠.

폭설 2006-10-17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렉스님.... 그런가요? 흥행 실패까지는 아니었군요.^^ 다만 당시 신은경의 인기에 비하면 다소 낮은 성적이기도 하기에 실패 어쩌고 한 말이 돌았고 전 그걸 기억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창은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그 삶들이 처절하고 서럽기도 했고요...
 
모나리자 스마일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마이크 뉴웰 감독, 줄리아 로버츠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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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50년대 미국인데... 생각보다 엄청 보수적인 사회더군요.

잘난집 여학생들이 교과서를 달달 외우는 공부를 해서

잘난 남자 만나서 현모양처 되는것이 최대의 꿈이더군요.

 

불과 50년 전만해도 제일 잘 나가는 여성들의 이상이 그랬다니...

놀라웠습니다.

그에 비하면 오늘날은 참 살만한 세상이지요. 물론 아직도 멀었습니다만.

더 나아가 세상이 확 반대로 뒤 바뀔수는 없는지... 그럴날이 오기도 하겠지요.^^

 

그 보단 서로 조화롭게 사는게 가장 중요하겠지만..

 

(이 분의 이름을 거론하기 싫습니다만,)

전여옥씨 어머니는 교사를 하다가 아이들 교육 어쩌고 하며

관두었는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자신은 유한 부인인지는 몰라도

단지 아줌마일뿐인데 자신의 그 옛날 친구들은 다 교감선생님이 되어있어서

 

딸들아 니들은 절대 나처럼 살지마라 한탄했다는데,

그 바램이 너무 지나쳤는지, 지대 그리 되었는지...언론인 전여옥씨는

자기인생 자기가 사는 것이니 가타부타 할수 없으나...

구케우원까정....은 너무 혔어..

 

아무튼 이 영화는 불과 50년 전만해도 여성들의 꿈이 현모양처였다는

그래서 상처받으면서도 속으로 울며 산 서글픈 현실을 보여줍니다.

그속에서 악전고투하는 미술사 선생 줄리아로버츠도 멋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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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9-19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시대가 바뀌었는데요.제 꿈은 현부양부인데요. 우리나라 재벌들은 지금도 이러고있죠.재벌가 딸이나 며느리들이 결혼해서 안정되면 문화재단 만들거나 미술관관장을 하죠.

폭설 2006-09-19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고급 예술 혹은 문화를 돈만은 사람들만이 향유하는 것이 너무 짜증납니다.
미술관장 많이 하라지요.ㅋㅋ 그렇게 사는 모양을 보면 뭔가 박제된 인생같아 안쓰러워요.ㅋㅋ 부자들의 울타리도 사람을 우물안 개구리로 만드는 것 같아요.
때문에 그들은
오드리 햅번처럼 과감하게 가난한 자와 현장에서 마주할 필요가 있을진대 그것이 진정 자신의 부족한 1%로를 채우는 아름다운, 살아있는 삶일텐데... 불쌍해요.


2006-09-19 2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