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의 천국 대한민국 - 론스타와 그 파트너들의 국부 약탈작전 전모
이정환 지음 / 중심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서 논란이 많더니 수사에 돌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프레시안 등에서 한참 동안 거론하던 문제점이 갑자기 터져버렸다. 하나 하나 밝혀지는 배후로 얼굴을 드러낸 것은 이헌재를 정점으로 하는 모피아 집단이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드는 느낌은 야 참 이렇게도 한심한게 대한민국의 운영시스템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왜 이제야 만천하에 공개되는 것일까 그동안 이곳저곳 (프레시안,한겨레 등)에서 거론될 때는 반응이 없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쩌랴 이제라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첫번째가 아마 이 책에서 나오는 KIC 의 역할 재정립이 될 것 같다. 외국자본에게 싸구려로 자산 팔아먹는 수준의 역량 밖에 안되는 인사를 초대 KIC(해외투자공사) 총수로 임명한 것도 한심한 꼴이다.

더해서 한국의 골드만삭스를 만들어내겠다는 정부를 보면서 니들이 골드만삭스를 제대로 알고는 있니 하고 물어대는 저자의 질문에도 아직 제대로 된 답은 없는 것 같다.

저번에 어느 지인이 왜 한국정부는 이렇게 빨리 자산을 팔아치우고 안도해하는데 외국 투기자본은 속속 이를 받아가면서 고소득을 올리는지 물어온적이 있다. 내 답은 정부와 투기자본은 기본적으로 리스크를 계산 하는 역량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정부를 구성하는 관료는 기본적으로 보신지향적이다. 자신의 자리를 고스란히 지키고 좋은 평판을 유지하다가 한걸음 높이 가는 것 이상의 꿈이 없다. 그래서 성과 보다는 책임 없음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미래 보다는 당장의 절차의 하자가 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에게 은행, 하이닉스와 같은 부실화된 대기업은 말 그래도 애물단지였고 하루 빨리 손해를 보더라도 치워버려야 할 더러운 자산이었다.

반면 투기자본의 입장에서는 이것만큼 좋은 먹이감은 없었다. 그들은 여러차례 겪은 금융 위기를 통해 리스크를 잘 계산할 수 있는 금융공학을 개발하여 투자에 활용하였는데 그 값어치는 심지어 노벨상까지 받게 할 정도였다. 이들은 아무리 위험히 보이는 자산에 대해서도 리스크를 계산해서 가치를 따지고 사들였다.
덕분에 경제 상황이 바뀌자 두 집단의 성패가 갈린다. 한쪽은 빈곤, 다른 한쪽은 부유.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정말 따져볼 것은 지금의 구조로 이 문제가 계속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있는가다. 미국의 재무부장관은 월가의 최고 성적을 내는 인물들로 채워진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루빈을 비롯해 여러 인물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세계경제를 휘두른다. 한국에 대한 IMF 지원을 결정할 때도 월가를 비롯해 미국 경제의 이익을 철저히 따진다.
반면 한국은 어떨까? 아직도 그 답을 모르겠다면 이 책을 철저히 다시 읽어주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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