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세트 - 전2권 열린책들 세계문학
움베르토 에코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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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 미스테리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거장의 이름이다. 여차저차해서 리뷰라는걸 한번 써보기로 한 초짜 리뷰어(이런말이 있던가..ㅡㅅ-?)로서 이름만 들어도, 제목만 들어도 대가로서 인정받는 거장의 작품에 함부로 자판을 두들겨도 되는지 두렵다. 그렇지만 애당초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도 안잡히는 마당에 그냥 느낀대로, 손구락 가는대로 주절대어 보자가 모토였던 만큼 무대포 정신으로 들이대 보련다. (뿌라질때까지 걍 막 치는거야~걍 마..ㄱ퍼퍼퍽!.ㅠㅠ)

 

필자가 '움베르토 에코'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것은 고1때 서점에 갔다가 같이 갔던 친구가 '오~'하면서 한 책을 집어들었을 때였다. 지금은 '푸코의 진자'로 출판되었지만 그당시에는 '푸코의 추'라는 제목이었는데, 물론 그때 읽었던 것은 아니다. 그당시에는 딱히 놀거리도 없고 돈도 없어서 그냥 할일없으면 교보문고같은 대형 서점이나 대형 레코드점등, 학생이 그냥 가서 죽치고 있어도 뭐라 하는 사람 없는 그런곳에 자주 가서 놀았드랬다. 아무튼 기억력 나쁜, 특히 작가이름 잘 못외우는 필자가 읽지도 않은 '푸코의 추'와 '움베르토 에코'를 기억하는것은, 자기는 뭔가 안다는 듯한 포스로 책을 들어보던 친구가 아니꼽기도 했었거니와 왠지 모르게 운율이 딱 맞는 울림을 가진 이름들 때문이지 않았나 싶다.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추', 뭐라 딱 설명할수 없는 울림이 있다. 이름만 봐도 에코 아닌가.

 

무슨책인지도 모르고 작가와 이름만 기억하고 10여년이 지난후에 박봉의 월급쟁이로 한권 두권 책을 사모으다가 다시 이 작가를 만나게 되는데 그때 필자의 손끝에 걸려든 작품이 이 '장미의 이름'이다. 사실 이보다 한참 먼저 영화로 먼저 만나게 되었는데, 숀 코네리의 인상적인 연기와 그때는 아직 빤닥빤닥했너 크리스챤 슬레이터, 그리고 특이한 흔적을 남기고 죽은 피해자들과 기가막힌 살해 수법등이 기억이 난다. 영화를 봤던 당시에는 원작이 소설이라든가 원작자가 누구라던가 하는 히스토리따윈 관심도 없었던 터라 그게 이름만 기억하는 그 작가였는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다가 박봉의 월급쟁이 시절에 만난것이다. 이 영화의 기억이 '푸코의 진자'보다 '장미의 이름'을 먼저 구매하게 된 동기가 아닌가 싶다.

 

처음 받아본 두권의 책은 제법 묵직하지만 묘하게 아담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표지는 살짝 베이지 톤의 하얀색 바탕에 보슬보슬한 느낌의 표지로 덮여있는 양장본으로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전체적인 편집도 고풍스러우면서도 거북하지 않고 가독성도 괜찮았던 느낌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지금까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얘기를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은것은 사실 본론으로 들어가기가 두려워서였는지도 모른다. 그냥 거두절미하고 필자의 기준으로 얘기하면 이 책은 '재미없다'. 일단 필자에게 작품의 배경이 되는 중세 교회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다시피하여 어렵기도 하였거니와, 시대적으로 완전 고전으로 분류할 정도는 아닌데도 불구하고 문체가 참 뻑뻑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꽤나 흥미가 있는데도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 독자에 대한 별다른 배려 없이 튀어나오는 수많은 중세의 배경들과 비의(秘義)의 이야기들에 더해 난해하고 뻑뻑한 문체등은 마치 단단한 벽처럼 이야기에 몰입하는것을 막고 있다. 몇년전에 읽은 책이긴 하지만 읽던 당시에도 필자는 왜 제목이 '장미의 이름'인지 몰랐었던것 같다. 그나마 전체 스토리를 기억할 수 있는것은 절반쯤은 영화덕분이다.

 

'푸코의 진자'(재미없다면서도 이 작가의 작품을 또 산다. 이 얘기는 다음 리뷰에..ㅎㅎ)에서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지만 이러한 비의학이나 기호학등의 대한 작가의 지식은 확실히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전문분야의 얘기라도 '다빈치 코드'에서처럼 요약해서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흥미 진진하게 다룰수도 있었지 않을까 하는데, 세대가 다르고 트랜드가 다른만큼 단순 비교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에서 느껴지는 포스는 꽤나 진중한 느낌으로 완성도가 높았다고 느껴진다. 필자가 이 작품을 재미없게 읽은데에는 아마도(거의 확실히) 필자의 공력이 아직 경지에 이르지 못한 탓이 크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찬사도 이런 생각에 한 몫을 하는 듯 하다. 새 책이 입고될때마다 책장을 정리하여 재미없는책은 뒤로 보내는데도 불구하고 '움베르토 에코'의 작품만은 언제나 전면에 배치되어 있는것은 필자의 이러한 심리를 대변하는것이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재미없다면서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또 샀으니..뭐 지적 허영심이라고 할 수 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때가 되면 목욕제계하고 정갈한 마음으로 다시한번 도전해 보리라 마음먹어본다.

 

재미있다에 2, 외관에는 4.5, 편집에 3.5, 소장가치에는 4 대충해서 평균 3.5의 별점을 주고 싶다.

 

P.S-이 작품을 읽을 계획을 가지신 독자분들에게 건방진 조언을 감히 드리자면, 해당 장르의 필독서라 할만한 작품인만큼 스스로 매니아라 자부하시거나, 장르에 상관없이 고전을 읽는데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시는분 이라면 괜찮은 선택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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