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필자는 이 영화가 그저 9/11 테러에 관련된 다큐라고만 알고 있어서 그저 테러 피해자와 당시 현장 목격자 혹은 구급요원등을 중심으로 하는 일종의 휴먼 다큐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영화 초반에 왠 선거 캠패인 장면이 등장하는가 하고 의아해 했었는데 알고 보니 이 영화는 테러에 관한 다큐 영화가 아니라 9/11을 기점으로 해서 ‘부시’ 정권의 무능과 부패를 고발하는 르뽀 영화였던 것이다.

 

  2004년에 개봉했던 영화를 이제 와서야 보게 되었지만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영화’라는 카피가 왠지 미래를 내다본 듯한 문구라고 느껴지는데,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뭐라 표현하기 힘든 그 친근함이라니, ‘부시’ 자리에 우리 위대하신 ‘가카’를 대입해보면 딱 그림이 나오는 것이다. 새삼 우리 가카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것이, ‘부시’ 대통령이 혹시 ‘가카’의 멘토가 아니었을까 싶은 것이다. 최소한 롤 모델정도는 되지 않을까?

 

  영화를 보면서 또 한가지 떠오른 것은 <나꼼수>. 2011년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 40대의 아저씨 4인방을 일약 ‘아이돌’급의 스타로 등극시키고 국내 메이저 언론들을 군소 언론사로 전락시켜버린 위대한 마이너 방송, 모두가 쫄아있을 때, 세상을 향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그들, 지금도 당당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그 <나꼼수>가 떠올랐다. 물론 하나는 영화라는 메이저 매체로 다른 하나는 아직 국내에 검증되지 않았던 인터넷 방송이라는, 그것도 비주얼도 없는 라디오 방송이라는 마이너한 매체로 성격을 달리하고는 있지만 둘 다 음모론에 가까운 이야기, 괴담 같고 진짜 괴담이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하는 불편한 진실들을 음모론을 넘어서는 근거와 논리를 가지고 시퍼렇게 살아있는 제도권 권력에 대고 당당하고 신랄하게 쏘아대는 모습이 비슷하게 느껴졌다면 필자가 이상한 것일까? 육중한 몸집의 ‘마이클 무어’ 감독조차 외모는 닮지 않았음에도 왠지 모르게 ‘김어준’ 총수와 비슷한 포스가 느껴진다고 하면 필자가 미쳐가는 것일까? (agree~!)

 

  그나마 이 영화를 보면서 위안거리가 하나 있다면,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자국의 위상에 맞게 세계를 상대로 사기를 쳤던 대 선배가 있으니만큼 우리는 조금 덜 부끄러워해도 된다는 정도? 거의 10년이 지난 이 영화가 이렇게 몸에 착 달라붙는 느낌인 것이 과연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 지 묘한 기분이다~!)  비번이었던 며칠 전, 늦은 잠에서 깨어 이빨 닦고 세수하고(착한 노총각^^) 아침을......들고 컴터앞에 앉아 뭐 볼거 없나 뒤적거리다가 우연찮게 눈에 띄어 보게 된 영화 <화씨 9/11>. 사실 상영 당시 워낙 화제가 되었던 영화라 구하기는 꽤 오래전에 구해뒀는데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해서 구석에 쳐박힌채 블록버스터에 밀리고 밀리다가 잊혀진 영화였다. 아무래도 영화는 볼거리가 일단 많고 봐야 한다는 필자다보니…ㅠ.

 

“부시 : 맨날 골프만 치는 줄 알겠어”

부시는 9/11 전 집권 8개월 동안 42%에 해당하는 기간을 휴가로 보냈다

 

 백악관 근처에 간 것도 아닌데 대통령 경호원이 다 나타나 우리 보고 뭐하냐고 세세히 물었다

“무어 : 문제 일으키려는게 아닙니다”

Secret Service : 뭐하고 있는 건지궁금해서요”

“무어 : 대통령 경호원이 대사관도 지키시나요?

Secret Service : 특별한 경우죠”

“무어 : 대사관에 볼 일 있나요?

Secret Service : 상관 마세요”

“무어 : 그렇다는 걸로 알죠”

 

낡고 파손된 음울한 분위기의 성조기. 마치 무능한 정부로 인해 피폐해진 자신들의 나라를 상징하는 듯 하다

 

조만간에 이런 영화가 나와주지 않을까..ㅎㅎ

 

[포스트 내 이미지는 네이버 영화에서 발췌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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