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시간에 시 읽기 1 나라말 중학생 문고
배창환 엮음 / 나라말 / 2000년 4월
구판절판


국민학교 들자마자
책상을 사내라
조르는 아들놈

다리 뻗고 누울 방도 없는데......

2학년이 되면 사주마
3학년이 되면 사주마
해가 바뀔 때마다
약속을 하고 또 하고

무엇보다 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
가르치던 내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해마다 하며
내 가슴에 못을 박는다
/서정홍-37쪽

기형도의 "위험한 가계.1969" 중에서
-4-
지나간 날들을 생각해보면 무엇하겠느냐. 묵은 밭에서 작년에 캐다 만 감자 몇 알 줍는 격이지. 그것도 대개는 썩어 있단다. 아버지는 삽질을 멈추고 채마밭 속을 발목을 묻은 채 짧은 담배를 태셨다. 올해는 무얼 심으셔겠어요? 뿌리가 질기고 열매를 먹을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심을 작정이다. 하늘에는 벌써 튀밥같은 별들이 떴다. 어머니가 그만 씻으시래요. 다음날 무엇을 보여 주려고 나팔꽃들은 저렇게 오므라들어 잠을 잘까. 아버지는 흙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셨다. 봐라. 나는 쉽게 뽑혀지지 않는 구나. 그러나, 아버지. 더 좋은 땅에 당신을 옮겨 심으시려고.-61쪽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94쪽

감꽃

어릴 적엔 떨어지는 감꽃을 셋지.
전쟁통엔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고
지금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지.
그런데 먼 훗날엔 무엇을 셀까 몰라.

/김준태-158쪽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05-12-13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형도 시인 안도현 시인 참 좋아했는데 그립네요

진주 2005-12-13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기형도 시인 저도 한참 좋아했었죠. 지금도 좋아하구요^^

프레이야 2005-12-13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훗날 저는 무엇을 세고 있을까요? ^^ 시 참 좋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