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영화 재미있습니다. 사실 광고 영상 보면서부터 관심을 갖고는 있었지만 이런류의 영화가 대부분 광고 영상만큼 재미있는 경우는 드문데다가 네이버의 영화평점도 워낙 저렴해서 볼까 말까 망설였는데 결과는 나쁘지 않았어요. 대박까지는 아니라도 소박정도는 맞은 느낌입니다. 이글루스의 Lucier님의 포스팅을 보니 그분도 괜찮게 본거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는 흥행하기 힘들것 같은 영화라고 하더군요. 어쩌면 그게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네이버 평점 6.07이면 [존 카터]보다 낮은데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깎아봐도 [존 카터]보다는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고교생 친구 세명이 우연히 발견한 땅굴에서 미지의 물체에 노출된 후 초능력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 스토리는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본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상투적인 편입니다. 영화 팬이라면 스토리 라인만 훑어도 대충 어떤 결말이 예정되어 있을지 추측이 가능할 정도죠. 보통은 이렇게 뻔한 이야기 보고 나오면 좀 그런데 [크로니클]은 어째서인지 그렇게 뻔한 느낌은 받지 않았어요.

 

같은 종류라도 미세한 차이가 있다고나 할까요. 우선 [크로니클]은 전형적인 SF 블록버스터 영화의 SF+미스테리 혹은 SF+히어로 구도를 따르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SF 영화라면 어떻게든 초능력을 갖게 된 원인을 밝히는 과정이 따라올텐데 그런거 전혀 없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얻은 초능력을 어디 사람들 돕는데 쓰거나 하지도 않아요. 오히려 전형적인 하이틴물의 주인공들처럼 그걸 가지고 마구 장난치며 놉니다. 미스테리도 없고 히어로도 없지요. 그래서 아바타 같은 종류의 SF 블록버스터를 기대하신 분들은 실망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밑도 끝도 없거든요. 주인공 앤드류가 폭주하게 되는 계기나 친구들의 갈등구도도 제법 공감은 가긴 하지만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구요. 그런데 뭐랄까 그런 전형적인 여러 요소들이 그닥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는것이 배합이 잘되었달까? 저는 분석에는 매우 약한편이라 딱히 표현하기는 힘든데 아무튼 하나하나 떼놓고 보면 식상한 소재들인데 오히려 제법 신선한 느낌을 받은것은 분명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초능력의 표현도 꽤 현실감있게 그려진것 같습니다. 영화 기술같은건 잘 모르겠어서 기술적인 면이 어쩌고 하는건 뭐라 못하겠지만요 염력이란게 있어서 발현된다면 딱 저렇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었죠. 상상력도 제법 풍부한 느낌이구요. 마지막의 폭주씬은 옛날 일본 애니매이션 [아키라]도 떠오르게 하더군요.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찍는 방식의 핸드 헬드 기법으로 촬영된것도 긴장감을 유지시켜 주어 제법 좋았습니다. 제가 본 핸드헬드 방식의 영화는 [블레어 윗치] [클로버필드] 두개인데요 둘다 재미있게 봤습니다. 같은 기법이라도 [크로니클]보다는 앞서의 두 영화가 좀더 기법으로서의 현실감이 더 좋은 편입니다만... [크로니클]에서는 캠코더를 들고 찍는다는 설정치고는 흔들림도 거의 없고 화질도 너무 좋더군요. 더구나 볼거리를 많이 제공해야하는 소재인데 핸드헬드 기법을 유지하려다 보니 다소 억지스러운 진행도 있었구요. 그래도 그게 그렇게 거슬리지는 않았습니다. 한가지 재미있는점은 [블레어윗치], [클로버필드], [크로니클] 세 영화 모두 흥행에는 실패한듯 하니 억지 공식을 만들자면 '핸드헬드'기법의 영화는 국내흥행에서 실패한다고 할까요. 아니면 '오름'군이 재미있게 본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는 걸지도..ㅎㅎㅎ 저는 이런 기법이 현장감이 있어 꽤 좋아라 하는데 다른분들은 별로 그렇지 않은가봐요.

 

여튼 [크로니클] SF 적인 소재를 택하기는 했지만 SF 영화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 종류의 블록버스터를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 확률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하이틴 성장물 쪽이 맞지 않을까 싶은데... 궂이 얘기하자면 그렇다구요..^^;

 

4월에는 [헝거게임]도 있고 [어벤저스]도 있고,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데 정말 기대되네요..ㅎㅎ 그러고보니 국내 SF 영화인 [인류멸망 보고서]도 대기중이군요. 한달에 하나씩만 좀 떳으면 하는데 이거 고민되는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