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고로야, 고마워
오타니 준코 지음, 오타니 에이지 사진, 구혜영 옮김 / 오늘의책 / 200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진작가인 오타니 에이지가 어느 날 중증 장애를 지닌 새끼 원숭이를 집에 데리고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원숭이는 인간이 초래한 공해 때문에 심각한 장애-팔다리가 없다-를 안고 태어나게 된 것이다. 이 원숭이를 오타니 가족이 기르면서 생명의 존엄성을 느끼고 장애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오타니 에이지는 사진을 찍고 아내인 오타니 준코가 글을 썼는데 이들은 원폭을 경험한 세대들이기 때문에 원폭과 같은 인간들이 환경을 심각하게 파괴한 후 나타나는 재앙인 기형적인 동물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 주려는 의도가 저변에 깔려 있었다.


책은 아주 얄팍하다. 그리고 절반 가까이 오타니 에이지가 찍은 흑백 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문장도 부드럽고 유순하며 진실에 접근하기 위한 담백한 표현으로 한마디로 ‘예쁜 경수필집’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일독한 후에는 사진만 들춰서 보는데 볼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사진들이 등장한다. 이처럼 비언어적인 요소가 주는 새로움과 감동은 언어적인 요소를 능가할 때가 많은가 보다.


사는 것에 회의가 느껴지는 날이나, 내 자신이 아무 가치 없이 느껴지는 날처럼 우울한 날에 나는 가끔씩 이 사진이 실린 에세이집을 뒤적거린다. 키 17cm에 몸무게 300g의 다이고로라고 불리는 이 조그만 장애 원숭이의 까맣고 맑은 눈동자를 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마음에 찌들린 먼지를 씻어 버린다.


050618 ㅂㅊㅁ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바람 2005-06-18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오랜만이라고 쓰고 싶네요. 언니의 찔레꽃 단상도 보았지요. 허걱, 역쉬! 그랬어요. 괜히 말 걸고 싶어서...

날개 2005-06-18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의 원숭이가 너무 귀엽게 생겼네요..

진주 2005-06-18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주에 너무 바빠 리뷰가 좀 뜸했지요? 스토니윈드님, 말 걸어 주어서 고마워요^.~
날개님, 속엔 더 이쁜 사진들이 참 많아요. 다이고로도 이쁘고, 오타니집안의 까맣게 반들거리는 직모의 단발머리 꼬마들도 이쁘답니다. 흑백사진은 까만 색을 참 예쁘게 표현하는 것 같아요. 까만 눈동자, 까만 머릿결, 대조되는 뽀얀 살결.....^^
(추천들..고마워요^^)

진주 2005-06-18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말없이 추천 누르신 분......
물만두 아우님이 아니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