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허 (완역판) - 그리스도 이야기 현대지성 클래식 10
루 월리스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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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벤허의 리메이크가 나왔다

기대를 가지고 기다렸지만 막상 봐보니 기대보다 많이 못 미쳤다.

예전에 이어령 교수의 강의를 듣고 박수를 막 치고 나니

이어서 강의하려던 모 교수님 왈, "가왕 조용필 다음에 하는 심정이 이렇군요"

폭소가 터졌다.

그때야 이해했지만 지금 걸작의 리메이크 버전을 보면서 가왕의 그늘로만 헤집고 다니고 말았다.


영화에서 나은 점은 딱 하나. 비주얼이다. 

당대의 이스라엘과 유사한 자연환경을 보여주고,

해전도 한결 충실한 고증으로 만들어내었다.

전차장면도 그렇고 등.


하지만 나아진 건 딱 거기까지다.


캐릭터와 스토리는 한참 후퇴해버렸다.

캐릭터로는

여자의 발언이 강해지는데 상당히 부자연스럽다.

다른 인물들의 행동도

고대 로마시대의 유대인이 아니라

현대 미국인들이다.

자기 주장 쎄고, 돈에 의해서 움직이고, 계약이 이루어지는

그런 현대 미국인들이다.


스토리도 영 어색하다. 거금을 내고 시간을 만들어 극장을 찾은 관객입장에서

자신의 선택이 후회가 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눈을 크게 뜨고 봐주지만,

아쉬움을 가득 안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역시 거장은 거장,

윌리엄 와일러는 다 만들고 나서 "신이시여, 제가 이 작품을 만들었다는 걸 믿을 수 없읍니다." 라고 감사를 올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사람 냄새가 너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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