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400억 원의 빚을 진 남자
유자와 쓰요시 지음, 정세영 옮김 / 한빛비즈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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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400억 빚을 떠안은 엘리트 회사원. 

뉴욕의 센트럴파크의 고급아파트(회사사택)에서 뮤지컬과 와인을 즐기며 여유 있게 누리던 회사생활은 갑자기 끝이 났다. (시마과장도 파나소닉에서 비슷하게 호사스러운 미국 주재원이었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갑자기 날라온 결재문서에 도장을 찍다보니 어느새 사장이 되고 회사의 몰랐던 빚 400억을 송두리째 떠안게 된다. 

정말 진실을 알았다면 절대 시작하지 않았을 일이다. 하지만 일본의 승계는 주변의 인간관계에 대한 부채까지 고스란히 승계되는 구조다. 수많은 협력업체의 생존이라는 의무 앞에서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시작된 굴종의 시간.

부채의 연장을 위해서 은행지점장 앞에서 머리를 숙이고 또 숙여야 했다. 속에서 울컥 치밀어 오르는 분노는 <한자와 나오키>에 나오는 한 장면이 된다. (일드 한자와 나오키는 시청률 40%에 달하는 초히트작이고 눌린회사원들의 분노가 잘 담겨 있었다)


은행만이 아니라 세무조사국의 탑 불량 고객에 들어가 관리되고, 

직원들은 툭하면 파업을 하고, 고객들은 맛없다고 외면하고.

33개의 체인을 가진 사장님이라는 멋진 외형으로 남들은 알았다. 하지만 내용은 빚에 돌려가며 만들어낸 아버지 시대의 성장신화가 버블에 붕괴되면서 일거에 무너진 부실기업이었다.


이 상황에 놓이게 된 건 주인공의 특별한 부자관계였다.

사업가의 아들은 혜택은 다 누리지만 아버지의 후광에 눌리는 건 싫어하는 타입이었다. 집안의 돈으로 유학도 보내주고 편하게 사회생활을 하였다. (일본은 취업때 부모의 직업도 잘 본다, 가족의 결합이라는 봉건적 인간관이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대화는 매우 부족했다. 그래서 가업을 승계한다는 오랜 숙제를 의식은 하더라도 고민은 하지 않고 맞았다.


이후의 일은 대단한 고난이었다. 누구라도 고난 아니겠는가?

하지만 주인공은 남과 다른 온우주의 힘을 끌어내서 난관을 돌파해나간다.

지나간 일들을 하나 하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반추하며 경영자로서의 꺠달음을 이어가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경영의 핵심은 일점돌파,전면전개였다.

직접 고객을 관찰해서 만들어낸 차별화 포인트로 포지션을 만들고, 여기서의 성공을 전체로 확장시킨다.

말은 쉽다. 하기는 어렵다. 그게 경영이다.

쉬우면 경영대 교수들 회사 가서 경영을 잘 해야 하지만 절대 그렇지 못하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으로서의 깨달음과 자기관리다.

주인공은 이 대목에서 자기를 관리하기 위해 

자기 심리상태를 잘 파악하고, 

자기에게서 원인을 찾는 태도를 취했다. (자세한 건 책에..)

쉽지 않지만 찬찬히 보면 꽤 의미 있게 들어오는 이야기들이다.


불황시대의 일본은 많은 기업들에 좌절을 주었다. 기업들도 바꿔가며 헤쳐나오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강한 마인드콘트롤과 현실과 버무려진 경영학은 인상적이다. 

2017년 주변이 다 어렵다고 한다.(반도체 빼고) 그 속에서 화두가 생존인데, 시대의 요구에 맞춰 일본책으로는 드물게 많이 꾸준히 팔리고 있다.


읽다 보니 주변에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여러분들이 떠올랐다.

어떤 분들은 성공해서 빚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어떤 분들은 그러지 못했다.

사업은 무거운 짐을 지고 계속 가야하는 업과 같다. 

그런 분들에게 약간이마나 도움이 되리라 믿고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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