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전체의 에피타이저 같은 느낌

빛이 있는 동안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5월

추리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여사 전집 시리즈의 시작이다. 셜록 홈즈 전집과 거의 같은시기에 출판되었는데 이 이리즈도 4권이 먼저 출간되었었다. 초판은 이후 판본과 표지 디자인이 달라 현재 12권까지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는 필자의 경우 첫 4권만 미운 오리새끼처럼 모양새가 다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나중의 디자인이 너무 음침한 색조라서 초판 디자인이 더 마음에 드는 편이다.

1권은 단편 모음집으로 마치 에피타이저와 같은 느낌이랄까. 읽은지가 좀 지나서 리뷰를 쓰는지라 전체적으로 대충 훑어보았는데 크게 인상이 남는 작품은 없다. 비교적 평이하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들로, 우리 여왕님을 본격적으로 알현하기 전에 슬슬 시동을 걸어보자. 책소개에 보니 '코난 도일', '모리스 르블랑'과 다르게 장편에 재능이 있다고 나와있는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등이 장편으로 확실히 일리가 있는 말 같다. 개인적으로는 홈즈시리즈는 단편이 더 재미있다고 느꼈었는데 그게 필자만은 아닌거 같아서 조금은 기쁘다..하하..^^;

 필자도 이번 리뷰를 준비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우리 여왕님께서는 가야말로 왕성하신 다작으로 '다작(or 다산)의 여왕'이라는 별명도 있으신데, 황금가지에서 이번에 같은 컨셉으로 출판한듯한 '셜록 홈즈 전집', '아르센 뤼팽 전집'과는 다르게 이번 전집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으로 작가의 이름을 시리즈 명으로 정한것으로 봐도 이러한 여왕님의 포스를 느낄 수 있으리라. 비록 '에르큘 포아로'나 '미스 마플'등 주요 해결사가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지만 앞서의 작가와는 달리 한명의 주연만을 고집하지 않고 이야기에 따라 다양한 인물들을 설정하신 것만으로도 '다양성'과 '다작'이라는 여왕님의 특징을 알 수 있으리라.

시리즈의 시작으로 이번 단편집은 이러한 여왕님의 특징인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책으로, 우리의 오동통 귀여운 탐정 '에르큘 포와르'부터 여러 이야기와 면면들을 만나볼 수 있다.

다소 불만인것은 홈즈 시리즈와는 다르게(뤼팽 시리즈는 못봤다. 돈이없어서..ㅠㅠ) 삽화도 없고, 페이지당 글자수도 좀 적고 줄간격도 넓어 전체적으로 부피를 키운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살짝 드는데...그럴리야 없겠지..ㅡㅡ; 아무튼 홈즈시리즈보다 좀 정성이 덜한게 아닌가 생각된다. 감히 여왕님의 작품을 출간하면서 여타 판타지 시리즈에서나 쓰던 수법을 쓰다니, 더구나 양장이라고 내어놓고는 표지도 얇다랗고 장식성도 떨어지는데다 양장에는 꼭 있어야할 책갈피 끈도 안달아 놓아서 불만인데.. 내 진정 [빛이 있는 동안에 기억하고, 어둠속에서도 잊지 않으리]

재미있다에 3.5, 외관에 3, 편집 및 번역에 2.5, 권당 소장가치 3, 시리즈 소장가치 4 해서 대충 내멋대로 평균 3.5점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