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직원들보다 일찍 출근해서 늦게 퇴근하며 서가에만 박혀 있던 때가 있었죠..
그것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울증 자가치료 방법이었는데....



막상 도서관에 가서는 책보다는 유령처럼 서가를 소리없이 오가며 '책 제목'만 읽어댔더랬죠. 책을 펴기엔 마음이 너무 지쳐 있었고, 행여라도 슬픈 책을 만나면 울음을 주체하기 힘들 거 같아서 무서웠거든요. 그러다 가끔은 찌르르르 전기가 통하고 자석처럼 저절로 제목부터 끌리는 책을 만나면 아무렇게나 뒤적이다가 저런 페이지를 만나요. 다 읽어버리면 울음보다 더 무서운 책의 딴 세상으로 빠져버릴 거 같아서 딱 조만큼만 읽고 눈 질끈 감고 덮곤 했지요.



그러면서 나중에, 나중에, 아무렇지 않게 책 한 권 다 읽을 수 있는
마음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다시 찾아 읽으려고
이정표 삼아 저렇게 맘에 드는 문구 하나 베껴 놓기도 했는데.....
바람돌이님, 보르헤스 만나러 가는 길도 그런 거예요. 
다 지난 이야기이고 이제는, 언제 도서관 걸음에 제대로 만나 봐야죠.
너무 오래되서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근데 말이죠, 1인당 4권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박해요. 더구나 이 고유가시대에...

 

덧: 제목도 모르고 저렇게 베껴 놓은 쪼가리도 하나 없이
     어느 한 대목과, 작가 이름 '장용학'만 기억나는 것도 있습니다.
     이것도 찾아내고 싶은데...저 초간단 약도로 제 기억 속의 책을 찾아낸다는 건
     한마디로 '비산동에서 번짓수만 들고 집 찾기'나 마찬가집니다.
     몇 번 시도했는데 헛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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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lei 2008-12-04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산동 번짓수가 좀 복잡하긴 하죠
요즘은 더 커졌나요?

진주 2008-12-05 13:32   좋아요 0 | URL
한 20년 전에 주소 하나 달랑 들고
친구랑 밤새 비산동을 헤맸고 다녔어요.
하룻밤도 모자라 이틀, 삼일을...
그때 내 친구의 남자친구가 비산동에 살았는데
어찌어찌하다가 헤어지게 되었는데 그땐 삐삐도 없던 시절이니
휴대폰 같은 건 아예 없었고요..그 남친네 집은 다 있는 전화까지 없었어요.
그래서 오로지 아는 거라곤 주소 하나 의지해서..
그때 보니까 비산동 번지는 체계라곤 전혀 없더군요.
완전 중구난방....@@

바람돌이 2008-12-06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가를 돌아다니며 책제목을 훑는 것. 꽤 재밌는 놀이에요. 전 도서관 가면 좀 오래 그러고 싶은데 늘 애들 데리러 가야 한다는 압박때문에 찔끔찔끔 보고 온다죠. ^^
그런 와중에 진주님처럼 딱 내맘이야 하는 글귀를 발견하는게 더 비산동이라는 동네에서 집찾기일 것 같은데요. ^^
그 동네 도서관은 가족회원제를 아직 안하나보네요. 저희쪽 도서관도 작년까지는 4권도 아니고 3권 달랑 대출해주더니 올해부터 가족회원제 시작했어요. 그래서 가족수 *3까지 가능해졌어요. 한 번에 12권이니 애들 그림책까지 마음껏 빌려온답니다. 그쪽 도서관 게시판에 주구낭창 가족회원제 도입건의하세요. 요즘 추세같던데요. ^^

진주 2008-12-06 11:25   좋아요 0 | URL
아..가족회원제해요~글티만,애들도 각자 자기몫의 책을 빌려줘야 하기 땜에, 울신랑도 책 읽지는 않으면서 욕심은 많아서뤼 꼭 4권의 목록을 디민답니다. 울 신랑 책은 전문서적류라 저랑 상관없구요...

암튼, 한번가면 16권은 빌려오는데-도서관까지 오가는게 그리 쉽지 않네요. 일주일에 한 번 가는 것도 힘들게 느껴져요..

바람돌이 2008-12-07 23:17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가까운 곳에 도서관 건립을 건의하는게 더 필요할 듯하구요. 아 이건 쉽지 않을것 같은데... ㅠ.ㅠ

진주 2008-12-08 09:04   좋아요 0 | URL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낙숫물로 바위도 뚫는다는 심정으로..ㅎㅎ
전에 제가 살던 동네에서는 드디어 도서관 부지가 확정되고 도서관이 들어설거라고 하네요. 그게....6,7년 전의 일이예요. 그러니까 제가 거기 살면서 조금이나마 도서관건립운동에 힘을 보탠게요. 당시에도 이미 도서관의 필요성은 너무나 절박했었지요. 그 지역이 새롭게 택지가 조성되어 대단지 아파트가 막 들어서는-그러니까 인구는 웬만한 '구'만큼 많았는데 행정상으론 개별적인 區로 분리되지 않아서 도서관이 없었답니다. '1區-1도서관'제도라도 있는 모양이지요? 도서관 한 번 가려면 금호강을 건너야 한다는....
서명운동하고 궐기대회 비슷무레한 것도 하고 민원 올리고 답답한 맘에 시장한테라도 메일보내고 ㅎㅎ...등등
낙숫물이 언젠가는 바위를 뚫는다지만 공립 도서관 하나 세워지는데 10년 세월도 가벼운 것 같군여ㅡ.ㅡ

이 도시는..그 곳보다는 훨씬 도서관이 많아서 도서관 건립해달라고 할 건덕지가 없어요 ㅠㅠ 우리집이 애매하게 어느 도서관에도 가깝지 않고..에혀..큰 도시가 아닌 요만한 소도시에선 이 정도 설움은 참아야 합니다^^;

2008-12-10 13: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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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1 17: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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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2 00: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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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2 08: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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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2 13: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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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5 13: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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