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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의 경제학 - 석유 위기의 시대, 성공 투자를 위하여
스티븐 리브 외 지음, 김명철 옮김 / 세계사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석유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석탄이 처음 만들어낸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으로 움직이는 기차의 힘에 의해 상징된다.
거대하게 움직이지만 세밀함은 부족했다.
이를 보다 작고 엄밀하게 움직이도록 만든 자원이 바로 석유였다.
화부가 석탄을 퍼붓는 모습 없이도 빠르게 움직이는 자동차, 하늘 높이 날으는 비행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석탄에 비해 고른 품질, 움직이기 쉬운 점 등이 모두 석유의 강점이었다.
그 다음 자동차는 탱크가 되고 비행기는 전투기가 되어 상대를 지배하려들게 되고
다시 그 힘의 원천이 되는 유전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이어지게 된다.
히틀러가 루마니아의 유전을 차지하고 나아가 소련의 유전지대를 노려 침략하게 된 것이나
미국의 금수조치에 일본이 진주만으로 공격하게 된 것 모두가 석유에 대한 탐닉이 놓여 있었다.
이런 자원의 지배를 위한 제국주의 갈등 사이에 놓인 것이 불쌍한 산유국이었는데
이들이 자기 권리를 주장하게 되자 1,2차 석유위기가 발생한다.
그 위기속에서 더욱 불쌍해진 존재는 석유 하나 나지 않는 제3세계 국가들이었다.
하여간 이러한 위기를 거치면서 우리는 문명이 지속되려면 반드시 자원의 적절하고 안정적인
조달이 가능해야만 한다는 점을 상기하게 된다. 과거 로마의 멸망을 비롯해 많은 문명들이
이를 적절히 유지하지 못해서 실패했다고 한다.
그럼 지금은 어떠한 시대인가? 저자는 단연코 유가는 100불을 넘어 200불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산유국이 실제 가지고 있는 매장량은 지금 자신들이 주장하는 것보다 한결 낮다고 한다.
이유는 오펙 시기에 할당을 많이 받기 위해 자신의 물량을 부풀린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금 와서는 단기간에 이러한 수급이 고쳐지기 어렵고 투기세력이 빠져나가더라도 쉽게
안정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 등 새로운 중산층이 탄생하는 국가들이 석유를 빨아들이는 속도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이들 중산층이 마이카를 선호하고 사방을 누비고 나아가 각종 석유화학 제품을 고르려고 한다면
금방 공급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소비는 늘어나버린다.
그래서 이라크 전쟁이 끝나면 곧 안정될 것이다, 투기 세력의 소산이다 하는 식의 단순하고 무지한
분석은 절대 따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현재 석유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오일샌드,수소엔진 등이 긴요하지만 대부분 경제성에 도달하기에는
투자가 많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석유에 중독된 우리 자신이 금단현상 없이 이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고 지금 바로 현명한
대비책을 다 함께 머리를 합쳐서 세워야 한다고 한다.
부록같이 덧붙여진 것은 고유가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답이다.
우선 산유국 증시에 대한 펀드, 석유와 같은 자원 펀드가 거론될 수 있다.
이를 조금 확대해보면 한국의 건설산업 특히 엔지니어링 분야도 꽤 괜찮은 수혜주로 보여진다.
유가가 오르면 선진국의 플랜트 발주가 늘어나고 경험이 많은 건설사들이 많은 한국으로서는
또 하나의 호기이기 때문이다.
오르는 휘발유 값에 대한 불만이 터져오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금 생각을 넓혀보고 비틀어 본다면
새로운 기회가 우리 앞에 주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