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평평하다 - 21세기 세계 흐름에 대한 통찰
토머스 L. 프리드만 지음, 이윤섭 외 옮김 / 창해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북한 핵 논란이 한참 일어날 때 이 책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프리드먼이 전작인 올리브나무에서 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하던 이론이
세계화가 된 국가들 사이에서는 전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계화가 서로 이익이 되기 때문에
전쟁을 통해 그 틀을 깨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해서 굳이 전쟁으로 휘말려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 예로 전작에서는 맥도날드, 이번 작품 평평하다에서는 델(Dell)의 공급망에 포함되었는지를
기준으로 제시한다.

그렇게 보면 한국과 북한, 대만과 중국은 어떠한가? 대만과 중국 사이의 전쟁가능성은 미사일 훈련
대만의 독립선언 등으로 가끔 나타난다. 하지만 실제 발발 가능성은 한국보다 훨씬 낫다.
대만 자본은 본토(중국)에 막대하게 투입되고 있고 심지어 한국 기업에 대한 대결을 위해
일본이 대만에 기술을 공여하고 대만은 자본과 결합해서 중국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다국적 포위망
구조가 설립되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양국 사이의 긴장은 공급망의 파괴에 따른 공멸을 가져올 것이라는게 프리드먼식 주장이다.

반면 한국과 북한은 어떠한가? 교류는 있지만 그것이 세계화의 기준에 부합되는 수준은 아니다.
개성공단에서 만들고 있는 산품들은 아직 초보적이라 고부가가치 제품들이 되지 못한다.
Dell의 예를 볼 때 컴퓨터 산업의 여러 부품들 중 하나라도 맡으려고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기술적
축적과 자본 투하가 많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남과 북의 관계가 중국 대만 보다는 한결 위기라는 점은 분명하다.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여부는 그런 각도에서도 중요하다.
이 공단이 지금보다 생산능력을 늘리고 고도화시킬 수 있다면 북한 사회 자체에 미치는 변화의 영향은
놀라울 정도로 커질 것이다. 지금도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것이 북한사람들의 선망에 들어간다면
만약 100만명 까지 고용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친 가족까지 포함시키면 400만 친척을 포함시키면
1000만 이상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 된다.

어떻게 100만명까지 늘리냐고 묻는다면 답은 오히려 매우 간단할 수도 있다고 하겠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만 하더라도 중국에서 조선족을 수백명 이상 고용하고 있다. 네이버의 검색 메커니즘이 상당히 많은 수작업이 필요한데 이를 조선족의 특화된 장점 즉 한글소화능력으로 커버하는 것이다. 이런식의 일의 재편은 무수히 많이 일어날 수 있고 한국사회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콜센터,SW 개발 등 옮겨 갈 수 있는 후보들은 무수히 많다.

굳게 닥친 죽의 장막을 타고 넘어간 것은 바람이 아니라 햇볕이다. 그런 점에서 개성공단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지렛데임은 분명하다. 소련사회를 붕괴시킨 것도 서방의 무기가 아니라 각종 공산품에 대한 동경임을 잘 기억해야 한다.

한쪽에서는 프리드먼식의 평평해지는 세계를 이야기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부시와 같은 네오콘들은 파키스탄에게 했던 협박처럼 석기시대로 돌려놓겠다고 말한다. 폭격을 통한 평평함을 추구하는 그들과는 다른 각도로 세상을 논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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