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시진핑을 말한다
도올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김용옥의 사드와 박근혜에 대한 날선 비판이 워낙 생생해서 저자의 말을 고스란히 따왔다. 나의 첨삭은 한 줄도 없고 인상깊은 부분만 따온 것이다. 그럼에도 너무 통쾌하고 공감 가서 같이들 꼭 읽어 보시기를 권하는 마음이다.

--- 이하 김용옥 박사의 글

현대사는 진행중이라서 객관화시키기가 매우 어렵다. 확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렇다고 현대사를 기자류 인간들의 현장르뽀에만 맡겨두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상가에게 매우 무책임한 짓이다. 현대를 알아야만 현대에 대한 명료한 비판이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비전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것이 제아무리 가변적,유동적 위험성을 내포한다 할지라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현대사에 대하여 의식있는 판단을 형성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이 잘못된 판단으로 판명된다면 끊임없이 수정을 가해야 할 것이다. 역사란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지만, 그 사실의 나열만으로는 역사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역사란 사실의 선택이다. 그리고 그 사실의 선택이 엮어내는 논리의 체계이다. 

클린턴 대통령만 해도 임기 말년에는 북한을 친히 방문하여 평화적 방법으로 북핵의 발전가능성을 원천봉쇄하려는 현명한 대책을 수립했었다. 클린턴의 폭넓은 평화외교전략이 계승되지 않은 채 미국정치판도가 판갈이 된 것이 한반도의 불행이라면 불행일 수 있을 것이다. 오바마는 그의 정책기조와 무관하게 아시아의 정세에 대하여 매우 무지하고 소홀하다는 느낌을 우리로서는 지니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핵무기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약소국으로서는 그것이 가장 비용이 적게 들면서 국제적으로 협상의 가치를 지니는 패를 확보해주기 때문일 뿐이다. 

여유가 없는 약소국이기 때문에 오히려 매달릴 수밖에 없는 마지막 '깡다귀'에 불과한 것이다. 알고보면 가련한 약자의 몸부림

북한이 뭐가 그토록 대단한 것이 있는가? 북한의 예술,학술,과학,경제.. 
유일한 출구가 핵무기의 위세밖에는 없는 것이다. 오 ~ 가련한 광대여!

기실 그것은 위세가 아닌 허세이다. 왜 그토록 위험한 허세를 부리는가? 약자의 허세는 확고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다는 갈망이다. 어찌 북한이 원하는 것이 전쟁일 수 있으리로? 20세기의 초반의 세계사를 누빈 일본 같은 강국의 군국주의도 그토록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는데, 하물며 북한이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감행한다면 며칠의 허장성세는 부릴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자신의 패망을 초래할 뿐이라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

핵무기=허세카드

디퓨즈
북한이라는 폭탄을 디퓨즈시킴으로서 근원적으로 평화와 상생의 논리를 창출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을 인정하는 것이다. 북한을 증오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이다. 

케리의 헛걸음이 헛걸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우리 역사의 비극이 항존한다. 

그런데 이건 웬 아닌 밤에 홍두깨인가? 박근혜정부는 케리의 참변이 있고나서 13일만에(2016년 2월10일)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개성공단 폐쇄를 발표한 것이다. 

싸드 긍정 검토

박대통령은 북한을 일방적으로 규탄하는 감정논조 일색의, 판에 박힌 내용 없는 국회연설을 했다. 아무리 잘 봐주려고 연설내용을 뜯어봐도 합리적이거나 감동적인 진실을 전하는 언사는 일언반구도 찾아볼 수 없다. 
아무리 고민해봐도, 내 상식으로는 일국의 최고지도자가 해야 할 레토릭들은 아닌 것 같다. 

우선 개성공단은 정치적 이념이나 정부의 통치행위의 수단으로서 임의적으로 열고 닫고 할 수 있는 장난감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민족의 민족화합을 향한 미래의 가능성을 위해, 남북의 소통과 협업의 현실적 채널로서 어려운 고비고비를 넘어감년서 마련한 현대사의 공든 탑이다. 이 공든 탑을 하루아침에 아무런 토의과정이 없이 갑자기 무너뜨린다는 것은 정치행위의 상궤를 벗어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개성공단에 모든 삶의 땀방울을 송두리째 남기고 온 기업주들의 가슴에는 지금도 피멍이 맺혀 분노가 끓어오르리라! 어찌 탁상공론의 필기 쪽지 하나로 그런 국가대사의 진로를 결정 지우는 어마어마한 사건을 일으킬 수있으랴! 화해와 상생의 장을 하루아침에 군사대결과 상살의 장으로 바꾸다니 

대한민국에는 정치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치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구성원을 구속하는 공동의 결정을 내리는 합의과정이다. 그것은 반드시 대한민국 공민의 공동선을 위한, 그들 자체의 문제의식과 결단에 의한 프로세스가 되어야 한다. 

사드를 설치할 돈으로 김일성대학,김책공대,여타 북한대학의 학생들 수천 명을 미국에 유학시키면 어떨까? 그래도 북한이 미사일을 쏠 생각을 할까? 북한을 적대시하고, 그것을 빙자하여 대중,대러 미사일방어체계를 강화하는 미국의 전략은 세계사의 조류에 역행하는 군사주의적 패권확대의 오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사드는 근원적으로 악이다. 

무슨 일이든지 당신에게 베풀어지기를 원치 않는 일이거든 당신도 남에게 베풀지 마시오

힐러리는 우리나라 남북문제에 관해서도 대결구도중심의 매우 천박한 견해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의료문제 하나도 그녀는 확고한 보편적 선의지를 실현하지 못했다. 미국의 공교육은 죽어만 가고 있고, 도덕성은 날로 상실되어가고 있고, 경제는 금융사기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다. 
미국이 과연 인권을 운운할 수 있는가?


시진핑이나 메르켈 총리와 같은 인물을 쳐다보면서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가져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사회주의 사회의 명암을 실천적으로 체험했다는 사실에 있다. 맑시즘은 이미 사라졌지만,  그것이 지향한 보편적 휴매니즘의 가치는 어떠한 형태로든지 변용을 거쳐 생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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