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들의 졸업사 - 세계 최고의 졸업사를 눈으로 듣는다!, 개정증보판
버락 H. 오바마 외 지음, 안지은 옮김 / 문예춘추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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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은 새로운 세계로의 첫걸음이다.

이런 기쁜 날 무슨 말이 귀에 들어올까? 축사를 하러간 명사들이 당연 고민 될 것이다.


그런데 "You are all fucked up" 여러분은 쫄딱 망했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떨까?

근데 말하는 사람은 바로 "로버트 드 니로"다.

뉴욕의 명문 예술대학 티시에서 이런 황당한 소리를 하면서 그는 찬찬히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졸업하고 막바로 길이 열리는 회계사,간호사가 아니라 예술가는 힘든 길을 가야한다.

그의 앞에 열린 문은 <거절의 문>이다.

오직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기회를 차지하기 위해 쉬지 않고 기회를 찾아 떠나는 여행자의 피곤한 삶이 앞에 기다린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노력과 성취가 일치하지 않는 예술의 세계는 도전자들에게 무수한 어려움을 준다. 그럼에도 열정이 상식을 이겨나가는 곳이 예술이라고 찬찬히 이해시킨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영화 <인셉션>의 감독이다.

그는 대학과 사회의 차이를 속이 꽉찬 브리 치즈와 구멍이 숭숭난 스위스 치즈로 비유해 설명한다.

대학에서 꽉 찬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에 부딪혀 보면 구멍을 확인하게 된다고. 그리고 그 구멍을 자신의 노력으로 메우면서 자신의 세계가 열린다고 한다.

그래서 꿈 보다는 현실을 보다 냉정하게 주시하고 쫓으라고 한다.


아마존의 베조스는 아주 독특한 자기 경험을 풀어 놓는다.

할머니가 담배를 피는 동안 할머니에게 수명이 9년만큼 줄어드는지 계산해준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놀라운 계산 능력을 칭찬받을 줄 알았지만 할머니는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여기서 할아버지가 찬찬히 충고를 해준다. 냉정한 수학적 계산 능력보다 따뜻한 감성을 갖기가 훨씬 어려운 일이라고.

일화는 꽤 충격적이지만 남들도 많이 겪을 수 있는 일이었고, 나도 인상 깊게 받아들였다.


대학을 막 나오면 일이 기다리고 있던 시대에는 졸업식은 아주 빨리 지나가는 교차로 같았다.

하지만 이제 건너편은 거대한 심연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그 앞에 주저하면서 많은 이들이 졸업을 유예하며 신분을 붙들고 있다.

그러니 졸업식 자체도 더 어렵고 피곤한 행사가 된다. 축사 하는 이들 모두 그걸 안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가 겪고 있는 일이다.

하지만 미국 졸업식은 한국과는 다른 것처럼 보인다. 영화인들, 벤처로 성공한 이들은 삶에서 얻은 통찰을 나눠주고 이 씨앗이 점점 잘 자라나서 큰 나무로 성장하는데 도움 되기를 성원한다.


졸업을 하였지만 아직 길을 찾지 못한 많은 이들에게 사회의 선배가 해준 말을 곱씹어가는 일은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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