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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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나꼼수' 팬이다. 천성이 게으르고 소심한 편인 필자는 아무래도 알아듣기 어려운데다 머리떼고 꼬리떼고 자극적인 장면만 부각시키는 뉴스때문에 정치와 시사에 눈을 돌리고 외면한 지 오래인데, '나꼼수'는 이러한 필자에게 정치와 시사를 읽고 볼 수 있는 시작점이 되어주었다. 아마 필자와 같은 사람들 꽤 많으리라. 사실 이렇게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을 정치에 확 끌어당겨준 근본은 울 '가카'가 아닐까 싶다. 일례로 이 책의 저자 또한 과거 '딴지일보'로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키긴 하였으나 '김어준'이라는 이름 자체가 널리 인식되지는 않았던 느낌인데 지금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알려졌으니 이 어찌 '가카'의 덕이 아닐 수 있으랴! 필자가 정치에 관심을 갖거나 말거나야 별반 중요한 일이 아니겠으나 인기를 넘어 '아이돌'에 이른 '김어준' 총수야 말로 그가 항상 주장 하는 '가카의 덕'을 가장 많이 본 인물이 아닐까 싶다.

 

필자는 '나꼼수'의 4인방이 우리시대의 영웅이 아닐까 싶다. 5년전 10년전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탄압받고 억압된 언론 환경에 살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심지어 코메디에서조차 그 많던 대통령 정치가 흉내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한심스러운 대형 언론은 말할것도 없고, '두사부일체'도 아니고 인터넷 카페 압수수색까지 단행하는 정부에서 우리가 얼마나 제목소리를 내는데에 쫄아 있었는가. 이러한 시기에 '쫄지마!'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통쾌하게 떠들어대는 나꼼수 4인방의 모습은 그야말로 영웅이라 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이 4인방의 두목 '김어준'이 책을 출간했다니 다른건 차치하고라도 '나꼼수' 팬으로서 필자의 속을 뻥! 하고 뚫어준 그들의 고마움을 생각해서도 결코 외면할 수 없었다. 1위를 해서 가카에게 헌정하고 싶다니 더욱이 구매를 미룰 수 없었다. 이렇게 해서 받아본 책은 산적 두목에 준하는 '김어준'총수의 전신샷이 떡 하니 박혀있는 소프트 커버의 심플한 디자인 - 필자는 심플하면 좋아한다. 워낙 단순한 인간이다보니 - 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 어느 인터뷰에서 책이 잘 팔린 이유가 자신의 사진때문 아니겠느냐고 하던데, 단언하거니와 '절대' 아니다. 여인의 나신도 아님에야 암내나는 사내얼굴이 좋을리 있겠는가. 필자가 얘기하는것은 심플한 디자인이다. 편집과 페이지 활용도 깔끔하고 읽기 좋다. 분량에 비해 가격이 다소 높은것 아닌가 싶었는데, 신간들을 뒤적여보니 요즘엔 대체로 책값이 그정도 수준이다.

 

책은 작가와의 인터뷰 형식으로 정치와 시사 현황에 대해 담담하게 진행된다. 전반적으로 '나꼼수'와 '김어준의 뉴욕타임즈' 팬이라면 한두번씩 들어봤음직한 내용들이 좀더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는 느낌으로 아쉽지만 방송에서처럼 포복절도하는 웃음은 없다. 다만 꽤나 진지하고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그답게 유쾌하고 명쾌하게 풀어내고 있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필자는 '나꼼수'와 '김어준의 뉴욕타임즈'를 꼬박 챙겨듣는 편이라 대체로 새로운 내용은 별로 없는 편이었으나 좌파와 우파를 정리해주는 내용은 꽤나 인상깊었다. 필자는 그동안 막연하게 좌파는 좀더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것을 받아들이는 성향, 우파는 옛것을 지키려는 성향 정도로 구분하고 있었는데 '닥치고 정치'에서 아주 쉽고 명쾌하게 해석해주어 새로운 깨닳음을 얻은 느낌이었다.

 

'김어준'과 그의 일당들, '달타냥과 삼총사'를 떠올리게 하는 일당들의 명랑한 행보가 계속되고 '정봉주' 의원이 다시 합류하기를 기원하며 그들을 따라 외치고 싶다. '쫄지마 ~ 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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