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투자 프로세스를 간단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대체로 2차적 사고의 필요성을, 심지어 그런 사고방식이 있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성공적인 투자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누구나 성공적인 투자자가 될 수는 없다. 다행인 것은 시장에는 1차적 사고를 하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며, 그로 인해 2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의 수익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지속적으로 뛰어난 투자수익을 달성하려면, 당신도 이들 중 한 명이 되어야 한다.


2. 경주마가 한 마리만 출전하는 경마에 대해 들었다. 그래서 아버지는 월세돈으로 내기를 했는데, 그 경주마가 트랙을 절반쯤 돌더니 갑자기 담장 너머로 쏜살같이 달아나 버렸다. 이처럼 세상일이란 언제나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안 좋은 상황으로 끝날 수 있다. 최악의 경우란 어쩌면 ‘과거에 우리가 본 것 중에서 최악‘을 의미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세상일이란 앞으로 더 나빠질 수 있는 것이다. 2007년에 많은 사람들이 최악의 경우라고 예상했던 상황이 예상을 초월하지 않았던가.


3. 반면에 수익을 위해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를 알고, 이를 지혜롭게 수용하는 것은 가장 현명하고 가장 수익성 있는 투자의 기반이 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이를 위험한 투기(비록 그것이 사실일지라도)로 폄하하더라도 말이다.


요컨대 수익을 위해 필요한 리스크를 현명하게 감수하는 것은 투자자가 해야 할 일이다. 이를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최고의 투자자와 그 나머지 평범한 투자자들로 구분된다


4. 장기적인 투자 성공으로 가는 길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리스크 제어에 있다. 전체 투자 이력을 통틀어 대부분 투자자들의 성과는 성공사례가 얼마나 대단했느냐 보다는, 실패 사례가 얼마나 되고 그 사례들이 얼마나 나빴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리스크를 능숙하게 제어하는것은 탁월한 투자자임의 징표다.


5. 주기를 무시하고 추세를 추정하는 것은 투자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일 중에 하나다. 사람들은 성공하는 기업들은 끝까지 성공하고, 초과 성과를 내는 투자는 끝까지 초과 성과를 내며, 그렇지 못한 기업이나 투자는 끝까지 실패할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반대로 될 가능성이 크다


6. 탐욕과 낙관주의가 한데 어우러지면, 사람들은 높은 리스크 없이 높은수익을 낼 것이라고 희망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유행하는 주식에 비싼가격을 지불하며, 혹시 가치가 조금이라도 더 상승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주식을 보유하는 행동을 계속하게 만든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 자신들의 기대가 비현실적이었고, 리스크가 무시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먼저다.‘ 2005년 10월 17일 메모


7. 확신하건대, 주가가 폭락을 멈출 때쯤이면 사태가 해결되고 불확실한 것이 해결되겠지만, 대신 헐값에 살 수 있는 것은 남아 있지 않을것이다. 무엇을 매입하는 것에 다시 마음이 편해졌을 정도가 되면 가격이 매우 낮지는 않을 것이고, 따라서 아주 싸게 사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를 마음 불편하게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은 대체로 모순이다.


8. 우리가 작은 그림에 집중할수록 그것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다. 부단한 노력과 기술로 우리는 각각의 기업과 증권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지속적으로 알 수 있지만, 시장과 경제에 대해서는 노력과 기술이 그만큼 빛을 발하지 못한다. 이에 나는 사람들에게 알수 있는 것을 알려고 노력하라고 제안한다.


9. 다음 장에서 이에 대한 예외의 경우를 자세히 설명할 것인데, 투자자들은 자신이 현재 주기와 시계추의 어디쯤 서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노력이 미래를 바꾸거나 미래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만들지는 않을 것이나, 예상되는 상황에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10. 알 수 있는 것, 또는 할 수 있는 것을 과대평가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 예컨대 뇌 수술을 할 때, 대양 횡단을 할 때, 투자할 때가 그렇다. 자신이 알 수 있는 것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그리고 그 너머에서 모험하지 않고 그 한계 안에서 움직이는 것)은 상당한 강점이 될 수 있다.


11. 중요한 것은 이런 사항들을 기록하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뭐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매일 어떤 일이 벌어진다고 해서 그때마다 우리가 행동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시장이 극단적인 상황에 있고, 따라서 시장의 성명이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는필요한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


12. 정확히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모른다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는 가치를 확고히 하며, 분석을 통해 얻은 의견을 가지는 한편, 기회가 스스로 찾아왔을 때 자산을 가치보다 더 싸게 매수함으로써 가치가 우리편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13. 많은 결과들이 우리에게 불리할 가능성이 크므로 우리는 방어적 투자를 해야 한다. 유리한 결과 아래서 최대한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보다 불리한 결과 아래에서 확실히 살아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


14. 25년 내지 30년 전, 내가 고수익채권을 처음으로 관리하던 그 시절에 잘나가던 경쟁자들은 지금 모두 어디에 있는가? 지금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놀랍게도 15년이나 20년 전에 부실채권을 관리하던 유망했던 경재자들이 지금은 한 명도 기업의 대표로 남아 있지 않다. 그들은 모도 어디로 갔는가? 많은 이들이 조직적인 결함으로 자신이 세운 계획이 지속 불가능해지면서 사라졌다. 그리고 그 외의 사람들은 홈런을 치기는 했으나 삼진을 당하는 바람에 사라졌다. 이와 관련해 기막힌 패러독스가 떠오른다. 나는 많은 투자매니저들의 경력이 홈런을 치는 데 실패해서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삼진을 너무 많이 당해서 경기에서 제외된 것이다. 이를테면 상승 종목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하락 종목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매니저들이 계속해서 홈런을 치기 위해 노력한다.


15. 이 책의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는 손실을 회피하려는 노력이, 무리하여 좋은 실적을 올리려는 노력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리하게 실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성공할 수 있겠지만, 가끔 시도해서 실패할 경우 영영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반면 손실 회피의 노력은 좀 더 자주 성공할 수 있고, 결과를 더 신뢰할 수 있으며, 실패해도 무리한 실적을 추구하다 실패했을 때보다는 훨씬 견딜 만한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당신이 리스크가 큰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면, 하향 변동 추세가 당신의 의지를 꺾을 수 있고, 저점에서 모두 매각 처분하도록 만들 수 있다. 반면 리스크가 너무 적은 포트폴리오로는 강세장에서 평균성과에도 못 미칠 수 있지만 누구도 그 정도로 빈털터리가 된 적은 없다.


16. 기업실사가 충분하지 않으면 투자 손실을 가져온다. 손실을 피할 수 있최고의 방어는 통찰력 있는 분석과 워렌 버핏이 말한 오차 범위를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사람들은 돈을 잃는것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해 걱정한다. 또한 시간 소모가 큰 회의적 분석은 시대에 뒤처진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다.


17. 경기가 좋을 때에는 자본이 혁신적인 투자에 몰리는데, 많은 경우 오래 견디지 못하고 사라진다. 낙관적인 투자자들은 무엇이 잘못될까가 아니라, 무엇이 효과가 있을까에 초점을 맞춘다. 열기가 신중함을 밀어내고, 사람들은 이해되지 않는 새로운 투자상품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 대체 무슨 생각을 했던 것일까 궁금해 한다.


18. 자산을 가치 이하로 매각하게 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절호의 매입기회는 주로 인식이 현실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에 존재한다. 좋은 자산은 누가 봐도 쉽게 알 수 있지만, 저가의 자산을 찾는 일에는 예리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투자자들은 종종 객관적인 우수성을 투자 기회로 오인한다. 최고의 투자자는 자신의 목표가 저가 매입 자산을 찾는 것이지 좋은 자산을 찾는 것이 아님을 안다.


19. 가격이 가치 이하일 때 매입하는 것은 수익 가능성 창출뿐만 아니라, 리스크를 제한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고성장에 대한 비용을 따로 지불하지 않고, 한창 상승 추세를 타느라 과열된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것도 리스크를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다.


20. 투자 성공에 꼭 필요한 요소 중에 하나는, 따라서 가장 훌륭한 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요소 중에 하나는, 거시적 미래라는 관점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리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경제, 금리, 시가총액에 앞으로 무슨 일이 발생할지에대해 시장 예측보다 많이 아는 사람은 있다고 해도 많지 않다. 따라서 투자자는 산업, 기업, 증권 등 ‘알 수 있는 것‘들을 앎으로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초점을 좁힐수록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알 수 있는 가능성은 커진다.


21. 남다른 통찰력을 가진 투자자들만이 미래의 사건들을 좌우하는 확률분포를 주기적으로 예측할 수 있으며, 잠재 수익이 확률분포도의 좌측 꼬리에 숨어 있는 리스크를 보상하는 때가 언제인지 감지할 수 있다. 성공적인 투자에 필요한 조건을 간략하게 설명한 이 문장(수익 가능성의 범위와 뜻밖의 상황이 전개될 리스크를 이해한다는 가정 아래)은 독자 여러분이 주목해야 마땅한 요소들을 정확히 보여준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요소를 과업으로 삼기를 권한다. 이는 도전 의식을 북돋고 흥미진진하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여행으로 여러분을 이끌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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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보급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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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우주에서 바라보았을 때, 반짝반짝 빛나는 푸른 별 지구. 우주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먼지에 불과한 우리지만 아직까지 이 광활한 우주에서 인류는 지적 생명체를 발견하지 못 했습니다. 이는 인간이 무지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지만, 생명이 태어나기 좋은 조건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무인도에 가져갈 단 한권의 도서 ? 

알릴레오로도 유명하신 유시민 작가님이 내가 만약 무인도에 떨어진다면, 가져갈 단 한권의 도서라고 말씀해 더더욱 유명해진 그 도서 '코스모스'입니다. 한국에 정식 발매된지 20년 가까이 되었으나 여전히 과학 교양 도서로 잘 팔리고 있는 스테디셀러이자 베스트셀러인 도서입니다. 코스모스가 유명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정도로 방대한 부분의 과학관련 부문을 쉽게 풀어쓴 도서이기 떄문일 것입니다. 


저자인 칼 세이건은 과학의 대중화에 앞선 인물로 기존 학계에서는 호불호가 다소 갈렸던 인물이라고 합니다. 과학을 쉽게 전달한다는 것이 기득권층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달가운 일이 아니였을 수도 있겠지요. 


도저히 그 크기가 가늠조차 되지 않는 우주에서 우리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요? 우주의 끝이라는 것은 존재할까요? 우리가 만약 생명체를 찾아낸다면, 그 생명체는 우리보다 더 지적으로 우월한 존재일까요? 그렇다면, 그들이 우리를 먼저 찾아와서 박살내놓지 않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등등 우주는 우리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만들게 합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알아나가고자 하면, 정말 인간이 아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끝내 미치게 되지요. 우주라는 것은 생각만 하더라도 사람을 숙연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지금의 세계란 것이 실제일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가 바라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모든 것은 어쩌면 컴퓨터 가상현실처럼 아무것도 아닌 일지도 모르겠지요. 그저 리셋하면, 다 사라지고 마는 하나의 실험일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보면, 흥미롭고 어떻게 보면 좀 무섭군요. 


우주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 쯤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다행히 코스모스는 여느 과학 도서들과는 달리 표지부터 읽어보고 싶게 생겼답니다 ~


코스모스 기억에 남는 문구들 - Click to Move

비시니액이 여느 사람 같았으면 바이킹 생물학 팀에서 당장에 뛰쳐나갔을 것이다. 그러나 비시니액은 관대하고 헌신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뛰쳐나가는 대신, 화성에서 생물을 탐사하려는 이 계획에 최상의 기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결국 그는 지구상에서 화성과 가장 비슷한 환경이라고 생각되는 지역, 즉 남극의 건조 계곡(dry valley)을 찾아 가기로 작심했다. 예전에 남극의 토양을 조사했던 몇몇의 연구자들이 그곳에서 발견된 얼마 안 되는 미생물들이 건조 계곡의 토착 생물이 아니라 좀 더 온화한 지역에서부터 바람에 실려 온 이주자라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었다.

토론에서 정말로 필요한 것은 논지의 완벽함이지 그 논지가 지니는 권위의 무게가 아니다.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이들의 권위가 배우고 싶어 하는 자들에게 장애의 요인으로 작용하여, 결국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판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든다. 권위의 무게가 중시되는 사회에서는 주어진 문제의 답을 스승이 내린 판단에서만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나는 피타고라스학파에서 통용됐던 이와 같은 관행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그들은 논쟁에서 "우리의 스승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는 식으로 대답하는 습관이 있었다. 여기서 스승은 물론 피타고라스를 가리킨다. 이미 정해진 견해들이 아주 강해서 타당한 이유가 제시되지 않은 채 권위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식이었다.

당장 끌어다 쓸 수 있는 노예의 노동력이 기술 개발의 경제적 동기를 갉아먹었다. 따라서 중상주의의 전통은 기원전 600년경 이오니아의 위대한 깨달음을 이룩하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노예 제도를 통하여 200여 년 후에는 과학적 사고의 몰락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인류사의 모순 중 모순을 바로 여기에서 볼 수 있다. 비슷한 경향을 우리는 세계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엉뚱한 꿈을 격려해 주신 부모님과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아주 큰 행운이었다. 그리고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다른 세상을 실제로 탐험하고 우주를 심층 탐사할 수 있는 시대에 살 수 있게 된 것도 내게는 엄청난 행운이었다. 만일 내가 더 앞선 시대에 태어났다면 나의 의지가 아무리 강했더라도 나는 별이나 행성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또 다른 태양과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조상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자연을 100만 년 동안이나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탐구한 결과인 것이다. 또 그들이 대담한 생각으로 대자연에서 찾아낸 중대한 비밀 중의 하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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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시니액이 여느 사람 같았으면 바이킹 생물학 팀에서 당장에 뛰쳐나갔을 것이다. 그러나 비시니액은 관대하고 헌신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뛰쳐나가는 대신, 화성에서 생물을 탐사하려는 이 계획에 최상의 기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결국 그는 지구상에서 화성과 가장 비슷한 환경이라고 생각되는 지역, 즉 남극의 건조 계곡(dry valley)을 찾아 가기로 작심했다. 예전에 남극의 토양을 조사했던 몇몇의 연구자들이 그곳에서 발견된 얼마 안 되는 미생물들이 건조 계곡의 토착 생물이 아니라 좀 더 온화한 지역에서부터 바람에 실려 온 이주자라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었다.


2. 토론에서 정말로 필요한 것은 논지의 완벽함이지 그 논지가 지니는 권위의 무게가 아니다.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이들의 권위가 배우고 싶어 하는 자들에게 장애의 요인으로 작용하여, 결국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판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든다. 권위의 무게가 중시되는 사회에서는 주어진 문제의 답을 스승이 내린 판단에서만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나는 피타고라스학파에서 통용됐던 이와 같은 관행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그들은 논쟁에서 “우리의 스승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는 식으로 대답하는 습관이 있었다. 여기서 스승은 물론 피타고라스를 가리킨다. 이미 정해진 견해들이 아주 강해서 타당한 이유가 제시되지 않은 채 권위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식이었다.


3. 당장 끌어다 쓸 수 있는 노예의 노동력이 기술 개발의 경제적 동기를 갉아먹었다. 따라서 중상주의의 전통은 기원전 600년경 이오니아의 위대한 깨달음을 이룩하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노예 제도를 통하여 200여 년 후에는 과학적 사고의 몰락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인류사의 모순 중 모순을 바로 여기에서 볼 수 있다. 비슷한 경향을 우리는 세계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다.


4. 그러나 필요가 있을 때마다 여기 조금 바꾸고 저기 찔금 확장하는 식으로 도시를 가꾸어 왔기 때문에, 오늘날 세계 대도시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뒤죽박죽의 상태이다. 그런데 사람의 두뇌도 도시와 비슷하게 성장해 왔다. 도시건 두뇌건 양쪽 모두 처음에는 작은 중심부에서 시작하여 서서히 커졌다. 진화가 진행되는 동안 먼저 생긴 부분들은 그대로 남아서 그들 나름의 기능을 계속 수행해 왔다. 진화의 과정에서는 두뇌 안쪽의 오래된 부분을 모두 제거하고 좀 더 좋은 새 기능의 뇌로 그 부분을 완전히 대치할 수는 없다. 집을 수리하는 동안에도 낡은 집의 기존 기능이 계속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뇌간을 R-영역이 둘러싸고 그 위를 변연계가 덮고, 그리고 가장 바깥에 대뇌 피질이 자리하게 되었다. 기존 부품들이 비록 오래되기는 했지만 생명 현상의 근본을 좌우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그들의 기능을 잠시 멈추고 통째로 갈아치울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는 성능이 많이 떨어지고 때로 비생산적인 일을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낡은 부품들이 숨을 헐떡이면서 자신의 기능을 계속 발휘하게 두는 수밖에 없다.


5. 신경심리학자 제임스 프레스콧(James W. Prescott)이 산업화 이전 단계에 있는 400여 개의 사회를 선정하여 그 문화들을 상호 비교하는 통계 분석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유아기에 피부 접촉을 통한 애정 표현이 발달된 문화일수록 폭력을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피부 접촉 문화가 발달하지 않는 사회에서 자란 어린이들이라고 하더라도, 성생활이 크게 제약받지 않는 사회에서는 이들 역시 성인이 됐을 때 폭력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스콧의 주장에 따르면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사회들은 주로 육체적 쾌락을 박탈당한 사람들로 구성된다고 한다. 인생의 결정적 두 단계인 유아기 또는 성인기 중에서 어느 한 시기에라도 피부 접촉을 통한 사랑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폭력 성향으로 기울게 된다는 것이다. 피부 접촉을 권장하는 사회에서는 절도라든가 광신적인 종교 조직 등을 볼 수 없고, 부의 지나친 과시로 남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도 잘 보이지 않는다. 이와 대조적으로 유아 체벌이 성행하는 사회에서는 노예 제도, 잦은 살인, 고문, 심지어는 원수의 수족을 절단하는 행위 등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여성 학대가 극심하고, 하나 또는 여러 가지의 초자연적 존재가 개인의 일상을 간섭한다고 철저히 믿는다.


6. 이러한 엉뚱한 꿈을 격려해 주신 부모님과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아주 큰 행운이었다. 그리고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다른 세상을 실제로 탐험하고 우주를 심층 탐사할 수 있는 시대에 살 수 있게 된 것도 내게는 엄청난 행운이었다. 만일 내가 더 앞선 시대에 태어났다면 나의 의지가 아무리 강했더라도 나는 별이나 행성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또 다른 태양과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조상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자연을 100만 년 동안이나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탐구한 결과인 것이다. 또 그들이 대담한 생각으로 대자연에서 찾아낸 중대한 비밀 중의 하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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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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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인류를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는 기존세대들과 명백히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을 이해하고 이들에게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제는 앞으로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들의 주된 사명이 될 것이다. - 본문의 내용 중 - 


포노사피엔스 ? 그거슨 바로. !

포노사피엔스는 휴대폰 사용에 익숙한 신인류를 지칭합니다. 신인류라니, 거창한 표현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최재붕 교수님은 그에 비견되는 변화가 일어났음을 지적합니다. (용어는 이코노미스트지에서 2015년에 맨 처음 나온 용어라고 합니다.) 이제 우리는 모르는 정보가 있을 때, 스마트폰을 통해서 찾아보는 것이 익숙합니다. 또, 길을 찾을 때면 너무나도 익숙하게 스마트폰을 꺼내서 찾아다닙니다. 정보란 것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접근성이 높아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변화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변화들이 실제로 일어났을까요? 


포노 사피엔스가 상징하는 변화들

첫 번째 변화는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정보격차가 현격하게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예전에는 모르는 장소를 갈때면 으레 택시기사와 정보격차가 엄청나게 났습니다. 소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어느장소로 가주세요. 하고서는 기사에게 몸을 맡기는 것 뿐이었죠. 이제는 네비게이션을 통해 소비자와 택시기사와의 정보격차는 거의 없다시피 되었습니다. 이제 택시기사가 일부러 요금을 많이 내게 하기 위해 불필요한 이동을 한다든가 등의 행동은 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아무리 초행길이라도 네비게이션을 켜두면 되기 때문이죠. 이제, 잘 알려지지 않은 지름길 정도로 갈 때도 소비자에게 설명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변화는 또 있습니다. 카카오택시 등의 택시 어플을 통해 가는 길을 추적할 수 있고, 관련 정보를 나와 친한 사람에게 제공해 범죄를 미리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정보를 취득하는 방법에서도 많은 차이가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모르는 정보가 있으면, 도서관을 찾아가거나 그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가서 자문을 구해보아야지만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검색만으로도 상당한 정보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정부 공식기관 자료들 같은 경우는 클릭 몇 번만으로도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정보를 얻게되는 시간차이 조차도 전 세계적으로 매우 축소되었습니다. 


비즈니스의 형태에서도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예전에는 입소문을 타거나 주변에 오프라인 광고를 통해서만 해당 음식점 혹은 비즈니스를 홍보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한 광고는 필수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나의 SNS 친구들이 추천하고 많은 좋아요를 받은 식당이 장사도 더 잘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극단적인 투명성 역시 바뀐 트렌드 중에 하나입니다. 선진국가들에서 거의 누구나 휴대폰 하나씩은 들고다니는 시대가 되면서 흔히 말하는 '갑질행위'도 쉽게 수면위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잘 못된 행위가 영상으로 촬영되거나 녹취되어서 페이스북에 퍼지게 되면, 해당 회사의 존립이 어려울 정도가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또,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두가 공급자이가 수요자가 되는 시대는 옛날에 말하는 사람을 괴롭히고, 직원을 하대하는 회사를 소비자들이 용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언론과 여론의 형태 역시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TV 등의 형태로 일방적으로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형태였다고 한다면 ,이제는 쌍방향 소통을 합니다. 종이신문을 통해서 뒤늦게 정보를 접하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습니다. 실시간으로 연결된 디바이스들을 통해서 정보를 얻지요. 정보의 의도적인 왜곡은 이제 거의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접하면서, 잘 못된 부분이 있다면 곧 바로 지적을 하고 수정을 요청할 수 있게 되었기 떄문이죠.


물론, 이런 변화들이 순기능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역기능은 휴대폰 중독이 있습니다. 길을 걸으면서도 휴대폰을 하다가 사고가 나는 일,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살다보니 일어나는 시력 저하 현상과 거북목 등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들이 있습니다. 어디서든, 언제든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무언가 한 가지에 집중하기 어렵게 된 상황 등등 역기능 역시 적지 않습니다. 허나, 저자분께서도 지적했듯이, 부작용을 감내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새로운 혁신도 변화도 없습니다. 종국에는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길을 걷기 마련이지요. 


세대를 이해하는 것. 곧 트렌드를 이해하는 것

어떻게 하면, 미래를 앞서나갈 수 있을까요? 그 중 한 가지 방법은 세대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90년생이 온다. 밀레니얼 세대가 온다. 또, 포노 사피엔스가 온다 등등 세대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도서들을 읽어보아야 할 이유입니다. 왜 세대에 대해서 알아야 할까요? 이들이 이제 곧 주요 소비층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요 소비층은 곧 기업의 입장에서 주요 고객층을 말합니다. 기업의 비즈니스가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 한다면, 그런 비즈니스는 사라질 수 밖에 없겠지요. 


포노사피엔스는 그런 점에서 충분히 읽을만한 값어치가 있는 도서입니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지요. 그럼, 오늘도 즐거운 독서 행복한 하루 되세요 ! 


포노사피엔스 기억에 남는 문구들

1. 기성세대의 정치 성향은 다소 분명하게 대립되는 양측으로 갈려 있습니다. 제조업 중심의 기업으로 이루어진 사회는 경영자와 노동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노동자의 편을 드느냐, 아니면 경영자의 편을 드느냐로 양분화된 정당들이 서로 목소리 높여 싸우는 게 익숙합니다. 이것이 지난 50년간 기성세대들이 만들어놓은 대한민국의 문명입니다. 정치, 경제, 산업, 시장, 사회가 전부 이것을 기준으로 운 영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앞으로도 계속될 우리의 발전 방향이 라고 모두 믿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새로운 혁명이 시작되면서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한 것입니다.


2.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들이 거대 자본을 투자해서 기존의 신문사와 방송사를 무너뜨린 게 아니라는 겁니다. 자연스러운 고객의 선택으로 성장했다는 것이죠. 10년 사이 변화한 인류는 아침에 읽던 신문은 끊어버렸고, TV보다는 유튜브를 더욱 많이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은 그 흔한 TV광고 한번 크게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은 수백 개의 기업들 중 선택받은 기업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오로지 포노 사피엔스만을 생각하는 기업입니다. 소비자의 표준이 누구인지가 명확한 기업이죠. 


3. “스마트폰은 앞으로 필수니까 적절하게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SNS는 이제 기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니 어려서부터 활발하게 잘 쓸 줄 알아야 한다. 유튜브는 검색뿐 아니라 직접 방송도 해보고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이제 게임은 하나의 스포츠란다. 어려서부터 인기 있는 게임은 좀 배워두고 방송도 불 줄 알아야 한다.”


4. 음악 소비 변화가 내가 속한 산업 분야에 찾아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얼마나 그런 일들이 현실이 되었는지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이해하십시오. 이러한 분석에 기반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작업이 바로 퍼스트 무버가 되는 길입니다. 모든 답은 이미 데이터가 알고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보고 있지 않을 뿐입니다. 이래서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빅데이터의 분석 능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데이터를 읽는 힘을 가지면 새로운 세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5. 잠자리에 누우면 천장에 당구공이 왔다 갔다 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알코올 중독에 빠진 사람들도 있고 당구에 미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슬기롭게 잘 극복하고 술과 당구를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도구로 만들면서 현재의 자리에 왔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얼마든지 그럴 힘이 있습니다.(게임중독 걱정에 대해 언급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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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승리 - 도시는 어떻게 인간을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하게 만들었나?
에드워드 글레이저 지음, 이진원 옮김 / 해냄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여러분은 도시에 대한 이미지가 어떤신가요? 자연을 파괴하고 매연냄새 가득하고 사람들이 복 터지게 많아서 어디를 마음먹고 가기에도 힘든 공간. 그렇게 기억하시지 않나요? 지하철을 탈때면, 정말 편리한 대중교통이구나 .이렇게 빠르게 장소를 이동할 수 있다니.. 라고 생각하시기 보다는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은거야 ... ㅜㅜ ' 이런 식으로 생가하시지는 않으신가요? 도시는 자연을 파괴하고 사람들이 도시에 모여살아서 문제랄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이 잘 못되었다면, 믿으실 것인가요? 도시의 승리는 왜 우리의 생각이 잘 못되었는지, 도시에 사는 것이 어떤 이점을 제공하는지를 다루는 도서입니다.


도시의 승리? 이전까지는 도시의 패배였을까? 

'도시가 승리한다'는 용어는 참 생소한 용어입니다. 이 도서는 도시가 여러모로 우리에게 이점을 주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는 도서입니다. 우리가 도시에 모여 삶으로써 더 많은 환경을 파괴하고, 너무나 뭉쳐살아서 서울 집값이나 폭등시킬정도로 올려놓기나 하고(궁시렁 궁시렁...) 놀거리가 많다는 것 말고는 도시라는 것이 시골과는 달리 그렇게 이점이 없다고 느끼기까지 합니다. 심지어, 우리는 경제적으로 자유를 얻게 난 뒤에 '도시에 남겠어!'라는 말보다는 시골에 내려가서 전원생활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니까요. (이건 안 겪어본 것을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인간의 본성 때문일까요. ?)


여하간 이 도서는 그런거 다 틀렸다고 말하는 도서입니다. 우리가 도시에 몰려서 사니까 더 많이 환경을 파괴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흔히 도시의 CO2 배출량이 시골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것 등을 이유로 그렇게 주장하는데, 그건 사실이지 진실이 아닙니다. 1인당 CO2 배출량으로 비교해보면 시골이 도시보다 월등히 배출량이 높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살지 않으면, 난방을 때우든 무슨 생활을 하든 단위당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죠. 도서는 직접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처럼 자연에 콕콕 박혀서 사람들이 살면, 그 자연도 다 망가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시골에 사는 사람도 난방때우고 차도 몰지 않겠습니까? - 도시에서는 대중교통으로 더 싼 값에 이동이 해결되는데도 말이지요. 


저자는 도시의 팽창을 막기위해 행해지는 인위적인 규제 역시 잘 못될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도시 근교에서 설립되었으면, 되었을 건물이 규제로 저 멀리 해안가나 다른 곳에 건축된다구요. 이는 보존되어야 할 자연경관을 망치는 결과로 이어지거나 근교에 있음으로써 더 효율적으로 작동될 수 있었던 기관의 효율을 감소시키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수도권 집중화를 막기 위한 행동들이죠. 도시의 승리에 따르면, 사람들이 도시에 지나치게 집중되는 건 잘 못된 것이 아니라, 더 효율적이고 더 생산적으로 되는 과정인 것입니다. 모일수록 좋은 것들은 모아두자 이것이지요. (여기서는 중심부에 속했느냐의 여부로 결정되는 박탈감 등의 심리적 요인들은 제한 듯 합니다. 뭐 이런거 저런거 다 따지다 보면, 세상의 답이 어디 있으며 어디 올곧은 주장하나나 내놓을 수 있겠습니까.)


오밀조밀 도시가 주는 또 하나의 이점 - 인적 네트워크

오밀조밀하게 사는 것의 장점은 또 있습니다. 단위당 환경파괴량이 적다는 점, 이동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교통인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말고 인재들이 모여서 지내는 공간이 도시라는 것입니다. 인재들의 창의성을 어떻게 창발시켜서 폭발시켜버릴 수 있을까요? 이는 자극을 주는 사건과 상황을 많이 제공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똑똑한 사람들끼리 모아두고 자주 만나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창의성은 번뜩번뜩 밥먹는 순간이나 동료와 아무런 긴장없이 나누는 대화에서 나오기 마련입니다. 인간이 그런 존재이니까요. 지금처럼 인터넷 기술이 발달해 지역과 공간의 격차가 지극히 낮아지고 제약이 사라진 시대에도 여전히 사람과 사람이 면대면으로 만나는 것과 어떤 매체를 통해서 만나는 것은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도시는 여기서도 또 다른 승리의 힌트를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이죠. 


도시는 어떻게 승리하는가 

도시는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매료시킴으로써 다른 어떤 형태보다 더 성공한 형태입니다. 도시를 통해 우리는 혁신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었으며, 환경파괴를 좀 더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통념과 말이지요. 이 도서는 그런점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도서입니다. 마치, 회의적 환경주의자나 팩트풀니스처럼 말이지요. 세상이 요지경 이꼴에 망해가고 있다는 주장과 달리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개선을 이뤄내고 있으니까요.


한 번쯤 시간이 나실 때 일독을 추천드립니다 ~ 그럼, 행복한 도서 즐거운 하루 되세요 ! 


도시의 승리 기억에 남는 문구들


1. 싱가포르가 거둔 성공은 공공 분야가 유능할 때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뛰어난 혁신과 번영 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리콴유는 자유시장 자본주의와 국가 주도 산업화라는 어울리지 않지만 극도로 성공적인 조합을 추진했다. 그는 래플스의 온정주의 성향을 물려받아서 저축에 보조금을 지급했고, 침을 뱉는 등 공공질서에 위해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벌금을 부과했으며, 술에 높은 관세를 매겼다.

싱가포르는 거대한 카지노 건물을 새로 지어서 외국 도박꾼들을 끌어모음으로써 큰돈을 버는 행복을 느끼고 있지만 자국 국민들에게는 도박을 장려하지 않는다. 싱가포르 국민들은 카지노에 들어가려고만 해도 70달러가 넘는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2. 유럽의 인적 자본은 수천 년 동안 이어온 문화의 산물이며, 그것은 또한 기업과 도시 차원에서 모두 경쟁 우위를 창조하는 교육을 제공할수 있다. 밀라노의 경우 그곳에 있는 그 많은 디자인 인재들이 도시를 역동적인 의류 수출 지역으로 만드는 차원에서 벗어나서 더 즐겁고 재미있으면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장소로 만들어주고 있는데, 이것은 도시의 성공을 일구어내는 또 다른 길이다.


3. 이 책 2장의 주제인 도시실패로부터 배운 교훈 중 하나는, 주택 수요가 거의 없는 쇠락한 도시에서 추진된 건축 활동은 유익하지 않으며, 초고층 스카이라인이 쇠퇴하는 도시들을 되살려낼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되었다는 사실이다. 스프롤 현상에 대해 설명한 7장이 주는 교훈 중 하나는 휴스턴은 충분한 수요가 있는 장소에서 건축 제한을 풀어서 경제적으로 합당한 주택을 풍부하게 공급함으로써 많은 미국인들을 끌어모았다는 사실이다. 건물은 선벨트 지역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충분한 흥밋거리를 갖춘 오래된 도시들에서도 공간을 확장시키고 열정적인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게해준다.


4. 18세기 프랑스 계몽 사상가인 장 자크 루소는 ˝도시는 인간종이 모여 사는 깊은 구렁이다˝ 라는 유명한말을 남겼지만, 그는 도시를 완전히 잘 이해했다. 도시는 인류를 가장 밝게 빛나게 만들어주는 협력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다. 인간은 다른 인간으로부터 그토록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에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더 많이 배운다. 도시의 혼잡성은 다른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를 관찰함으로써 얻는 새로운 정보의 지속적 흐름을 창조한다. 19세기 파리에서 모네와 세잔이 서로를 찾아냈고 20세기 시카고에서 벨루시와 애크로이드가 서로를 찾아내듯이 대도시에서 사람들은 취향을 공유하는 동료들을 선택할 수 있다. 도시는 관찰, 청취, 학습을 더이게 할 수 있게 해준다. 인류의 본질적인 특징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울 수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도시는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들어준다.


5. 도시들의 경우 학교 교육에 투자하면 두 가지 성과를 얻는다. 학생들이 더 많은 기술을 습득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학교를 더 생산적으로만든다. 더 나은 학교는 또한 더 좋은 교육을 받은 부모들을 끌어들이고, 이런 부모들은 학교를 곧바로 더 생산적으로 만든다. 똑똑한 도시를 창조하는 최고의 방법은 능력 있는 사람들을 끌어모아서 훈련시키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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