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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운명은 30대에 결정된다
김현정 지음 / 원앤원북스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모든 것이 빨라지고 있다.
빨라진다는 것에는 동일 시간내에 성취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지는 것도 있지만
승부가 결정되는 포인트가 더 일러진다는 것도 있다.
평생성적이 초등 4학년때 결정된다거나, 글로벌 영재는 10세 이전에 키워진다는 육아책도
우리를 압박하고 있는데 더욱 중요한 것은 직장을 다니는 각자의 운명이 예전보다 훨씬
빨리 결정된다는 것이다.
곰곰히 돌아보면 45정이라는 말처럼 정년 자체가 단축되는데 승부의 포인트는 그 아래로
내려올 수 밖에 없고 연령으로 따지면 대강 30대가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최근 내가 방문해본 예전의 근무처에서도 그런 경향이 두드려졌다.
40대 중반에는 이미 관리직으로서 성패가 결정되어져 버리고 젊고 패기찬 사람들도
그 자리가 메꾸어진다. 보상 또한 커지고 이를 위해 다시 사람들이 매진하는 그런 순환구조가
만들어져버렸다. 바꾸어 말하면 될 성 싶은 떡잎만 키우겠다는 구조다.
그 점에서 저자가 뽑은 제목이 나타내는 의견에는 일단 동의한다.
그 다음 책의 구성인데 이 부분에서 저자 자신은 꽤 독특한 캐리어를 실현했고
많은 일을 자기 주도적으로 실천했다.
거대 기업에서 아무도 없는 분야에 단독으로 뛰어들어 자신의 일의 정당성을 입증하고
기업이 그 일의 무게를 크게 두도록 한 것은 분명 자랑할 만 한 일이다.
특히 여자로서 한계나 제약이 많음에도 이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자기 사업 하는 것도 매우
박수받을만하다.
지난번 저작들을 쭉 보았는데 문장도 매끄럽고 내용도 풍부해서 괜찮은 독서였다.
이번 책도 전반적으로 나쁘지는 않지만 내 느낌으로는 아주 탐탁하지는 않다.
장점으로 치켜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경험을 솔직히 적고 컨설팅에 활용하던 각종 toolkit을
직접 보여주며 독자를 자극하는 점이다. 거기까지는 좋다.
성공을 위한 각종 스킬을 가르키는 책들은 한국 보다는 미국이 훨씬 발달했다.
왜? 수년마다 직장을 옮기며 캐리어 개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련 컨설팅이 풍부해진다.
하지만 한국에서 캐리어는 직장과 직장상사에게 잘 보이는 것으로 충분했다고 말 할 수 있다.
이제 달라졌지만. 그런 면에서 저자가 공부한 상담에 대한 분야는 충분히 지금 성과를 낸다고 본다.
그런데 이 책에 한국적 특색이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유학 이야기, 여성의 고충 등 몇몇 내용을 빼고 그렇게 한국적 특색은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전반적 구성이 브라이언 트레이시 같은 대가들이 성공학에서 그리 크게 다른 것이 못 느껴진다.
한글을 영어로, 구성을 미국식으로 바꾸어도 별 차이가 없어져버리다 보니
당장 내 앞에서 써먹을 수 있는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가 적어진다.
다음 번에는 조금 더 달라진 시대, 달라진 환경에 맡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