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언 - 전3권
엘리자베스 코스토바 지음, 조영학 옮김 / 김영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돌아보면 필자의 책읽기는 스테디 셀러만을 제외한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물론 '재미'라는 기본 목적이 베이스로 깔려 있는만큼 소설류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우얏든, 이러한 책읽기도 바이오 리듬처럼 일정 사이클이 있었던것 같다. 보통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 즉 미스테리/SF/판타지 류를 읽다가 뭔가 1%정도 아쉬움을 느끼고 작품성이 있다고 하는 장르의 작품, 그러니까 '이상 문학상'이니 '퓰리쳐 상'이니 하는 이른바 일반문학에 눈을 돌리게 되고, 그러다 지적인 자극을 받게 되어 인문 서적으로 옮겨 갔다가 지루해지면 다시 재미를 추구하는 식으로 빙빙 돌고 돈다. 이 작품을 만난 것은 한참 '다빈치 코드'와 '천사의 악마'로 '재미'라는 욕구가 확 타올라 눈이 벌~개서 '재미재미재미, 긴장긴장긴장, 속도속도속도'를 중얼거리던 시기였다. 이렇게 중독성 환각상태일때 충동구매를 잘 하게되는 편인데 이 작품이 인상적인 광고와 책 소개에 넘어가 거의 충동적으로 구매하여 실망했던 작품의 대표격이라고 하면 너무 혹평이 될까? 그러나 작가의 노고가 어찌됬건 독자로서 재미없는 책은 재미 없는 책인 것이다.

 

필자가 구매한 책은 구판으로 하얀색 색조에 너저분한 디자인 없이 큼지막하게 멋드러진 필체의 제목이 양각되어 참으로 전통있는 김영사 스러운 디자인의 소프트 표지로 심플함을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정말 마음에 드는 표지였다. 심플한데다 양장이 아님에도 책꽂이에 꽂아두면 나름의 포스로 상당한 장식성까지 더해주니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가 좋아하는 삽화나 사진등은 한장도 없어 아쉬웠지만 내부 편집도 표지 디자인처럼 깔끔하면서도 중간중간 편지나 문서등의 배경과 문체를 다르게 처리하는등, 꼭 필요한 디자인들이 삽입되어 있어 멋스러웠다. 페이지당 글자수도 딱 좋아 가독성도 좋고 번역에도 거북스러움은 느끼지 못했다.

 

이렇게 외관이나 편집에는 만점을 주기에 아깝지 않았지만,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뭐랄까 다소 지루했다고나 할까. 광고에 비해, 기대해 비해서는 확실히 실망스러웠다. 이미 몇년전에 읽었던지라 세세한 부분까지는 기억나지 않고 대략적인 스토리와 소재만 기억하는데, 지루했다, 실망스러웠다는 느낌만은 지금도 확실히 남아있다. 미스테리/스릴러 장르에서 뱀파이어 소재야 너무 많아 상투적이라는 말조차 식상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같은 소재의 작품들이 나오고 흥행에 성공하는것은 그들 작품들에 특징이나 개성이 있어서 이리라. 하지만 이 작품에는 그런 차별성을 찾기가 힘들다. 배경 묘사나 지식은 뛰어날지 모르겠으나 여주인공은 너무 밋밋하고 반대편에 있는 뱀파이어와의 대결구도 또한 약하며, 미스테리의 수수께끼도 기대만 못하다. '다빈치 코드'식의 긴장감과 결말의 쾌감, 아니면 트와일라잇식의 판타지를 빙자한 로멘스등의 착 달라붙는 그런 느낌이 없는 것이다.

 

[신인 작가의 첫 소설이 200만 달러라는 거액에 낙찰된 것. 2005년 6월 미국에서 출간된 이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라고 필자가 혹한 책소개의 내용인데, 추측하자면 미국은 워낙 부유층의 돈이 많은데다 기회주의적인 자유시장주의 까지 더해 200만 달러라면 투기성으로 투자하기에 그렇게 거액이 아니고, 타임즈 베스트 셀러는 1주로 끝내지 않았을까 한다. 그냥 필자식으로 대놓고 얘기하면 한방을 노려 돈좀 투자했고 투자금을 뽑기 위한 광고효과로 반짝 1위 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마무리 하자면 껍데기는 번지르한데 알맹이는 부실한 그런 느낌이다.

 

재미있다에 2, 외관 및 편집 4, 소장가치 3 대충 평균 3점에 광고에 실망한 마음을 담아 -1점 해서 2점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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