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이 사라져가는, 또는 변화해가는 시대에 사는 것은우리 세대의 운명이다. 당면한 변화에 실망하고 화를 내봤자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것은 그것대로 현실을 왜곡한다. 나의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에콰도르 사람들에게 안전성이확보되지 않은 뿌로를 계속 마시라고 강요할 수 있겠는가?
원시 부족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족시키기 위해 와오라니족에게 옷을 입지 말고 살아 달라 부탁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 사실 이 사람들이 화전민이잖아. 이들이 덩치큰 증류기를 만들 줄 몰라서 못 만드는 건 아닐 거야. 다만 이곳의 지력이 다하면 어디로든 몸을 움직여야 하니 자연스럽게 이런 형태의 증류기를 만들게 된 거겠지. 마찬가지로 이사람들의 관습과 전통이 지금은 아무리 이해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그것이 처음 생겨났을 땐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어떤중요한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닐까? 이 사람들의 모습을 있는그대로 이해할 때, 탁 PD의 마음도 편해지고 좀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
"....."

여기서 잠깐,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술인 소주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바이지우가 과거의 전통을 되살려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동안, 우리나라의 주류 시장은 아직도 저렴함을 앞세운 희석식 소주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것은 술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의 유명양조장에 가면 마오쩌둥 등 국가 지도자들의 휘호를 어렵지않게 볼 수 있다. 술을 나라의 보물로 여기고 그 제조기법을잘 살리는 것을 국가적 과업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효율과 저렴함이 최고의 가치이던 시대에 전통 제조 방식을 한참 벗어나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는 점에서 중국의 바이지우와 한국의 소주는 같은 아픔을 지니고 있다.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일단 오늘은 푹 쉬세요."
그의 유창한 한국말을 듣고 그게 어느 지방 사투리인지를 생각하는 데에만 골몰했을 뿐, 꿈에도 그것이 외국 사람의억양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알고 보니 핀초는 네팔 최고의 명문 대학교 출신이었다. 하지만 학업을 계속해도 마땅한벌이를 찾을 수 없는 고국의 현실은 그를 절망케 했다. 그런와중에 그의 귀를 번쩍 뜨이게 한 것은 이름조차 생소한 나라, 한국이었다. 주변 지인들을 통해 한국에 가면 큰돈을 벌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길로 그는 학업을 포기하고 불법 체류 노동자의 삶을 선택했다. 합법적인 산업 연수생 자격을 얻을 기회는 너무나 희박해서 차라리 복권에 당첨되기를 기다리는 편이 나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비싼 술을 만들 수가 없으요. 제조원가와 노동력만 인정하지 기술력은 인정을 안 혀 나가 이것을 한 병에 10만 원 받겠다고 하믄 원재료가 뭐냐, 재료값의25퍼센트까지만 이윤을 붙일 수 있다. 허는디 어디 와인은포도가 한 송이에 몇만 원씩 해서 그리 비싼감? 나의 술은 예술인데 그것을 원가를 가지고 평가한다면 누가 이것을 만들겠소. 그 시간에 논에 가서 일을 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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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보드카는 칵테일제조에 없어서는 안 될 베이스가 된다. 함께 들어가는 재료의맛을 가리지 않으면서 술로서의 중량감을 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아무 맛도 없기 때문에 매 순간, 마시는 사람의 감정에따라 맛이 달라지는 거죠. 자신의 감정이 이입되는 술이라고나 할까요."

"아프리카에서 비행기 타다 보면 그보다 더한 꼴도 많이봐요."
이분이 한번은 르완다항공을 탈 일이 있었는데 비행기가떠날 생각을 않더란다. 하염없이 기다리다 지쳐서 항공사 직원에게 지연되는 이유를 물어봤더니 그 대답이 걸작이었다.
"비행기 타이어에 펑크가 나서요. 지금 다른 비행기가타이어를 실어 오고 있습니다."

이렇듯 여행은 늘 놀라운 만남들로가득 차 있다. 여행자의 마음이 그것들을 외면하지 않을 만큼 열려 있기만 하면, 그것은 좁은 문을 소리 없이 통과해 들어오는 고양이처럼 어느새 내 앞에 와 있곤 한다.

커피와 술은 우리에게 잠깐 동안의 ‘위안‘을 선사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커피가 선사하는 위안과 술이 선사하는 그것은 정확히 반대 방향에 위치한다. 커피는 대표적인 흥분제다.
우리 몸에 활력을 주고 정신을 맑게 해준다. 반면에 술은 안정제라고 할 수 있다. 신진대사를 느리게 하고 느긋한 기분이들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술을 흥분제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느긋해진 기분 탓에 그동안 억제되어 있던 언행이 가능해지는 것을 두고 생겨난 오해다. 얼핏 생각하면 합쳐져 그 효과가 0이 되어버릴 것 같은 모순적인 두 액체, 하지만 안데스 산자락에서 자란 최고의 흥분제와 정글의 안정제를 한꺼번에 투여받은 나는, 몸에 더운 기운이 돌며 머리가 맑아지고마음은 너그러워지는 상태가 되었다. 극단적인 나라에 어울리는 극단적인 위안, 그 순간 카라카스의 번잡함은 우주의 티끌로도 여겨지지 않았다.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는 말할 것도 없고, 페루의 이키토스, 볼리비아의 오루로 등 까르나발이 열리는 남미 도시들은 한 해의 달력이 까르나발을 기점으로 시작되고 끝난다.
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은 다가오는 축제로부터 오늘을 살아야 할 이유를 얻고,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무용수들의 행진으로부터 고단한 삶에 대한 보상과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축제가 끝나는 그 순간부터, 또다시 내년의 까르나발을향한 기다림이 시작된다. 이처럼 까르나발에 생을 거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여기에 동원되는 물자와 인원은 상상을 초월한다. 도시끼리의 경쟁도 치열하다. 규모와 명성에서 부동의1위는 당연히 브라질 리우 까르나발이지만, 그다음은 우리라고 부르짖는 도시들이 줄을 섰다. 콜롬비아의 바랑키야도 그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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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적 습관 - 당신의 삶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스마트한 습관법
스티븐 기즈 지음, 김정희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어떻게 하면, 좋은 습관을 끊기지 않고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도서.
현재 적용 중인데, 어렵지 않게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이렇게 계속 꾸준히 하다보면, 잘하고 싶게 되는 분야가 생기고, 이제 그렇게 업그레이드 되나 보다.. Still Upgra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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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거인과 함께 가라
앤서니 라빈스 지음, 조진형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매일매일 나를 다잡아보고 되돌아보게 만들어 주는 묵상집
매일 매일 읽겠다고 해놓고서는 몰아서 한 번에 다보고 말았다.
기억에 남는 문구들이 유독 많았다.. 스크랩 하니 몇 페이지 벌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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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앞서 말했듯이 플랫폼 전쟁은 동종업계에서 점유율 싸움을 벌이는 제조업과 달리 승자가 열매를 독식하는 구도가 될 것이다. 이는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은 더 늦기 전에 미디어 플랫폼 전쟁에 참전해야 한다. 이 전쟁에서 패배하면 우리는 종속변수로 전락하고 용병으로 남고 말 것이다


2.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1998년에 넷플릭스가 등장해 산업의 모멘텀을 꺾는 데 6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미디어 산업은 성장세가 한번 꺾이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3. 그렇다면 넷플릭스는 대체 누구와 경쟁하고 있는 것일까? 사란도스는 “우리는 TV와 경쟁하지 않습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서 경쟁 대상을 ‘메가트렌드’라고 지목한 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현 상황을 계속 유지하기를 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타석에 들어서야겠죠. 엄청난 스윙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투자를 하는 이유는 케이블채널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트렌드와 승부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포켓몬GO, 올림픽, 대통령 선거 같은 ‘메가트렌드’와 경쟁해야 합니다.” 넷플릭스도 포켓몬GO와 같은 메가트렌드 때문에 시청자의 시청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는 외부에서 노이즈를 일으키는 미디어 이슈와 승부해야 하며 이를 위해 진짜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넷플릭스는 메가트렌드와 싸우고, 190개국의 로컬마켓에서 기존 미디어 플랫폼과 싸워야 하는 것이다.


4. 플랫폼 시장에서 승부는 어떻게 나뉠까? 구독자를 많이 유치한 플랫폼 사업자가 승리자일까?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플랫폼 사업자는 최상위 플랫폼 사업자에게 먹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플랫폼에 가입할 때 웹을 이용하는 편이 경제적이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가입하면 30% 비용을 더 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비용은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에게 돌아가지도 않는다. 결국은 애플이 승리한다. 미디어 플랫폼 운영이 지금 같은 방식으로 계속된다면 말이다. 최상위 플랫폼과 앱스토어, 결제 시스템을 가진 애플이 승리자다. 물론 이러한 구도에서는 구글도 빠져나갈 수 없다. 애플을 구글로 이름만 바꿔도 같은 내용이 된다. 앞으로 미디어를 이야기할 때 애플과 구글을 함께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5. 혹시나 중국이 아직도 불법으로 콘텐츠를 복제하고 불법으로 다운로드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중국 대중은 미국만큼 월별로 이용료를 내며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으며, 광고 스킵 기능이 없는 강력한 광고 기반 동영상 서비스로 많은 사업자들이 돈을 벌고 있다. 그리고 강력한 스크린 쿼터 제도와 중국광전총국SAPPRFT, State Administration of Press, Publication, Radio, Film and Television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의 비호 아래, 자국 콘텐츠를 육성하고 있으며 외국의 콘텐츠도 공동투자가 아닐 경우 배급조차 어려운 환경으로 가고 있다.


6.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지금까지 비교적 잘해왔다는 착각에 빠져 자국 시장 상황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콘텐츠도 마케팅이다. 왜 미국이 중국 배우를 써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사실 답은 우리 주변에 있다. 중국은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이 들어와 있지 않은 나라다. 애플의 아이튠즈 비디오 서비스도 들어와 있지 않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유튜브가 없어도, 넷플릭스가 없어도 살 수가 있다. 바로 아이치이와 텐센트 비디오가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1억 명이 사용하는 유료 서비스다. 물론 유튜브는 전 세계 사용자가 10억 명이 넘는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하나의 국가 안에서 5억 명이 넘게 사용하는 비디오 서비스가 두 개나 있다. 하나는 유튜브를 몰라도 살 수 있게 된 아이치이이며, 또 하나는 90년대 생을 위한 종합 비디오 플랫폼이 된 텐센트 비디오다


7. 위에서 예를 든 유튜브는 더 이상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아닌,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이 되었다. 우리는 페이스북의 동영상도 위협적인 상대로 이야기할 수 있으나 페이스북 이전에 마이스페이스MySpace라는 서비스의 흥망성쇠를 보았다


8. 전 세계 소셜 서비스는 영원하지 않다. 페이스북이 마이스페이스보다 혁신적이거나, 스냅챗이 페이스북보다 뛰어난 서비스라서 인기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부모 세대와 같은 소셜 서비스를 쓰고 싶지 않은 이유가 크기 때문일 수도 있다. 스냅챗은 부모가 쓰기 어려운 플랫폼이라 성공했다는 분석도 있을 정도다. 한편 카카오의 카카오 스토리도 소위 젊은 엄마들의 소셜 플랫폼이 되면서 다른 세대들이 순식간에 빠지기도 했다. 부모 세대의 플랫폼이라는 이유로 페이스북은 중앙아시아 이외 지역에서는 성장 속도가 정체되었다. 다행히 중앙아시아에서는 스냅챗이 인기가 없다.


9. 텐센트는 이 책의 핵심인 ‘글로벌 콘텐츠를 만들고 배급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관련하여 우리가 꼭 고민해보고 도전해봐야 할 기업이다. 하지만 사드의 영향이 사라진 뒤 한중 관계가 회복되어 처음으로 한국 콘텐츠를 중국에 팔고 싶은 사업자라면, 텐센트나 아이치이와 맞붙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그들은 이미 한류가 아닌 자신들만의 투자 로드맵이 정해져 있으니 말이다.


10. 참고로 네트워크 전용 드라마의 시청자 수 중 88%가 80~90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얼스Millennials이며 그중 70%가 여성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한국 드라마는 젊은 여성 위주의 콘텐츠가 아니면 향후 길이 다시 열리더라도 수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한류는 다양한 세대에게 두루 인정받는 콘텐츠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의 내용보다도 배우의 역할이나 외모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한한령 이후의 한류 방향은 제작사를 거치지 않고 한국 배우를 활용하는 쪽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11. 한류를 수출하는 영화·드라마 제작사는 IP를 가지고 있는가? IP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을 키우고 더 투자하는 데 인색하지는 않은가? 콘텐츠라고 하면 아직까지 영상물만 기억하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태양의 후예>의 송중기와 같은 스타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태양의 후예>에서 송중기가 맡았던 유시진 대위의 캐릭터를 키워서 다음 시즌이나 관련 상품 등을 더 개발했어야 했다. 그러면 중국만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구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고, 한류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당당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무신 조자룡> 시즌2는 나오는데 왜 우리에겐 <태양의 후예> 시즌2가 없는가? 왜 브랜드가 작가, 제작사, 배우에만 있는가? 온라인 비디오 시대에는 작품 그 자체에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


12. 저장위성의 부스에서 본 콘텐츠들은 한국 시장과 경쟁할 만큼의 능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들의 마케팅 전략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였지만, 콘텐츠는 그렇지 않았다. 콘텐츠만 좋으면 시장에서는 언제든지 통하게 마련이다. 한국이 중국 시장을 위해 수출했던 콘텐츠와 PD, 작가 및 그 외 스태프들이 지금 중국 TV 콘텐츠의 밑거름이 되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가지고 나온 콘텐츠는 한국 포맷을 수입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투자해서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들이었다. 이제 중국은 그것들을 가지고 냉정한 시험대에 오르려고 하고 있다.


13. 즉, 중국에의 수출이 막힌 것보다도 사실 중국 콘텐츠의 세계 시장 진출을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당장 지금, 우리가 시청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등의 콘텐츠 중에서도 중국에서 제작된 것들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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