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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13 - 만두처럼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아는 만큼 보인다.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인 이야기에서 누누이 강조하던 원칙이다.
음식점 주인이나 요리사에게는 이 말이 어떻게 다가올수 있을까?
무엇보다 재료를 고르는 과정에서 주인으로서 공급자보다 더 잘 알지 못한다면
좋은 재료를 받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세세한 사항에 대해 잘 알고 꼼꼼히 챙겨야만 공급자가 쉽게 보고 가볍게 취급하지 못한다.
요리사의 어려움을 잘 나타내주는 대목이 처음 시작 때 다룬 양관련 부분이다.
동물의 내장을 나타내는 양, 곱창 관련해서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어려운 줄은 처음 알았다.
재료를 받아서 요리에 사용하기 위해 준비하는 한 스텝 한 스텝이 보통 사람이 따라가기 쉽지 않은
매우 까다로운 작업임을 만화로 잘 보여주었다.
그리고 역시 매력은 여러 사람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리학원에 모인 수강생들은 한식이 너무 어렵다고 투덜댄다. 지식의 맥락와 활용을 가르키려고 하면
시험에 나오냐고 대뜸 반문한다. 입시위주의 교육이 만들어낸 병폐인데 전산관련 분야를 비롯해 많은
분야의 자격증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자격증 보다 중요한 것은 실무 역량인데 이는 특히 경험과
마음가짐에서 갖추어지는 것이지 단지 딸딸 외운 문구 몇개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제자들의 요령주의에 잔뜩 삐져버린 선생님을 대신해서 우리의 주인공 성찬은 한껏 솜씨를 발휘한다.
요리를 통해 한 수를 보여주고 나니 수강생들이 꺼벅 죽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배움의 길에
영원한 선생도 영원한 제자도 없으니 항상 멈추지 말고 주변의 작은 존재에게서도 배울 것을 찾으라는
교훈이 우리에게 주어진다. 스스로 모른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면 더 나아감도 없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배움에 공짜가 없다는 점이다. 머리에 흐르는 땀이 없이 손기술은 배워지지
않은 것 같다. 작은 움직임에도 변화하는 맛을 제대로 몸에 익히기 위해서 반복적 훈련이 꾸준히 필요하다.
이를 참아가면서 우리에게 맛을 선사하는 제대로 된 요리사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린다.
더해서 그들의 노고를 만화로 담아 감동을 일으키는 작가분들에게도 또한 찬사를 드려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