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자기 자신을 몇번 만날 때가 있다.

하나는 아버지로부터다.
사춘기를 거치면서 멀어졌던 아버지와의 관계는 대화의 단절로 이어지고
낯 설게 살게 된다.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자기의 한계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한계의 원인이 멀리 보면 유전적인 것 내지 사회적 습관적인 것임을 알게 된다.
흐름의 원천은 바로 아버지다.
이제 나도 내 원인을 알았으면 태도는 두가지가 된다.
하나는 그 원인을 준 사람에 대한 원망이고 다른 하나는 동병상린이다.
아 아버지도 이런 아픔을 가지셨구나 그렇다면 거기서 벗어라는 길은
나 스스로 약점을 알고 고쳐나가는 것이구나 하는 깨달음이다.
이렇게 되면 아버지는 내게 거울이 된다.
항상 주목하고 관심가지고 때로는 따라하지 않게 해주는 일종의
반면교사가 된다.

그러다가 어느날 또 하나의 나를 만나게 된다.
바로 자식이 그러한 나의 분신이다.
내가 가졌던 약점을 가지고 있는 자식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 한편으로는 놀라고
또 화가 나기도 한다.
그런데 어쩌랴 보고 배운 것이 그것 밖에 없다는데.
자신은 TV보면서 자식에게 공부하라고 하는 것도 말이 안되고
자신은 모범을 못 보이면서 자식은 바른 길 가라는 것도 말이 안된다.
자식을 고치는 길은 자신을 고치는 길이 된다.
이미 한번 충분히 겪어본 자신의 약점, 어쩌랴 이제라도 고쳐야 할 것이다.

두개의 거울 속에서 자신을 보면서 우리는 조심스럽게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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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6-07-19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념 2007-08-22 0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마천님은 너무 좋은 아버지 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