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터너티브 드림 - 한국 SF 대표 작가 단편 10선 크로스로드 SF컬렉션 1
복거일 외 지음 / 황금가지 / 2007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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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태평양 이론물리센터(APCTP : Asia Pacific Center for Theoretical Physics) 라는 기관이 있다. 있나 보다. 아무튼 APCTP에서 <크로스로드> 라는 웹진을 발행하고 있는데 여기에 매달 한편씩 국내 SF 작가의 단편이 올라온다. 매년 거기에 실렸던 단편을 모아 책으로 <크로스로드 SF 컬랙션>이라는 시리즈 형태로 출간하고 있는데 그 첫번째 모음집이 <얼터너티브 드림>이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얼터너티브 드림>, <앱솔루트 바디>, <죽은 자들에게 고하라>, <목격담, UFO는 어디에서 오는가> 까지 4권이 출간되었는데 필자는 <얼터너티브 드림> <죽은 자들에게 고하라> 두 권을 보유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는 SF와 판타지 장르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가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고, <아바타>와 같은 SF 영화가 대박을 치고 있는 요즘에서도 가끔 주변사람들과 이러한 장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대체로 애들이나 보는 거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이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은 컨텐츠는 맞지만 아이들만의 컨텐츠는 아니라고 필자는 생각하는데,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쉽게 알 수 있지 않은가? <아바타> <반지의 제왕> <터미네이터> <인셉션> ..등등의 영화를 재미있게 즐겨놓고서는 SF나 환타지는 애들이나 보는거라는 인식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 수 없다. 그렇다고 인식을 바꿔보자 뭐 그런 얘기를 하자는건 아니고 - 필자가 그런얘기 한다고 바뀔리도 없지만 - 그렇게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정서가 SF같은 장르가 깊게 뿌리내리기는 힘들다는 것이고 그러한 불모지에 가까운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멋진 SF 소설들을 만날 수 있어 즐거웠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생각해보면 꼭 의식했던 것이 아닌데도 필자는 미국의 컨텐츠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드라마도 주로 미드를 보고 있고 영화도 보게되면 일단 헐리웃 블록버스터 먼저 선택하는데다 책마저 확인해보니 영미권 작품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쯤 되면 애국자고 뭐고를 떠나서 아무래도 등에 식은땀이 흐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에게 좋은 작가들이 많으니 책이라도 좀 국내 작품을 읽어보려는 노력을 하던중에 만난 것이 이 <크로스로드 SF 컬랙션>이다. 사실 SF 작품을 만나게 될거라고는 거의 기대하지 않았다. 어떤 경로를 거쳐 이 시리즈가 검색에 걸려들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90년대 후반 통신문학에서 폭발하듯 환타지 소설들이 쏟아져 나온 이후 우리나라 작가의 환타지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지만 SF 작품집은 결코 쉽게 만날 수 없어 기대조차 하지 않았는데 마치 하고 튀어나듯 필자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이렇게 만난 다소 촌스러운 디자인의 SF 단편집 <얼터너티브 드림>은 재미있고, 기발하고, 독특한 상상력과 구도로 여느 외국 명작 SF 들에 못지않은 즐거움을 필자에게 선사해 주었다. 이렇게 멋지고 재미있는 작품을 쓸 수 있는 작가들을 다수 보유한 우리나라가 어째서 아직도 SF 불모지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여기에 실린 10명의 작가들 중 필자가 들어본 이름이라고는 <이영도> 뿐이었는데, 국내 환타지 부흥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작가이자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들 중 한 사람 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해리포터>를 능가하는 작품을 줄줄이 쏟아낸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하지만 어쨋거나 그는 환타지 소설로 이름을 알린 작가다. 사실 이 책을 구매한 것도 반쯤은 <이영도>의 이름 때문이기도 했는데 다 읽고 난 후에 그것 때문에 다소 부끄럽기까지 했다. 여기 실린 <이영도>의 작품이 나빴다는게 아니다.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 너무 재미있고 맘에 들었다는 것이다. SF 팬이라고 하면서도, 우리나라가 SF 불모지라고 하고 다니면서도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작가들이 있음을 몰랐다는게 부끄러웠던 것이다.

 

l  대리전 / 듀나

l  오래된 이야기 / 오경문

l  카이와판돔의 번역에 관하여 / 이영도

l  땅 밑에 / 김보영

l  얼터너티브 드림 / 김덕성

l  사관과 늑대 / 이한범

l  로도스의 첩자 / 고장원

l  꿈꾸는 지놈의 노래 / 복거일

l  향기 / 노성래

l  필멸의 변 / 신윤수

 

  이들 10 10색의 작가와 작품들은 단순히 SF 라는 장르의 한계에 묶여 광선 총이나 쏴대는 한심한 SF가 아닌, SF 라는 장르를 하나의 창(Window)으로 활용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제대로 된 정통 SF 작가와 작품들인 것이다.

 

  제멋대로 별점은 재미있다에 4.5, 외형 및 편집에 3.5, 소장가치에 2.5 대충 평균 3.5에 너무 멋진 국내 SF 소설을 만난 즐거움으로 +1점해서 4.5점 주고 싶다.

 

 

가 보유중인 두 권. 윗쪽에 슈퍼맨 그린랜턴 나오는건 제 컴터의 Justice League 배경화면 입니다..ㅋ. 저스티스 리그는 좋은데 너무 미쿡 국기가 강조되어 있어서 불만인 배경화면, 조만간에 갈아치울 예정이라고 하면서 귀찮아서 두고있는..ㅠㅠ

 

내부는 이렇게 그냥 무난한 편입니다. 그림도 없고..ㅠㅠ;

 

P.S – 사족 하나. 은근히 이런 잡담 좋아합니다... 아마 필자와 같이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못하신 분이라면 행간에서 눈치채셨겠지만 여기 실린 단편들 모두 웹진, 그러니까 인터넷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무려 공짜로! <크로스로드> http://crossroads.apctp.org/ <-여기입니다. 책파는 동네에서 리뷰라고 올려놓고 이런 정보를 올리는게 좀 그렇기는 하지만 모니터로 읽는것하고 책으로 읽는건 아무래도 다르기도 하거니와 웹진에는 그 밖에도 기초 과학 관련하여 양질의 읽을거리들이 많아 그냥 넘어가기 힘들더군요^^; 관심있으신 분은 한번씩 들러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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