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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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귀신도 부린다."

"돈만 있으면 처녀 불알도 산다."

"돈이면 지옥문도 여닫는다."

"돈만 있으면 의붓자식도 효도한다."

"돈 있어 못 난놈 없고, 돈 없어 잘난 놈 없다."

 
위는 조정래 선생의 신작 <허수아비 춤>(조정래 저, 문학의 문학 펴냄)에서 주인공들이 돈에 대한 속담을 주고받는 대화 속에 나오는 말들이다. 이게 다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 본문에서 보면 2천여 년 전에 사마천은 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자기보다 열 배 부자면 그를 헐뜯고, 자기보다 백 배 부자면 그를 두려워하고, 자기보다 천 배 부자면 그에게 고용당하고, 자기보다 만 배 부자면 그의 노예가 된다."

 
예나 지금이나 시공을 초월하여 돈은 요물인가 보다. 시장만능주의가 득세하는 작금의 세상, 비밀이 보장된다면 거액의 뇌물 앞에 초연할 사람 그 몇일까. '일광그룹'의 '문화 개척 센터' 3인방 윤성훈과 박재우, 강기준은 돈으로 구워삶지 못하는 사람이 없다.

 

간판은 문화 개척이라 달고 있지만 실상은 그룹의 비자금을 관리하며 그중 일정 금액을 뇌물로 쓰며 나름 회장일가의 안위와 세습을 돕는 전위 부서이다. 국가의 주요기관 최고 실세 수천 명의 지위고하를 철저히 분석하여 그에 합당(?)한 뇌물을 정기적으로 바쳐 그들을 자신들의 그룹에 이롭게 포섭한다. 뇌물을 주는 방법 또한 철저하여 뒤탈이 없다.

 

"첫째, 우리 일광의 돈은 절대로 뒤탈이 생기지 않는다. 둘째, 만에 하나 로비 증거가 드러나도 그 상대를 절대 불지 않고 100%보호한다."

 

때문에 일광 그룹 문화 개척 센터가 넘지 못할 장벽은 없었다. 그들의 뇌물 전법에 실패란 없다. 예를 들어 국세청 직원을 구워삶을 경우 재직 전과 후 모두 관리 한다. 즉, 재직시에는 재직시 대로 상납하고 퇴직하고 나와 세무서를 차리면 계열사 하나 물어주며 관리한다. 검찰 또한 마찬가지. 변호사 개업하자마자 수임료 좋은 큰 사건을 맡겨 주면 다들 감읍한다.

 

여기서 웃지 못할 사실 하나. '만 원 권으로 1억이면 골프가방 하나 가득'인데 5만 원 권이 나와 주는 바람에 이들의 돈 세는 일이 5분의 1로 줄었다고. 뿐인가. 10만 원 권이 나오면 돈을 세는 시간도 전달 부피도 10분의 1로 줄어든다는 사실. 선조들이 하늘에서 이 사실을 알면 참으로 그 기분 얄궂지 싶다.

 
아무튼, 미국에서 박사 따온 윤성훈의 두 부하들이 서로 암묵적 경쟁을 해가며 그룹회장에게 충성하는 모습을 보면 씁쓸하다. 이들이 진짜 박사 맞나 싶다. 이 책을 단순히 한권의 소설로 읽어 넘길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다. 소설 속 재벌들의 비자금 조성과정과 3대 세습 등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자기들의 대척점에 있는 진보언론에는 광고를 안 줘 피를 말리거나 작은 꼬투리로 시민단체 도덕성 흠집 내기, 노동조합원 매수, 피해소송 남발 등은 익히 보아온 우리네 기업들의 수법들이다. 돈으로 모든 권력을 구워삶아 철옹성 같은 '문화 개척센터'에 비하면 그들과 맞서는 '경제민주화 실천연대'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롭다. 그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투명유리 덮개 하나 씌우는 일은 결국 시민의 몫일 터.

 

경제 민주화, '불매운동'과 '시민 단체육성'이 해법

 

저자는 국가나 국회보다 상위인 작금의 자본권력이 세상을 지배하는 이 상황을 타개하는 유일한 길은 '불매운동'과 '시민단체의 육성'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투표가 피 흘리지 않고 민주주의를 계속 신장시켜 나갈 수 있는 '정치혁명'이듯이, 우리가 단결한 불매운동은 기업들과 우리들이 모두 함께  행복해질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경제 혁명'이다. 우리가 그 어리석은 환상과 몽상과 망상에 사로잡혀 뿔뿔이 흩어져 있으면 기업들은 더욱 신바람 나게 경제 범죄를 저지르고, 우리는 점점 더 비참한 노예가 되어 간다.

 

감기 고뿔도 남 안준다는 말이 있다. 하물며 왜 재벌들이 당신들에게 돈을 주겠는가. 모기도 모이면 천둥소리 내고, 거미줄도 수만 겹이면 호랑이를 묶는다. 조상들의 일깨움이다. 국민, 당신들은 지금 노예다.- 본문 326~327쪽

 

저자에 의하면 우리와 비슷한 인구의 프랑스나 독일같은 나라에는 '5만여 개'의 시민단체들이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국민들의 생활과 직결되어 있는 '모든 권력기관들'을 이중, 삼중으로 감시하고 감독한다고 한다.

 

그에 비해 우리는 어떠한가. 대충 '2만여 개' 있지만 생명력 있게 활동하는 단체는 '2백여 개'를 넘지 못한다고 한다. 원인은? 물론 국민들의 참여 부족과 무관심 때문이라고. 그러나 선진국들의 시민단체 역사가 '100년'이 넘는데 비해 우리는 겨우 '20여 년'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시민단체 활동의 저변확대 또한 우리의 관심여하에 따라 남들이 100년에 이룬 것을 우리는 앞으로 10년, 20년에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선망하는 선진국에 이르기 위해서는 결속력 강한 회원들로 이루어진 5만여 개의 시민단체를 갖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하여 그 수수 많은 눈들로 정치권을 감시하고, 경제권을 감독하고, 법조계와 공직 사회와 언론계를 눈 부릅뜨고 지켜야만 비로소 전 사회는 맑고 깨끗해져 선진국의 문이 열리게 된다. 시민단체들의 활성화만이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열리는 유일한 길이요. 희망이다.- 본문 376쪽

 

결국 재벌에 대한 '자발적 복종'을 끝내는 것은 역시 우리 자신이다.

 

이 소설은, 소설이되 소설을 넘어 현실을 반영한다. 소설처럼 술술 감칠맛 나게 넘어가는 문장이며 풍자가 재미있다. 동시에, 진지하게 현 상황에 대한 올바른 지향점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조정래 선생 아니면 누가 이런 글 쓸 수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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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바위 위에 가만히 앉아 보면 나는 바위와 다를 바 없고,  

나무들 속에 가만히 앉아 보면 내가 한갓 나무와 같고. 

짐승들과 함께 섞여 있어 보면 내가 한갓 짐승과 같고. 

사람들 속에 섞이면 나는 많은 사람들 중에 단 지 한 사람일 뿐입니다. 

나라고 할 만한 무슨 특별한 것이 없지요. 

그래서 삶은 그저 길거리에 피어있는 한 포기의 잡초나 들풀 같습니다. 

남이 밟아도 거기에 구애받지 않고 자라며. 

봐주는 사람이 없어도 꽃을 피웁니다. 

그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씨앗을 뿌리고 살아가지만  

이 지구를 아름답게 가꿉니다. 

이런 한 포기 들풀이나 잡초처럼 나 자신을 생각한다면  

남이 칭찬하든 안 하든. 남이 인정하든 안 하든 

구애 받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법륜스님의 법문중)

 

낮에 '대구 정토회'에 갔다가 <월간 정토> 과월호를 하나 갖고 왔는데 표지 안쪽에  

위와 같은 글귀가 한편의 시와 같은 스타일로 자리하고  있었다.  

좋아서 두번 읽었다.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옮겨 적어 본다. 

요샌 매주 수요일 오전 대구 정토회를 간다. 스님의 가을강좌 즉문즉설이 8회에  

걸쳐서 행해지고 있기 때문에.  

 

스님의 그 숱한 책들속에 인간사 고민, 나올 얘기 다 나왔다 생각했는데   

막상 가서 들어보면 또 새로운 얘기다. 

오늘로, 아니 어제부로 4회를 마치고 앞으로 12월 1일 까지 4회 남았다. 

남은 4회도 기대 된다. 

지난 1,2,3,4회 매번 새로웠다. 매번 새로운 고민을 질문해주는 분들이 고맙다. 

그분들이 그런 질문들을 해주니 듣는 많은 사람들은  

'아하, 저런 문제에는 저러한 것이 정답이구나' 알게 된다. 

 

그러고  보니 법정스님이 적멸하신 지난 3월 부터 계속 불법의 매력에 빠져있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다 하며 갔다가 매번 다음번을 기약하고 만다. 

말하자면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심히 중독성이 있다. ㅋㅋ.. 

그것도 아주 유쾌한 중독 말이다. 내 삶의 보약이 되는 중독 말이다. 

 

무엇보다 빼놓을수 없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즉문즉설 후 공양시간이다. 아침을 먹고 가도 두시간 열심히 듣고 나면 

배가 얼마나 고픈지. 밥알 한톨 남김없이 싹 비운다. 아, 물론 한 숟가락 부족하다. 

쩝쩝..... 이 부족함을 어디서 채운다? ㅎㅎ 

집에와서 절밥이랑 비슷하게 무우생채를 해서 앙! 비벼 먹고나면  

포만감이 기분을 관장하는 뇌에 전해지는지 행복 바이러스가 퍽퍽 나오는 듯하다. 

 

'듯하다'라고 하는 순간 즉문즉설 시 스님이 했던 말씀이 떠올랐으니, 

북한에는 지금 결핵이 창궐하고 있다고....

결핵이 무엇인가. 못먹어서 영양실조로 걸리는게 아닌가. 전염성이 있으니 한사람 걸린 것을 

치료하지 못하면 여러사람에게 옮을수 있고....ㅠㅠ  

그 전염성을 제때에 잡지 못하면 결핵바람이 남쪽으로 아니불어온다 누가 장담할수 있으랴. 

 

꼭 한 바람 불어줘야 그 때야 정신이 번쩍 나서 쌀 좀, 결핵약 좀 넉넉히 보내주려나. 

더 많이 퍼지기 전에 일단 사람부터 살리고 봐야 할텐데....  이렇게 경색지국이니..

..... 

동북아 정세에 대한 쉽고도 정곡을 찌르는 설명 또한 감탄에 감탄......! ^^  

...... 

아무튼, 이 낙엽지는 가을, 좋은 말씀 많이 들을수 있어 행복하다. 

여담이지만 불법(부처님 말씀)을 접하고 나서 수녀님 만나 성호 긋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몇년에 한번의 만남이지만  예전에 1년에 한번쯤 만날 시에 만나는 것 까지는 좋은데 

무얼 먹기 앞서 성호를 긋는 것이 그리 어색할수가 없었다.   

그런데 일전에 만났을 때는 잘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 진심으로.   

그런가 하면 노래연습 한다면서 가끔 찬송가를 부르기도 한다. 어릴적 교회다닌 흔적이 

찬송가로 남아있다.^^  

 

모든 종교는 형식만 다를뿐이지 진리는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가다 받게 되는  

'천리교' 행동강령(?)을 보면 좋은 말은 그 속에 다 있더라.  

요는 언제나 실천의 문제.  

 

우좌간, 모두들 좋은 가을날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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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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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친정 조카의 결혼식이 있었다. 결혼식이 인근 타 도시에서 있었기에 기차타고 가서 참석을 하였다. 그런데 요즘은 결혼식장 이름에다 '00컨벤션 웨딩'이란 말을 붙이는 게 유행인가 보다. 내가 사는 동네에도 예식장을 하나 짓고 있는데 이름이 '00컨벤션 웨딩'이었다. 유행 따라 사는 것도 예식장 마음이니 내가 왈가불가 할 필요는 없으렷다~.

아무튼 조금 일찍 간 김에 남의 결혼식도 기웃기웃한 후 조카의 결혼식을 참관했다. 이제 결혼이라는 삶의 두 번째 관문에 들어선 두 젊음은 의욕이 충만해 그 기가 객석에 까지 전해졌다. 부디 순간순간 현명한 판단을 하여 좋은 관계들을 엮어가길 빌어본다.  

내가 온전한 상태에서 상대와 관계를 맺을 때 상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내가 온전하기 때문에 상대에게 기대하는 것은 없습니다. 기대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상대를 더 잘 이해하고 상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베풀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하면 길 가는 사람 아무하고 결혼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상대에게 덕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고르면, 백 명 중에 고르고 골라도 막상 고르고 나면 제일 엉뚱한 사람을 골라 결국엔 후회하게 됩니다. 그러니 결혼생활을 잘하려면 상대에게 덕 보려고 하지 말고, '손해 보는 것이 이익이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고 새겨야 합니다.-10쪽 

인터넷에 떠돌던 법륜스님의 주례사가 '확장증보' 되어 <스님의 주례사>(한겨레 출판)란 한권의 책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 책에는 아쉽게도 십 수 년 전, '실제상황'이었던  그 원조 주례사의 원문은 빠져 있다. 부록으로라도 실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살짝 일긴 했으나 이 책의 내용 전체가 주례사에 다름 아니니 아쉬움도 잠깐이었다. 

대신 이 책속에는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하는 남녀를 앞에 두고 행한 또 한편의 명문주례사가 원문으로 실려였다. 흔히,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하면 결과적으로 잘 살기보다 못 살기가 쉬운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본인들도 잘살고 부모의 마음도 풀어지게 하는지 쉽고도 자상하게 설명해 준다.   

하여간 요 몇 년간 청춘남녀를 위하여 상대의 심리를 파 보여주는 연애 지침서 들이 많이 나오곤 했는데 이 책은 그 중 가장 독보적이라 할 수 있겠다. 스님은, 늘 진리를 갈구하는 구도자적 당신의 삶이 준 혜안과 무엇보다, 오랜 '즉문즉설'의 임상경험(?)을 통해 행복한 결혼에 이르는 비법을 통달하신 듯~.

그 통달의 결과물인 이 책은 결혼이라는 관계 맺기를 선택함에 있어서 흔히 우리가 잘못 생각하는 오류들을 시원스레 콕 집어준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좋은 조건의 남자는 우선이야 횡재다 싶겠지만 역시 나중에는 '괴로움의 원인'이 된다고. 왜? '인물도 괜찮고, 돈도 있고 교양도 있는 남자는' 세상 모든 여자들이 좋아하게 되기에 필연적으로 아내 입장에서는 항시 노심초사 할 수밖에 없다고. 때문에 지금 '좋은' 것이 미래에는 '고통'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나중에 설혹 그런 상황이 닥치더라도 현명해 질수 있다고. 아무렴. 
  

특히나 스님은 자녀 아닌 '부부를 중심'에 두는 결혼생활을 강조하였다.   

애를 낳아서 잘못 키워 놓으면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아이가 세 살 때 까지만 애를 우선으로 하고 그 이후에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남편은 아내, 아내는 남편을 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대학에 떨어져도 신경 쓰지 마세요... 아내는 남편을 중심에 놓고 세상을 살면 아이들은 전학을 열 번 다녀도 아무런 문제없이 잘 자랍니다. 그런데 애를 중심에 놓고 오냐오냐 하면서 자꾸 부부가 헤어지고 갈라지면 아무리 잘해줘도 아이를 망칩니다.....부모에게 불효하고 자식에게만 정성을 쏟으면 반드시 자식이 어긋나고 불효합니다.-36쪽

언뜻 보면 쉬운 것 같지만 우리네 일상을 보면 거의가 자녀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 과도한 기대에 자녀가 파김치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녀에게 쏟은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때는 대개 자신 아닌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하니 갈등은 필연이 된다. 그러나 문제는 언제나 내게 있는 법. 

우좌간, 행복한 결혼의 비법, 이 한권에 다 들어있다. 결혼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갖가지 사안의 '원인'과 '결과'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미래에 이러저러한 과보를 받지 않으려면 현재 어떤 인연을 지어야 하는지 분명하게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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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하는 사이에 시간은 또 이렇게 흘러 10월 달력이 간당간당하다.
한달의 마감은 가스 검침 기록으로 마무리 하게 되는데
그게 너무 자주 다가오는 느낌이다. ^^

콩국수가루는 욕심에 한꺼번에 여러봉지 사 놓았다가 결국은 다 못먹고
냉동실에 아직 남아있다. 한번 서늘해진 날씨는 더이상 따듯해지기는 할지언정
더위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게다가 요즘은 따뜻도 먼 과거라는 듯 춥다.

시월엔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일요일엔 조카의 결혼식엘 다녀왔다. 김제동 만큼이나 조카가 많다보니
결혼하는 조카도 애 낳는 조카도 쉼이 없다. ㅋㅋ

그리고 지,지,지난 쌍십일엔 상경. 봉은사와 길상사를 친구와 수녀님과 함께 동행했다.
두절다 좋았는데 생각보다 좁았다. 카메라는 역쉬 과장이 심해부러~~

....무의미하고 게으른 나날이라 큰맘먹고 중국어 회화 책을 샀는데
이 마음이 왜 이제야 들었는지 모르겠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중국어도 쉬운것을.
뭐, 그렇다고 열심히 한다는 것은 아니고 중국어가 무지 어려운게 아니라는 것만
알았다고...

매일아침 해야지 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만 한시간씩 들어볼까도 꽤를 내어 본다.

무엇보다 익히 듣긴 했어도 막상 확인하니 놀랍다. 부럽다.
중국사람들이 영어로 된 단어들을 다 자기네 말로 바꿔 쓰는 것이.

우린 있던 우리말도 버리고 영어로 대체함에 반해...ㅉ ㅉ.....

아무튼, 가을이 가고 있다. 찬바람이 실실 부니 당장 뼈가 시리고, 어디 바람 막아주는 바지 없나
시장통 옷집들을 기웃거리게  된다.

감기는 한차례 접수해서 가볍게 보내서 안심이나 더 쎈놈이 오지 말라는 법은 없어...ㅎㅎ

머, 하여간 남은 이해의 두달.
중국어 기초회화 책 서너번 왕복해 보는 것이 꿈이라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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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삼성 - 이건희, 그리고 죽은 정의의 사회와 작별하기
김상봉 외 지음 / 꾸리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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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김용철 변호사가 '양심선언'을 한 게 2007년이었던가. 불과 엊그제 같은데 그간 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양심선언과 관련해 천주교 사제들과 그의 얼굴이 뉴스 화면을 연일 장식할 때 그 뉴스를 본 동네 미용실 원장님은 말했다.

"삼성과 싸워선 이길 수 없다 카이. 아무리 해봐라 되는 강? 두고 봐라, 결국은 용두사미 된다. 덤빌 델 덤벼야지. 재벌들 그러는 것 한두 번 봤나."

지나고 보니 씁쓸하게도 미용실 원장님의 말이 맞았지만, 당시 나는 '설마?' 했다.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대인가. 80년대 그 어둡던 시절에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묻힐 뻔했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 대해 밝혀내지 않았던가. 그런 사제단의 저력이라면 이번에도 못 이길 것은 없단 생각이 들었다.

결과는, 모두 아는 대로 숨겨져 있던 이건희의 비자금을 이건희 주머니에 확실히 꽂아주는 걸로 결론이 났다. 또 이건희는 가벼운 형을 받았다가 속사포 사면을 받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했다. 씁쓸하다. 왜 진정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은 힘이 없거나 배신자가 되고 정의의 정반대 쪽 사람들은 승승장구하는지.

가톨릭 미사 도중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이오'라며 가슴을 치는 과정이 있다. 뭐 만날 내 탓이란 말인가. 한때 난 '내 탓'이 뭔지도 모르고 가슴을 치면서 그 과정이 너무 형식적이란 생각을 했었는데, 이젠 그 의미를 알겠다. 따지고 보면 이건희와 그에게 포섭된 검찰, 정계, 언론계의 모든 사람들이 승승장구하는 것은 다 '내 탓'이고 '우리 탓'이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흔히 상대에게 죄를 떠넘기지만 문제는 다 '네 탓'이라고만 해서는 풀리지 않는다. 인정하기 싫어도 진정으로 '내 탓'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변화'할 때 상대도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삼성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삼성이 저토록 오만방자하게 국가 위에 군림하는 것은 그들 탓도 있지만 우리의 무지와 욕망 탓도 크다고 생각한다. 삼성이라는 괴물을 키운 게 우리라면 삼성이라는 괴물을 괴물이 아닌 선량으로 만드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다. 

 
삼성 불매운동 해도 삼성 안 망한다 

그런 의미에서 <굿바이 삼성>(꾸리에)은 삼성 불매의 의지를 다지는데 좋은 교과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다 아는 대로 지난 봄 출간된 김용철 변호사의 책 <삼성을 생각한다>의 광고를 몇몇 언론이 안 받아 준 데서 비롯됐다. 세상에, 돈 줄 테니 책 광고 좀 해 달라는 데 안 해줬단다. 

이후 <경향신문>이 고정 칼럼니스트인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의 '삼성비판' 칼럼을 미게재하면서, 여러가지 후폭풍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진보언론들도 독자들에게 질타를 받은 것이 사실. 덕분에 우리는 삼성이 가장 '긴장'해야 할 존재들 앞에서도 손 안 대고 코 푸는 힘을 가진 것을 알게 되었다. 

또 '경향신문을 원망하지 않겠습니다'라는 김상봉 교수의 글을 통해, 소위 진보언론이라 불리는 이들이 '불량 재벌' 앞에서 작아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 또한 내 탓임을 알게 되었다. 그들이 부수 면에서 만년 4, 5등이 아니라면 그렇게 작아질 만한 이유 또한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그 등수경쟁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든 것도 우리 탓이니, 뭐, 어쨌든 잘 됐다. 이참에 삼성불매에 시동을 걸자.

"민주화 이후 시장권력은 정치권력의 강압과 속박에서 벗어났음은 물론, 이제 정치권력을 뒤에서 주무르고 있다. 시장 권력에게 민주화는 자본축적과 증식의 고삐 풀린 자유화를 의미할 뿐이었다. 현재 시장권력은 정치 시민사회의 전면에 나서서 움직이지는 않지만, 그 배후에서 '수렴청정'을 하고 있다. 정치권력은 비판받고 교체되기도 하지만, 그 뒤에 턱하니 자리 잡고 있는 시장권력은 자신에 대한 비판도 교체도 용납하지 않는 성스러운 '맘몬'(Mammon)이 되었다. 이 재물신(財物神) 앞에서는 노무현도 이명박도 5년짜리 계약직 교용사장일 뿐이다." - 본문 86쪽

참으로 소름 끼치는 조국 교수의 지적이다. 정치 민주화만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줄 알았는데 그 너머에 경제 민주화란 과제가 버티고 있다니 저 돈 있는 자본 권력을 무슨 수로 당한다? 그러나 자본 권력, 시장 권력보다 더 강한 자는 소비자 아니던가. 소비자는 왕. 물건 팔아먹으려고 자본가들이 지어낸 아부이지만 말인즉슨 맞는 말이다. 소비자는 왕임을 자각하자. 김상봉 교수가 깃발을 들고 앞장을 섰다. 

"국가도 노동조합도 삼성의 불법을 바로 잡을 수 없으니 이제 남은 것은 소비자들의 직접 행동뿐이다. 삼성의 권력이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자기 제품을 쓰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것이 모든 자본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리하여 아무도 삼성 물건을 쓰지 않는다면 그날로 삼성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삼성이 어떤 기업인지 그 실상을 깨닫고 삼성에 대한 맹목적인 애착과 삼성의 권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 본문 24~25쪽 

우리의 행동에 따라 삼성이 달라진다

이 책에 의하면 스웬덴의 '발렌베리' 그룹은 6대째 약 150년 동안 세습 경영을 하지만 사주 일가는 중요 사안에만 관여하고 경영은 전문 경영인이 한다. 또 '탈세나 분식회계' '불법 상속'이 있을 수 없으며 '이익의 85%를 법인세로 납부하고 공익재단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한다'고 한다. 노동조합을 경영의 파트너로 인정함은 당연지사. 때문에 이들은 국민들에게서 존경을 받는다고 한다.

반면, 삼성처럼 무노조를 고집하는 월마트는 미국 내 여러 단체로부터 거센 불매운동의 화살을 맞고 있고, '8500가지'의 제품을 판매하는 영국의 네슬레 또한 '노조 탄압, 아동노동 착취, 환경파괴, 유전자 조작' 등으로 소비자들로부터 불매를 당한다고 한다. 

불매냐 존경이냐. 아니 존경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공정'만 해라. 선택은 삼성의 몫이다. 물론 그 선택의 올바름에 영향을 주는 것은 우리 소비자다. 삼성불매는 엄밀히 말하면 '삼성이 진정 존경받는 건전한 기업으로 거듭나라는 것이지 결코 망하라고 고사 지내자는 것'이 아니다.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언론인, 정치인 등 멀쩡한 사람들을 돈으로 포섭해 죄다 비굴한 사람 만들지 말고 '합법적으로 기업 활동을 하도록 유도하자'는 것이다. 

과거 정치 민주화 투쟁 때는 숱한 고문과 억울한 죽음, 감옥행 등의 시련으로 험난한 산을 넘어야 했지만, 경제 민주화(삼성불매)를 위해 우리가 취할 행동은 실로 너무 간단하다. 당장 한 손엔 삼성카드 다른 한 손엔 가위 들고 자르기만 하면 된다. 삼성카드 안 쓴다고 카드결제 못 하는 것 아니지 않은가. 

아무튼, 이 책은 <삼성을 생각한다>와 쌍으로 읽어야 할 책이다. <삼성을 생각한다>가 김용철 변호사 혼자의 고백이라면, 이 책은 김용철의 고백을 읽고 난 후 여러 사람이 쓰는 삼성에 대한 고백록이다. 다들 한 문장 하는 분들이라 문체도 주장도 걸림이 없다.

그중 압권은 다음이다. 

"<한나라당>이 삼성의 본처라면 <민주당>은 삼성의 첩이다. 우리의 진정한 민주주의는 오직 '노동의 아들, 딸로 구성된 정치세력'이 출현했을 때만이 품을 수 있는 미래요 꿈이다." (황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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