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성공 신화의 비밀
데이비드 A. 바이스 외 지음, 우병현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기술은 우리 삶에 어떤 효익을 제공할까?
디지털 카메라를 보면 사진의 제작 비용을 낮추어 우리가 더 많은 체험을
영원히 보관하게 만들고 이를 이메일,인터넷과 같은 공유 수단을 통해 더 많이 나누게 해주었다.
기술이 가격을 낮추고 다시 경험을 공유해 즐거움을 키우는 선순환 구조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렇게 PC도 인터넷도 우리에게 많은 효익을 주었는데 최근에는 구글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긍정론과 함께 부정론도 있었다. 이유는 너무나 많은 정보가
넘치게 되면 사람들에게 혼선을 준다는 것으로 움베르트 에코가 그런 의견의 대표적인 주창자였다.

그 해결책은 역시 검색이었다. 정보의 넓이와 깊이가 커져갈수록 검색의 중요성 또한 커져갔다.
반면 당시 다수의 닷컴은 투자받은 돈을 광고에 쓰고 모인 사람들로의 활동에서 돈을 벌고자하는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다수의 traffic과 이를 기초로 비즈니스 모델의 수립, 결론적으로 기업가치 증대라는
월가의 함정에 빠져들기만 했다.

구글은 이것과 다른 풍토에서 만들어졌고 성장한 기업이다.
스탠포드 대학 박사과정에서 출발했고 don't be evil이라는 그들의 철학이 상징하듯 당장의 수익보다는
기술적 추구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집중했다.

밋밋한 초기 화면은 yahoo의 번잡한 배너 많이 붙은 그것과 대조가 되고 상업적 광고를 슬쩍
끼어넣기 보다 적절히 구별해서 소비자에게 혼동을 방지하고자 하는 운영 방식이 그렇게 나왔다.

운영에 있어서도 싼 기계를 여럿 모아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했다.
한국의 대기업 기반의 여러 인터넷 서비스회사들이 유닉스에 Oracle과 같은 고급 인프라로
서비스 시도했다가 금방 자본금 갉아먹은 것과도 비교된다.

구글은 자신들이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휴모델이 중요했다.
AOL, 애스크 지브스 등 대형 사이트가 수익에 고전할 때 이들은 광고를 기초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처음 시작은 오버추어가 했지만) 가지고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묻고자 했던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이들의 기술이 효과적인
답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일종의 가치이동이 발생한다.
브랜드를 통해 traffic을 유발시키고 수익모델을 만들고자 하는 AOL 등의 사이트와 정보 인프라의 건설에
매진하는 구글의 결합은 일견 경쟁같이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가치의 공동 창출이 되고
서서히 힘은 구글쪽으로 움직인다.

정보의 산더미 속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아내는 것은 중요하다.
최근 확장되는 서비스인 G메일을 통해서 이들은 개인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다시 이를 광고로
연결할 수 있었다. 이는 분명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감시라는 논쟁을 낳게 되는데 과거 MS가 원했지만
달성하지 못한 big brother의 꿈이 이제 구글에 의해 실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받게 된다.

또 아예 구글이 검색을 넘어서서 야후와 같은 종합 포털, MS와 같이 PC 사용자들에게
종합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국에서도 구글은 화제다. 아직 서비스 점유율은 미미한데 이는 언어의 차이가 큰 원인이고
또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강력한 서비스제공자가 있기 때문이기도 한다.

네이버를 놓고 제2의 구글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은 한계가 많다.
최고의 S/W 엔지니어가 구글에 들어가서 전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가치를 주는 SW를 만들어낼 때
네이버 등은 야후 스타일의 휴먼의 노력이 많이 들어간 디렉토리 분류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많은 아르바이트를 쓰고 중국에 조선족도 수백명을 동원하지만
그 모델로는 결코 일본어나 중국어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는 없다. 막대한 원가때문에.

구글과 다른 점은 게임과의 결합을 통해 적절한 cash 창출과 자산 운용, 일본에의 진출이 있지만
그 이상을 넘어간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무리다.
무엇보다 기술적으로 의미있는 진보를 이루어내지 못했고 대부분의 아이디어가 portal로서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치중해있기 때문이다.

가끔 한국의 인터넷 사업자들의 주가가 출렁거릴 때는 배후에 구글 연관설들이 나온다.
만들지 얼마되지 않은 첫눈을 비싼 돈을 주고 매입하는 것도 구글 인수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데 아직 우리는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구글이 오랫동안 상장하지 않은 큰 이유가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노출시켜서 경쟁자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지 않아서 였다고 한다. 나아가 회사 기밀에 대한 통제도 막강하다.
누군가 이런 구글의 모습이 자신들은 남의 소소한 정보까지 훑어가면서 남들에게 자신을 보이는
것은 인색하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앞으로의 세상은 땀흘려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고
이를 위해 정보를 기초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금을 찾는 것처럼 중요해지리라 생각한다.
우리의 미래가 저 멀리 미국에 놓인 big brother일지 모르는 벤처에 의해 좌지우지 될지 아니면
우리 손으로 만들어 남에게 가치를 제공할지는 하기 나름 아닐까 생각된다.

Portal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길막고 협력업체들 수익 나누어 먹는 모델은 너무나 쉽지만
거기에 미래는 별로 없다. 진정 남이 하지 못하는 과제에 대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기업을 우리는 pioneer라고 부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