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기자 정의 사제 - 함세웅 주진우의 '속 시원한 현대사'
함세웅.주진우 지음 / 시사IN북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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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다. 악마 기자 주진우와 정의 사제 함세웅 신부님의 합이 잘 맞는다. 토크 콘서트에 가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부제처럼 '속 시원한 현대사'는 아니다. 암울하고 먹먹하다. 지금도 그렇다. 이에 대해 함세웅 신부님은 오늘을 살지 말고 미래를 살라 하신다. 2030년에 살며 오늘을 돌아보라 하신다. '그 여인네'에 대한 2030년의 일기를 적어보라 하신다.


  내 좁은 소견으로 보면, 다방면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말기에 이르렀다는 느낌이 든다. 세상을 정의하는 체계의 말기에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혼란이라는 말은 정상 상태가 아니라는 말이다. 거대한 비정상 상태라는 말은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말이다.

  

  하나의 패러다임이 한계에 달했다는 말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이루어질 시점이라는 말이 되겠지만, 좁은 소견 탓인지 나에게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보이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한계라는 말은 들리지만 새로운 대안에 대한 말은 들리지 않는다. 기본 소득도 체제로서의 대안은 아니다. 그나마도 우리나라에서는 논의조차 어렵지만.


  이런 시기, 한 체제의 끝에서는, 어이없게도 과거 체제로 회귀할 수도 있다. 찬란한 문명 끝에 암흑기가 도래한 유럽처럼... 그래서 한때는 이명박그네 정권이 이러한 회귀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자기 위안을 해봤던 때도 있다.


  지금은 그나마도 말이 안 된다. 한쪽은 한쪽의 말만 듣고 그쪽의 말만 들린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자신의 쪽이 아니면 무조건 비논리로 취급한다.


  난리는, 제발 내 수명이 다한 뒤에 벌어져 달라고 빌고 있지만, 그 난리란 놈이 내 소망을 들어줄 이유도 없거니와, 사실, 이미 그놈이 도래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적어도 난리를 맞을 마음의 준비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그런 의미에서 2030년을 살라는,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자문하라는 함세웅 신부님 말씀, 쪽팔리게 살지 말자는 주진우 악마 기자의 말씀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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