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의 진자 세트 - 전3권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10여년전, 고1때 뭐라 말할수 없는 울림으로 읽지도 않았으면서 잊지 못하던 책을 결국 사고야 말았다.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 '장미의 이름'에서 그렇게 데이고도 결코 가볍지 않은 이 책을 덜컥 구입했었던 것은 알 수 없는 울림의 정체를 알고 싶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처음 받아본 책은 역시 묵직하면서도 아담한 느낌이었다. 보슬보슬한 감촉의 표지에 고전 명화같은게 찍혀있는 양장판으로 이정도 두께의 양장으로서는 전체 사이즈가 작은편이라 그런지 아담하고 들고다니며 읽기에 좋았다. 페이지당 글자수는 다소 빡빡한 느낌이나 읽기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고 전체 편집이나 번역도 나쁘지 않았던 기억이다.

 

출판사 책 소개에 ['푸코의 진자'에 얽힌 신비스런 에너지의 비밀을 쫓는, 움베르토 에코의 '백과사전적 추리소설'. 성당기사단, 장미십자회, 기호와 암호학, 신비주의와 밀교, 중세 기독교의 역사 등 고도로 지적이고 은밀한 퍼즐들이 여러 개의 언어로 뒤섞여있는 책...] 이라고 했는데, 딱 그거다. 리뷰쓸 맛이 없어진다. 확실히 전문가는 전문가인것이 어떻게 필자의 마음속에서 느낌으로만 맴도는 것을 어떻게 저렇게 몇줄로 딱 표현하는지, 그저 좌절할뿐이다..OTL

 

그래서 그냥 필자의 감상만 얘기하자면, 역시 '재미없다'. 백과사전적 추리소설답게 백과사전적 지식이 없고서는 너무 어려운데다 이야기의 맥도 잘 안잡히고 문체까지 뻑뻑하다. 몇번의 도전끝에 완독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놓고도 내용은 여전히 잘 모르겠다. 같은 책 소개에 [책의 커다란 골격을 이루는 '추적'의 결과가 무엇이냐는 결국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라고 했는데 이것 역시 딱 맞는 말이다. 주인공들이 무슨일을 벌였고 어떻게 위험에 처했으며 결말은 어떻게 되었는지 마치 안개속에 빠진것처럼 희미하다. 필자는 정말 이 작품을 읽는동안 몽롱한 상태로 진흙창을 헤쳐나가는 느낌이었다.

 

희한한것은 '재미'야말로 책의 미덕이라고 끊이없이 주장하는 필자인데도, '장미의 이름'에 이어 '푸코의 진자'까지 구매한데다 완독까지 하였는데, 재미가 없음에도 밉거나 짜증나지 않고 볼때마다 뭐라 말할수 없는 애증이 느껴져 언젠가는 다시 한번 도전해 보리라 생각되는 것이다.

 

책을 구매하실 분에게 건방진 조언을 드리자면, 고전을 비교적 편하게 읽으실 수 있는 공력의 소유자이시거나 미스테리의 필독서로 읽으실 매니아분들만 구매하시기를 권유드린다.

 

재미있다에 2, 외관에는 4.5, 편집에 3.5, 소장가치에는 4 대충해서 평균 3.5의 별점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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