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궤도 세트 - 전2권 신의 궤도
배명훈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살아있는 캐릭터, 다소 어지럽지만 뚝심 있는 전개, '배명훈' 특유의 위트, 때론 격하게, 때론 차분하게, 너무 길지도 급하지도 않은 적절한 호흡, 풍부한 상상력... '신의 궤도'는 문학성과 대중성 그리고 확고한 SF의 정체성을 겸비한 멋진 작품이다.


무슨 말을 가져다 붙여도 아깝지 않겠지만 내가 '배명훈'에게 그리고 '신의 궤도'에게 붙일 수 있는 최고의 찬사는 '재미있다'일 것이다. '타워'와 '안녕, 인공존재'를 통해 나는 작가 '배명훈'에게 빠져들었다. 역시 '재미있다', '빠져든다'는 수식을 붙일 수 밖에 없는 두 작품집의 아쉬움은 '단편집' 이라는 것이다.


언제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날때 마다 느끼는 좀 더 읽고 싶다는 아쉬움은 단편집의 경우 더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불모에 가까운 국내 SF 문학 실정상 인상적인 SF를 그려내는 작가들이 적지 않음에도 장편 SF를 만나보기는 힘들다.

'신의 궤도'는 그러한 나의 갈증을 해갈해 주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그저 한 사람의 SF 팬일 뿐인 내가 말하기에는 다소 섣부른 평가일지 모르나, 이번 작품을 통해 작가도 작품도 한층 성숙한 느낌이라 더욱 즐거웠다.


나는 영어권에 '데이비드 창'과 '존 스칼지'가 있다면 우리에겐 '김보영'과 '배명훈'이 있다. 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이것은 나의 조악한 대입이다. 실제로 번역본으로밖에 만나볼 수 없는 외국 작가를 국내 작가와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이기도 하고, 국내외에 아직 내가 접해보지 못한 뛰어난 작가들이 아직 많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왠지 나는 이번 이야기를 읽으면서 머리속에 이 네사람의 이름이 떠올랐다. 떠올랐으니 두들길 수밖에...^^


어쨋거나 '배명훈' 이라는 이름은 나의 '어쨌거나' 리스트에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어쨌거나 읽고보자' 또는 '어쨋거나 사고보자' 리스트이다. 뭐 작가들이 그런 리스트에 들었다고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아무려면 어떠랴. 어차피 그들이 알 일도 없을텐데...ㅎㅎ


앞으로도 국내 작가의 더 많은 SF, 더 좋은 SF가 계속 출간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런 환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SF 팬으로서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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