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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임원들 - 한국 임원들의 성공 조건은 무엇인가
이성용 지음 / 청림출판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임원이라는 자리에 오르는 것은 회사원의 입장에서 별을 딴다고 치부된다.
군대를 다녀본 사람들이라면 별이 얼마나 높다는 것을 체감하는데 기업에서도 매한가지다.
그렇게 높은 임원이지만 어느날 보면 사장에게 모질게 대우받고 심지어 자리가 없어지기도 한다.
임시직원의 약자였나 하고 생각될 정도로 그 목숨은 짧은 경우가 많아서 굳이 저렇게 되려고
내가 고생해야 하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그런 임원들에 대해서 많은 분석 조사와 컨설팅 경험을 기초로 좋은 책이 한권 나왔다.
컨설팅 회사 대표로 재직하는 저자는 자신이 느낀 한국 임원들의 장단점에 대해서 솔직히 표현하였고
이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책도 내어 놓고 있다.
먼저 여러가지 조사 수치를 제시해준다. 임원의 수명은 5년 남짓, 두번의 임기를 채우기 어렵고
금융의 경우 특히 한번 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처음 승진하는 나이는 42세 정도로
많이 내려와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임원들은 처음 승진했을 때 자신이 CEO까지 갈 것이라고 한껏 기대하지만
실제 그렇게 될 수 있는 확률은 1/15도 안된다고 한다. 대부분 자신의 한계를 금방 만나고
타이트하게 조여오는 평가체제에서 재량을 발휘도 못하면서 수명을 마친다.
영광은 짧고 내려오는 사다리는 존재하지 않는 덕분에 그냥 추락해버리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되는 큰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저자는 한국의 임원들이 생각보다 자신의 고유한 역량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글로벌 사업역량이 부족해서 해외 기업을 인수하고도 이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성도 AST라는 미국 컴퓨터 회사를 인수해서 고생했는데 최근 보면 이러한 문제는 중국 레노버가
IBM PC사업부 인수하고 고생하는 것과 유사하다.
역량이 없는 이유를 다시 따져보면 한국에서 자유롭게 경쟁하기 보다는 기존 사업의 확장이나
기업간의 특수관계, 정부의 인허가를 취득하여 사업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하고 분석한다.
단 삼성,현대와 같이 글로벌 경쟁력을 늘려가는 기업은 예외다.
또한 기업간 인재의 이동이 없다보니 각자 자기 고유 영역에서 커리어를 키워가기 보다는
조직 안에서 뱅뱅돌기 마련이라는 점도 미국과 차이점이다.
고유한 역량이 별로 없으면 무엇으로 그 자리에 올랐을까? 장단점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부하들의
신망이 두터운 사람이 있다. 개개인의 소소한 관심사까지 챙겨주어 충성심을 유발한다.
성장형 리더십을 잘 갖춘 사람도 있다. 사업을 성공시키게 되는 리더를 따라가다보면 승진의 기회가
주어지게 마련이다. 이는 다시 충성심과 일의 매진을 가져온다.
아니면 철저하게 관리형으로 치중하는 사람이 있다. 대리 수준의 평가를 받는 임원도 종종 보인다.
이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정답일까?
이런 상황에서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는게 바로 정답이다.
각기 경우가 다른데 유통,건설,화학 등 사업의 성격 자체가 별로 변하지 않는 기업의 경우는
관리형의 득세가 가능하다. 반면 여기서 성장한 임원을 새로운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인터넷,통신,전자와 같은 부문에 갖다놓으면 될까? 잘 될리가 절대로 없다.
업종 뿐 아니라 보직에서도 궁합이 존재한다. 기업에는 가치창출형, 지원형, 관리형 등 다양한
유형의 업무가 존재하는데 여기에 자신의 성격이 맞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더불어 이 책의 독자는 임원에만 한정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는 임원을
보필하는 사람일 터인데 이들은 자신의 임원이 무엇을 바라는지 그리고 자신의 성취를 위해
임원에게 어떻게 맞추어갈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정보시스템 관련 일을 하면서 CIO라는 보직에 관심이 많은데 이 책에서 보면
CIO의 수명은 매우 짧고 출신도 불투명하고 자기 존재에 대한 부각도 시키지 못했다고 한다.
이것저것 배울점이 많은 독서였고 일하는데 바로 활용할 수 있는 tip도 꽤 들어있었다.
저자에게 감사하고 계속 이렇게 좋은 책들이 나와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