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춤을 추는 중년의 커플.
여자가 남자에게 춤을 가르쳐주고 있었다.
좁은 딴스홀 보다, 넓은 해변이 춤 추기에는 얼마나 좋은 장소인가.
우리가 지나가는데도 커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게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은빛 바닷 물결. 내가 좋아하는 사진.
모델이 좋아야 사진이 좋다는 말을 실감한다.
한밤의 가로등.
잘 나온 사진이 아닌데도 특별해보이는 사진이 있다.
이 사진 역시 그렇다.
디카를 갖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이고,
밤의 바다를 걷는 기념으로 찍은 건데 퍼져있는 불빛, 흐릿한 불빛이
가로등 기둥과 맞물려 밤의 나비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