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있는 그림 이야기 - 어린이를 위한 이주헌의 명화 감상
이주헌 지음 / 보림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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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튼 리비에르,<동정> 캔버스에 유채.

이주헌씨는 이 그림에 <토라진 소녀>라는 제목을 붙여 다정다감하면서도 세밀하게 그림 속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중후하고 어두운 문을 배경으로 턱을 괴고 시무룩한 얼굴로 생각에 잠긴 소녀와 다정한 하얀 개 그림은 너무나 사랑스럽다. 아이는 무슨 일로 저렇게 토라졌을까. 그런 소녀를 위로라도 하듯 어깨에 기댄 개의 저 몸짓이라니~꺄아아옷..귀엽다.(하얗고 통통한 볼과 팔뚝의 저 소녀, 마로닮았다.)

장 밥티스트 그뢰즈,<조용히 해!>,캔버스에 유채.

후훗, 웃음이 저절로 나오는 그림이다. 아직 애띤 얼굴의 젊은 엄마는 얼마나 바쁜지 모른다. 고만고만한 아이가 셋이니 얼마나 손이 많이 갈까? 젖먹이 아기에, 게다가 의자에서 잠든 둘째는 감기라도 앓는지 볼이 발갛다. 아프다고 얼마나 칭얼거렸을까. 그래서 엄마는 갓난아기를 안고도 한 손으론 둘째를 보살펴야 했을 것이다.
이렇게 되니 첫째는 언제나 엄마의 관심 밖이다. 한 살을 더 먹어도 형이라고 엄마들은 맏이를 얼마나 큰 애 취급을 하는지. 에고, 나도 그랬다. 아직 엄마 손이 필요한 아직 어린 나이인데, 혼자서 소변이라도 봤는지 바지를 끌어당겨 올린 매무새가 엉망이다.
엄마 관심 좀 끌려고 나팔을 빽~ 불었다가 "조용히 해!"하고 야단을 맞는 저 모습, 웃음이 나오다가 왠지 가슴이 싸아해진다. 음....

클로드 모네, <수련 못>, 1899, 캔버스에 유채.

19세기 인상파 화풍을 자연스럽게 설명하면서 모네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었다. 산업화, 도시화의 영향으로 밖으로 나가 그림을 그리기가 쉬워진 인상파 화가들은 풍경의 표정을 결정짓는 가장 큰 변수가 "빛"이라고 생각하여 빛을 표현하는 방법에 골몰했다.
모네의 모든 그림에는 모래가 묻어 있더란 말이 있을만큼 풍경을 많이 그린 모네, 수련 연못에 햇살이 잘게 부서지는 것이 생동감이 넘친다.

개인적으로 이주헌씨를 존경한다. 자기의 전문 분야를 잘난 체하지 않으며 자상하고 포근하게, 그리고 문외한이 들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그림을 어린이에게 설명하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닌데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쉽게 그림에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의 설명을 보면, 가르친다기 보다는 자신의 느낌을 털어놓으며 독자들도 스스로의 느낌에 충실할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도록 하는 것 같다.

왼쪽: 렘브란트,<황금 고리 줄을 두른 자화상> 1633, 나무에 유채.
오른쪽 : 렘브란트, <이젤 앞에서의 자화상> 1660, 캔버스에 유채.

플란더즈의 개를 통하여 친숙해진 아이들이 반가워한 화가 렘브란트, 그의 자화상이다. 젊은 시절의 모습과 30년 세월이 흐른 후의 모습을 자화상으로 남겼는데, 이주헌씨의 해설이 없었다면 자화상을 두고 감상문을 쓸 있었을까. 이 부분의 설명은 신선했다. (왜? 책 사서 보세요^^)

왼쪽: 몬드리안,<회색 나무> 1912
오른쪽: 몬드리안, <꽃핀 사과나무> 1912

"이 정도쯤은 나도 그릴 수 있겠다?"
하며 친구들과 미술책을 뒤적거렸던 몬드리안의 그림. 수평선, 수직선, 몇가지 원색으로 온 세상과 우주와 역사까지 담은 몬드리안의 그림기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가장 간단하고 단순한 표현으로 가장 복잡하고 심각한 주제를 표현하는 추상화 기법으로 다가가는 몬드리안의 나무를 연구한 그림이다. 점점..단순화 되어 가는 걸 볼 수 있다.

/051216ㅁ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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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12-23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퍼갑니다. *^^*

비로그인 2005-12-23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화를 바라보면 삶이 참 포근해지는것 같아요.

진주 2005-12-23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퍼가기까지? ㅎㅎ 정말 마로 닮았죠?
따개비님, 네, 이럴 땐 화가들이 존경스러워요. 그림으로 삶을 표현하는 것도 꽤 근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