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콘서트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1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경제학, 어렵고 무겁게 느껴지고 나와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되는 학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우리에게 가깝게 놓여 있다.

특히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살아가면서 내내 우리의 경제적 사고의 기초를 형성한다.
아파트 공급을 급격히 늘린 노태우는 집값을 잡았지만 한사코 이를 거부한 노무현 정부는 결국 실패하고 있다.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더라도 중국에서 수입되는 농산물이 늘어나면 동네 밥값은 덜오른다.
이를 약간 더 확장하면 금리에 대한 눈이 띄여져간다. 금리를 내리면 돈이 더 많이 공급되고 소비가 늘어난다. 잘못하면 인플레로 이어지지만 이때쯤 다시 금리를 올려 돈을 줄여나간다.
이런식으로 경제학의 원리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데 꽤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이 책은 여러가지 사회현상의 이면에 놓인 경제학의 원리를 잘 보여준다.

첫 장이 보여주는 스타벅스 이야기를 잘 읽어보라. 가격은 결코 원가 더하기 알파라는 공식에 의해 형성되지 않는다. 그 보다 소비자가 낼 수 있는 만큼 받아내는 것이 좋은 가격정책이다. 이것이 잘 통하는 영역이 이른바 명품 분야다. 일상적 효용에 더해서 소비자가 추구하는 부가적 효용을 주목해 그들은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바꾸어 말하면 가격의 원리를 좀 더 이해하면 보다 효율적인 소비를 수행하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다음장은 슈퍼마켓이야기로 옮겨간다. 많은 물건을 쌓아놓는 슈퍼마켓은 그만큼이나 친절히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100g당 얼마인지 친절히 알려주기도 하고 제품이 유기농으로 만들어졌는지 심지어 원산지 농민들과 공정한 무역을 하고 있는지도 커다란 게시판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알린다.
과연 그 진정한 의도는 무엇일까? 슈퍼마켓이 진짜 그 행위를 위해 지출하는 구매비용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그러면 왜 그 행위를 그렇게 강조할까? 답은 소비자가 중남미의 가난한 농부를 돕고 있다는 도덕적 우월성을 부여하거나 혹은 가족에게 더 건강한 배려를 하는 가장이라는 우월감을 주어서 결국 지갑을 더 많이 열게 만들려는 것이다.

조금 건너 뛰어보면 중고차 시장이야기가 나온다. 이른바 레몬이라고 불리우는 이 시장에서 우리는 공정한 거래를 하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안다. 제값 받고 팔기도 제값 주고 사기도 어려운 것은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그 무지함을 교묘히 이용하려는 거간꾼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개념을 조금 더 응용하면 미국의 의료보험 시장이 어떻게 왜곡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은 결코 가난뱅이들과 함께 묶여서 의료보험비를 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덕분에 그 부담은 정부로 고스란히 돌아가고 재정적자는 심화된다.
이를 역으로 이용하려는 것이 외국계 종신보험 회사의 차별적 마케팅이다. 되도록 건강한 사람만 잘 골라서 받으려는 전략으로 수익성을 추구한다. 한걸음 나아가보면 한국에서도 선생님만을 대상으로 파는 자동차보험이 성과가 좋다고 한다.

기초이론에 대한 공부를 도와주는 책은 주변에서 응용의 대상을 잘 찾아보면 정말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게된다. 즉 하나를 알아서 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둘,셋 아니 열도 넘게 이해를 주는 그런 효과를 준다. 길을 오가며 혹은 다른 책을 들추며 자신의 세상 보는 이해를 넓혀간다면 좋은 경제학 공부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에서 나온 이론을 잘 응용해보고 입사시험이나 회사에서의 발표, 주변과의 대화에 써먹어보라.
아마 당신을 보는 상대의 시선이 한결 두툼해지는 것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좋은 책이란 삶의 가치를 높여주는 동반자가 되는 친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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