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 사라진 적십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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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2-24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8년에 국민이 낸 적십자회비 479억 원의 1퍼센트도 안 되는 규모였다. 적십자병원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라는 점에서 적자가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대한적십자사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적십자사는 병원에 대한 지원을 거의 하지 않았다라는데 그럼 나머지는 어디로 갔는지 정말 궁금하네요.근데 기사에는 이 부분이 쏙 빠진것 같은데 함께 알려 주었으면 좋았을뻔 했읍니다.

나무처럼 2010-02-24 22:22   좋아요 0 | URL
그런 대목도 있군요. 누가 이 내용에 관심을 좀 가져보라고 해서 우선 스크랩을 해놓은 것인데... 찬찬히 읽어봐야겠네요. 좋은 답은 좋은 질문에서 나온다고, 감사합니다.
 

적지 않은 블로거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는 책을 '주력상품'으로 팔고 있는 것에 대해 딴지를 걸었던 제 글을 읽고 어떤 분이 "그렇다면 과연 이 책을 팔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제 딴지에 대한 비아냥이 아니라 진지한 문제제기였기에 저는 어설프나마 약간의 반성, 혹은 각성을 하게 되었네요. 도덕군자인 척 하는 것, 바른 소리를 하는 것, 정치적 올바름을 견지는 양 하는 것은 사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죠.  

설 연휴, 처가집에 가서 장인어른과 술을 마셨드랬습니다. 장인어른은 MB의 팬로 작심을 하신 듯 세종시와 관련되어서 수도분할은 말도 안 되고 박근혜는 정신차려야 한다는 말을 되풀이 하셨습니다. MB가 잘 하고 있으니 북한도 정상회담을 구걸하고 있다는 장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요즘 조선일보에 그런 글이 실리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뭐라고 했을까요? 그냥 맞장구를 치거나, 그래도 그건 좀 심하다는 둥 설레발을 칠 따름이었죠. 명절에 장인과 사위가 끝장토론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런데 그런 장인어른이 그렇다면 꼴보수에 꽉 막힌 분이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건설회사에 다니다가 은퇴한 뒤 시골로 내려가신 장인은 본인의 중동에서의 경험에 비춰 이주노동자의 어려움을 공감하시기도 하고, 터무니 없는 나이차이의 국제결혼으로 딸 같은 이주여성을 데리고 사는 농촌 총각들을 보면 스스로 낯이 뜨거워진다고 부끄러워 하시는 분입니다.  

처형이 열 몇 살이나 많은, 학벌도 없고, 직업도 별볼일 없는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그 사람 됨됨이를 보고 유일하고 집안에서 찬성을 하신 분이기도 하고, 술을 마실 때는 자기 주량만큼 마셔야 한다며 저와 술자리를 할 때도 제가 드리는 잔을 받기 보다는 "너는 네가 따라 마셔라, 나는 내가 따라 마신다"는 분입니다.  

말은 제가 더 진보적으로 할 수 있고 생각은 제가 정치적인 올바름을 좇을 수 있겠지만 생활에서 과연 제가 장인어른만큼 살 수 있을까 자신이 없고 그래서 존경스러운 분이기도 합니다.   

처가에서 올라와 컴퓨터를 키고 인터넷에 접속하니 눈에 띄는 글이 김상봉 교수가 <삼성을 생각한다>라는 책에 대한 글을 경향신문 칼럼에 썼다고 빠꾸당했다, 그렇지만 경향신문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는 글입니다.  

김상봉 교수 글 보기  

경향신문을 구독하는 저는 그 글을 보며, 예전에 선배와 나누었던 대화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한미FTA 관련한 100분 토론을 하면 그 토론을 안 봐도 될 사람, 한미FTA의 문제점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보는데 정작 그 토론을 봐야 할 사람은 다들 다른 채널을 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마찬가지로 경향신문을 보는 사람이라면, 어쩌면 김상봉 교수의 칼럼 쯤은 익히 아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조중동에 그런 글이 실리게 하는 게 중요하지, 경향에서야... 

그러면서도 과연 언론이란 게 뭔가 싶은 생각도 아니 할 수는 없었습니다. 뉴스를 파는 잡화점이 아니라면 언론의 공적기능이 한 광고주 앞에서 이렇게 무너져서야 되는 것일까 하는...마침 하루 뒤에 경향신문 막내기자들의 입장표명이 나왔습니다.  

경향신문 막내기수 성명 보기   

막내기자, 막내기수란 표현에서 진보적 매체라는 경향신문 또한 얼마나 위계적인 조직인지가 드러나서 씁쓸하기도 하지만 분명 경향에, 진보언론에 아직까지 희망의 싹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그래서 경향의 구독 중단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이 막내기수라고 스스로를 지칭한 일군의 기자들 때문인 것인지, 아니면 경향에서야 뭐.. 하는 자조적인 생각 때문인지 저 스스로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아니 이제야 든 생각은

알라딘에서도 조유식 대표의 말, 입장이 아니라 알라딘에서 밥벌이를 하고 있는, 알라딘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혹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대표의 생각과 말보다 그 구성원의 생각과 발언이 더 중요할 수 있고 그것이야말로 희망의 근거가 되거나 최소한 포기하거나 체념해버리지 않을 마지막 보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것을 알라딘 불매를 계속 할 것인지, 중단할 것인지의 조건으로 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그분들의 목소리,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는지 무척 궁금할 따름이란 겁니다. (저는 아직까지 알라딘에서 책을 구입하지 않고 있지만 이게 돈이 없어서 구입을 못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불매에 동참해서 구입을 안 하고 있는 것인지 그 경계가 점점 희미해져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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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다 더 재밌는
    from 가슴 뛰는 현장을 꿈꾸다 2010-02-21 16:18 
    내 인생에서 내 생각을 뒤엎어버린 책이 몇 권 있다. 첫째로 초등학교 시절, 친구 집에서 봤던 포르노 책이다.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그 책에는 옷을 홀딱 벗은 여체의 사진이 있었다. 그날 친구가 동영상 교육까지 병행했던 터라 내 의식은 그날 재탄생했으리라. 두 번째는 리처드 도킨스의 와 . 종교를 믿지 않는 내게, 참 많은 친구들이 나를 전도하려 따라다녔다. 심지어는 친구의 누나까지 나선 경우도 있었다(그 누나가 정말 예뻤
 
 
paviana 2010-02-20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0-02-20 09:48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막내기수들의 글이 지워져버렸나 봅니다. 안 열리네요.
바람구두님 같은 분들이 떠나시고 알라딘 서재글들이 네이버스러워져서(비난은 아니고 특색이 없어졌다는 말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자주 안 들어왔는데, 오래간만에 로그인하게 해주시네요.^^

나무처럼 2010-02-20 10:18   좋아요 0 | URL
링크 수정했습니다. 제가 뭔가 잘못한 거 같아요. 그래요. 다양성이 정말 중요한데 말이죠...

2010-02-21 0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25 0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기에 블로그를 만든지 딱 1년 됐네요. 서재살이 1년을 나름 정리해볼까 했는데, 고작 열두 달인데, 게을러서인지 잡념 때문인지 쉽지 않습니다.  

요 며칠 제가 쓴 글 두 개가 이곳 메인화면, 대문에 걸렸습니다.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나왔고 그게 일간지 광고가 어렵다는 기사를 보고 별 생각 없이 쓴 글이 덜컥.. 그리고 그 책과 저자를 비판하는 글에 울컥 해서 쓴 글이 또 덜컥... 

덕택에 제 블로그 방문자가 꽤나 늘었습니다. '달리는 포장마차'라고 이름붙여 술자리 2차나 3차쯤 가서 하게 되는, 흰 소리, 객소리 늘어놓는 공간이라 생각했던 여기가 북적북적하니 저야 좋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참 불편하고 찜찜하고 그렇네요.  

알라딘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을 생각한다>가 꽤나 잘 팔리나 봅니다. 거기에 과연 제가 일조를 했을까 싶습니다. 그럴리야, 하면서도 참 거시기 합니다.  

지난해 여기서의 불매운동으로 서재를 접은 분들도 있고, 불매운동을 접은 분들도 있고, 상처를 받은 분들도 있고, 상처를 안고 불매를 계속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과연 알라딘과 삼성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알라딘이 삼성을 비판하는 책을 아무일 없었다는 듯 이렇게 팔아도 되는 걸까요? 출판사는 책을 만들고 서점은 책을 파는 곳이라지만... 이렇게 아무일 없었다는 듯 알라딘에서 삼성을 비판하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관련 리뷰가 대문에 걸리고...  저는 이게 참 기묘하게 보입니다.    

....

최소한, 삼성이 아니라 알라딘의 생각, 알라딘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삼성을 생각한다>를 알라딘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삼성과는 다른 알리딘의 실천을 보고 싶고 싶습니다. 삼성의 길이 아닌 알라딘의 길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이런 무엇보다... 적어도 삼성보다는 알라딘이 부끄러움을 아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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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2010-02-07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럼 누가 이 책을 팔 수 있을까요? 정말 궁금해서 여쭙습니다.

나무처럼 2010-02-07 08:05   좋아요 0 | URL
음... 그러게요. 교보, 영풍, 리뷰로, 반디앤, 예스24, 인터파크... 역시나 술김에 쓴 이 글이 너무 공자님 말씀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저 알리딘에서 팔지 말라는 건 아니고 좀 남부끄러워 하며 팔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였는데 제가 좀 부끄러워지네요..흠... 댓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2010-02-07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7 2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24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월 4일자 경향신문을 읽다 본 두 개의 기사... 아니 (강금실의 어투로) 이건 코미디다, 코미디.

#1.
세종시 수정안 홍보에 행동대장 격이 된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세종시가 원안대로 되며 사회주의 도시가 될 것"이란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지만 진짜 코미디는 이게 아니다.  
그는 2005년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으로 행정부처 이전에 찬성했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답변이 걸작이다.  
"부처 이전이 이뤄질 때면 공무원을 안할 것이니 상관없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했다." 
허허. 이런 작자가 대한민국 국무총리실 실장이란다. 그래서 국무총리가 요새 그리 기행을 일삼는 것일까. 어쩌면 곧 장관이 될지도 모르겠다. 장관이 되든지 안 되든지 세종 교육기업과학도시(맞나?)가 세워질 때까지 확실히 공무원을 할 거 같은가보다.  

#2.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취임 때 인권단체들은 반대하며 '부적격'이 아니라 '무자격'이라는 이유를 댔다. 법학을 오래 공부했다지만 인권에 대해 문외한이라고 스스로 밝혔기 때문이다.  
오는 7일 새로운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이 선임되는데 그는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검증위원을 맡은 이라고 한다. 당연히 낙하산 논란이 일자 이 사람 왈, "나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다"라고 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인권에 대해서는 가서 공부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히셨다. 어쩌다가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전문 속성학원으로 바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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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2-05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병철씨까지야 뭐 이해한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부처 이전이 이뤄질 때면 공무원을 안할 것이니 상관없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했다." 는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의 말은 참으로 우숩군요.뭐 이런 인간이 공무원이나 나라꼴이 제대로 되겠읍니까??

나무처럼 2010-02-05 01:1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런데 그런 사람이 차기 장관 유력자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으니 참 정신나간 나라지요. 대한민국이란 게...
 


댓글을 달다 길어져서 먼댓글이란 걸 써봅니다. 
 

   

 

 

 

 

 

 

 

내부고발자, 또는 양심선언을 한 사람에게 한국사회는 지독히 가혹합니다. 인맥과 학연으로 얽힌 좁디 좁은 한국사회에서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한 공동체의 건강성을 심각하게 위협할 정도라는 게 제 개인적 판단입니다. 미국변호사법에는 고객의 비밀보호 의무가 있다고요. 그래서 삼성의 핵심부에 있었던, 삼성으로부터 거액의 연봉을 꼬박꼬박 챙겼던 김용철 변호사의 내부고발을 문제 삼습니다.

물론 변호사에게 고객과의 비밀유지와 보호는 기본이겠지요. 하지만 한국의 변호사법 제1조 1항은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의사에게 의사로서의 윤리가 있듯이 변호사에게도 법조인으로서의 윤리가 있는 것이고 법조인이기 이전에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한 시민으로서의 의무가 있는 것 아닐까요?

또한 변호사는 마피아라도, 아동성폭행범, 존속살해범이라 할지라도 변호를 해야 하고 심지어 악마라 할지라도 악마의 변호인인 이상 그와의 비밀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피의자가 된 마피아를 변호하고 그와의 비밀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마피아의 범죄를 목격하고, 공모하고, 수행했다면 그 변호사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그때도 고객과의 비밀(의리?)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철칙이라며 은폐하고 침묵한다면 도대체 변호사와 조폭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삼성을 비판하면 꼭 따라붙는 게 '세계 굴지의 기업', '한국의 자존심'입니다. 그런데 김용철 변호사가 겨냥한 삼성은 작은 지분으로 삼성을 쥐락펴락 하는 이건희 일가와 왜곡된 지배구조인데 삼성에 대한 비판에 불편해 하는 분들은 삼성에서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 기술자, 삼성 브랜드와 일치시킵니다. 짧은 생각으로 스티브 잡스가 횡령이나 파렴치범으로 재판을 받거나 실형을 산다고 해도, 그래서 스티브 잡스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비판이 쇄도한다고 해도 아이폰은 여전히 잘 팔릴 거 같은데요. 토요타의 리콜사태가 토요타 기업 수뇌부의 비리 때문에 일어난 게 아니듯 말입니다. 그래서 잘 나가는 기업, 삼성에 대한 걱정은 그만 해도 좋지 않을까요?

그런데 왜 삼성을 그렇게 아끼는 분들은 삼성에서 묵묵히 일하는, 그래서 세계 최고의 브랜드를 만들어놓은 삼성의 노동자, 연구자, 기술자가 헌법에 보장된 권리로 노조를 만들겠다고 하다 쫓겨나고 탄압을 받고, 가정이 파탄나고, 목숨까지 잃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무심하고 인색한 걸까요? 이병철-이건희-이재용, 이 세 사람이 삼성을 다 만든 게 아니지 않습니까? 

또 그만한 기업치고 이만한 비리 없는 데가 어딨냐고도 합니다. 우리 모두 죄인이란 말인가요? 도의적 책임과 범죄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한나 아렌트의 말이 떠오르네요. 나치의 대량학살, 홀로코스트에 대해 전 인류가 져야 할 책임이 있지만 그것과 별도로 나치에게 물어야 할 사법적 책임이 있다, 그렇지 않고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이래버리면 결국 나치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밖에 안 된다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삼성의 비리, 한국경제에서의 전경유착과 같은 고질적 병폐를 어떻게 삼성에게, 이건희 일가에게만 물을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아니 그러하기에 한국경제의 손실이 혹시라도 생긴다면 그것을 감수하면서까지도 삼성에서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새살이 돋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닐까요?

또한 이 책을 읽으며 간음하다 걸린 여인네를 돌로 쳐죽이려는 군중들을 향해 "너희 중에 죄 없는 자 있으면 돌로 저 여인을 치라" 했다던 예수의 말이 떠올랐다며 삼성을 무책임하게 비난하는 군중심리를 걱정하시기도 합니다. 저는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아 뭐라 못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책 밖의 세상, 한국에서는 김용철 변호사가 영락없이 간음하다 걸린 팔레스타인 여인 꼴입니다. 변호사 업무도 못하고 책 한 권 내려고 전전하다 겨우 냈는데 광고도 맘껏 못하니, 그야 말로 신세를 망친 셈이니까요. 한편 누구는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열어 건국 이후 단 한 번 있었다는 단독사면까지 시켜줬는데 말이죠.

어쩌면 예수는 죄를 묻고 심판하는 것은 본래 인간의 일이 아님을 각성시키려 했던 게 아닐까요?간음하지 말라는 율법(실정법)을 어긴 잘못보다 율법을 자의적이고 형식적으로 해석하여 집행하는 법률가를 꾸짖었던 게 아닐까요? 예수는 다른 곳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그대, 법률가들(경전해석자들과 바리세인들)에게 화 있을지언저. 그대들은 사람들이 들어가고자 하는 하늘의 왕국을 잠가버렸도다. 그대 스스로도 들어가지 못했고, 깨달음에 다가서는 자들이 입장하는 것도 허락하지 아니 했도다.”(마태복음 23:13)

아마도 좀 있으면 이른바 법률 전문가들 중에 날고 긴다고 하는 삼성의 소송 대리인단이 명예훼손이니 어쩌니 하며 벌떼처럼 일어나겠지요. 진실의 문에는 아예 들어갈 생각도 없는 이들이 문을 잠가버리듯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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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mssim 2010-02-07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을 읽고 저는 이런 말이 떠올랐습니다.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진실은 힘이 세다'

나무처럼 2010-02-07 22:24   좋아요 0 | URL
힘은 지혜를 만들지 못하지만 지혜는 힘을 만들 수 있다는 말도 생각나네요. 진실의 힘을 믿는 게 쉽지 않는 요즘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