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 위대한 모험 [dts] - 할인행사
뤽 자케 감독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주인공은 펭귄, 황제펭귄이라는 종족이다.

대사는 없다, 각본도 없다. 나레이터의 해설이 잔잔히 흐르는 동안
이들은 이곳 저곳 움직이며 자신들의 삶을 보여준다.
익숙한 바다에서 나와 천적이 없는 곳으로 대 이동 한 다음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만든다.
어미가 알을 낳는데 이를 남편에게 전해주면 발 위에 보듬고 잘 감싸야 한다. 잠깐 실수하면
차가운 기운에 그대로 얼어버린다.
그렇게 남편이 보호하는 동안 아내는 바다로 가서 산후조리를 하고 얼마간 뱃속에 먹을 것을
채워서 돌아온다.
이렇게 교대하면서 아이를 키우고 가르치고 다시 바다로 내보낸다.

갑자기 이런 삶의 모습이 인간의 그것과도 비교가 된다.
서로 떨어져서도 자식을 위한 마음 하나로 굳게 결합된 펭귄 부부의 모습이 인간의 그것과 유사하고
또 자신의 배고픔을 참고 자식을 위해 몸속에 저장된 먹이를 넘겨주는 모습도 그렇다.

남편들이 한곳에 뭉쳐서 추위와 바람의 공격을 이겨내는 모습은 그들도 본능적으로
과학의 이치를 깨닫고 있는 것 같았다. 거기서 제대로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나가면 곧 험한
세파에 의해 자연속으로 돌아가게 되고 만다.

어미가 천적인 바다표범에 의해 잡혀버리는 모습도 애처롭지만 이를 모르고 하염없이 알을
품고 있을 아비의 모습도 애처롭다. 그냥 놔두고 바다로 돌아가자니 막 태어난 생명이 안쓰럽고
버티고 있자니 자신의 생명이 위태롭다.
대치동에서 교육 관련 멘토링 사업을 하는 전문가 이야기가 한국의 중산층 부모들이 자신의
소비와 시간을 대폭 희생해가면서 자식에 미래에 투자하다가 정작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준비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한다. 영화의 이 장면에서 딱 그 말이 떠올랐다.

어쨌든 영화는 전부는 아니지만 제대로 키워 바다로 돌려보내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그들에게 바다는 꼭 행복만을 주는 곳은 아니다. 천적과 경쟁하면서 싸워야 하고 삶의 많은 것을
스스로 터득해야만 하는 곳이다. 힘들지만 그들은 바다가 아니라면 존재 할 수 없다.

우리 삶도 그렇게 부모의 품을 떠나 경쟁속으로 들어가야 하고 다시 자식을 키워 그 경쟁속으로
보내야 한다. 모든 것을 도움 받을 수도 없었듯이 아이에게 모든 것을 도와줄수도 없다.
자연의 칼바람이 차갑게 느껴지듯이 자본주의의 냉정한 시장원리 또한 우리는 차갑게 조이니까 말이다.

잔잔한 영상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많은 내용이 감동으로 이어졌다.
나에게도 우리 아이들에게도 다 같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