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명예의 전당 1 : 전설의 밤 SF 명예의 전당 1
아이작 아시모프 외 지음, 로버트 실버버그 엮음, 박병곤 외 옮김 / 오멜라스(웅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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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WA(미국 과학소설 작가 협회) 1965년에 설립되어 1966년부터 '네뷸러상'을 수상하기 시작하였는데 1968년에는 시상의 대상을 SFWA가 생기기 전의 기간까지 소급해 확장하기로 했다. 1964 12 31일 이전에 발표된 작품을 대상으로 회원들이 투표를 하여 선정한 것으로 트로피를 주지 않았지만 뽑힌 작품은 몇 권 분량의 특별 작품집으로 내기로 했는데 그것이 바로 이 ‘The Science Fiction Hall of Fame’이다.

즉 이 작품집은 ‘네뷸러상’ 이 설립되기 이전에 발표되어 상을 받을 기회가 없었으나 상을 받기에 충분한 작품을 엄선하여 출간한 작품집이라는 것이다. SF 팬이라면 외면할래야 외면할 수 없다. 땡빛을 내서라도 보고싶은 작품집인 것이다. 단편집이었던 1,2 권에 이어 중편 및 경장편집인 3,4권이 출간되었다고 하니 필자의 주머니는 날로 가벼워져 갈 뿐인 것이다....

어느 짤막한 인터뷰가 기억난다. 사실 정확한 워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고 다만 딱 한가지 내용만 기억하는 인터뷰였는데 그 내용이 뭐냐면 1970 년대가 SF 소설의 중흥기 였다는 내용이었다. 1970년대 이후로는 서서히 쇠퇴하여 작품으로서나 흥행면에서나 그 시기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질문에 답변자는(중흥기의 대표작가라고 할 수 있는 '아시모프'옹으로 기억하는데 뭐 필자의 기억력이라는게 워낙 못믿을 물건이라서..흠흠..ㅡㅅ-;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며, 1970 년대 전후로도 훌륭한 작가와 작품들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특히 앞서간 선배들이 이루어놓은 열매들을 (중흥기에)자신들이 따먹고 있을 뿐이라고까지 하였으니, 그가 말한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들, 그것도 SF 작가들이 엄선한 작품들이 수록된 ‘SF 명예의 전당’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하는 듯 하다.

이런 기대를 안고 구매한 이 책은 한마디로 ‘대만족’ 이었다. 성격만큼이나 옹색한 주머니 사정 때문에 마음먹고 구매한 책이 실망스러우면 한동안 어깨가 쳐질정도로 기운이 빠지는데 반대로 이렇게 만족을 주는 책을 만나면 일주일이 즐거운 것이다
.

비록 무거워서 휴대는 좀 불편하지만 두툼한 두께만큼이나 무게감과 기대감을 주는 디자인의 잘 짜여진 양장에 읽기 편한 깔끔한 편집도 제법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실려있는 작품들이 너무 재미있고 기발한데다 완성도 또한 높아 진정한 SF가 무엇인지 온몸으로 보여주는듯 하여 만족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앞서 어느분이 화려한 라인업을 말씀하셨는데 SF 팬을 자처하는 필자로서는 조금 부끄럽게도 여기 실린 작가들중 ‘아시모프’옹과 ‘클라크’경을 제외하고는 이번에 처음 들어본 듯 하다. 그나마 ‘존 W 켐벨’과 ‘로버트 실버버그’는 인터뷰나 작품 서문등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접해본 이름이지만 나머지 작가들은 처음 보는 작가들이었다. 이 정도의 작품들을 창조해낸 작가들을 몰랐다니 어디가서 SF 팬이라고 하기도 부끄러울 것 같다
.

혹시 미드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환상특급(Twilight Zone)’이나 ‘Masters of Science Fiction’ 을 아실지 모르겠다. 매편 새로운 이야기로 전체적인 연속성이 없어서인지 흥행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한 드라마들이지만 필자는 상당히 재미있게 본 드라마로 이 작품집은 마치 ‘환상특급’같은 옴니버스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매 편마다 새로운 세상의 신기한 이야기를 만나는 즐거움
..^^

얼마전에 APCTP에서 출간한 국내 작가들의 SF 단편집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나는데 SF 불모지라는 우리나라에서조차 이렇게 훌륭한 SF 작품들이 나오는 만큼 옛 작가들의 작품집만이 아니라 현대 작가들의 단편집도 활발하게 출간되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

제멋대로 별점은 재미있다에 4.5, 외형 및 편집에 4, 소장가치에 4 대충 평균 4점 주고 싶다
.

P.S - 그냥 잡담입니다. 이 책의 출판사 이름이 '오멜라스'인데 또 다른 SF 거장인 '어슐러 K 르귄' 여사의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이라는 작품에 등장하는 가상의 마을 이름입니다. 웅진의 사이드 출판사 같은데 출판사명의 기원이 된 작가의 작품이 이 작품집에는 실려있지 않아 아쉽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네요..ㅎㅎ; 그나저나 리뷰만 뚜들기면 담배생각이 간절한것이 이거참 올해 맘먹고 금연시도중인데 도움이 안되는군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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