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잘 가는 도서관이 세 곳 있다.
사는 곳, 살던 곳, 교회 이렇게 세 곳을 주기적으로 이용해서 책을 빌린다.
사는 곳의 도서관은 좀 책 구성이 약하고, 살던 곳은 많지만 약간 멀어서 2주에 한번 꼴로 간다.
교회의 경우 매주 가는데 얇은 책 위주로 빌리게 된다.
빌릴 수 있는 권수는 각기 차이가 있다.
살던 곳은 1인당 5권인데 아내의 것을 합쳐 10권을 빌리고
아이들 것을 더해서 10권으로 총 20권을 들고 움직인다.
사는 곳은 3권인데 여기서는 아내의 것을 쓸 수는 없고 책의 종류가 그만큼 다양하지 못하다.
교회는 1인당 2권, 아내의 것 이용 4권까지인데 요즘은 아이용으로 많이 빌리는 편이다.
이렇게 꾸준하게 빌려가는 나를 보면서 가끔 그런 질문도 던져진다.
가장 짜증나는 질문은
"본인 것만 주세요, 아내분이 직접 오셔야 하는데요."
나의 답은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4층까지 아이 둘 데리고 올라오란 말인가?
전화해서 확인되면 그냥 처리해주시죠.
도서관도 이용자라 하지말고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을 좀 더 우대하는
프로그램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등등."
또 이런 질문도 있다.
"이걸 정말 다 보세요?"
그럼 되도록 보려고 하지 아니면 무겁게 이걸 다 들고 다녀야 하나?
참고로 나는 TV는 거의 보지 않고, 뉴스는 9시 땡하는 앞대목만 눈팅한다.
덕분에 재미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도 듣지만 굳이 많이 바꾸고 싶지는 않는다.
지하철을 탈 때는 꼭 1,2권을 집어 들고 살핀다.
이렇게 차곡차곡 모으면 그만큼 분량이 되는 것이다.
어쨌든 도서관은 내게 서고가 되어주고 사서분들은 나의 수고를 덜어주시느라 늘 고맙게 생각한다.
가는 정이 있어서 일까 드디어 오는 정이 생겼다.
살던 곳 도서관의 사서 한분이 전화를 하셔서 특별히 우리 가족을 책 읽는 가족으로 선정해주었다.
물질적으로야 상패 하나 받는 것이지만 적어도 아이들에게는 커다른 격려가 될 것 같아 기뻤다.
어른인 나도 즐거운데 아이들의 삶에 칭찬이 얼마나 크게 작용할까 생각해보니 더욱 가슴이 설렌다.
그렇게 서로 서로 감사하면서 책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게 되는구나 하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