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참 논란을 빚는 사건은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구속이었다.검찰이 도주 우려가 없는 상황에서 굳이 기업 최고 의사결정자를 구속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유감이 많다.그런데 이 사건의 계기가 된 것이 내부자의 투서였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작년에 읽었던 한 경제주간지의 기사가 생각 났다. 현대차의 미국 시장에서 선전으로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이 높여지고 있다며 정회장의 경영에 대해 호평을 하고 있었다. 외국계 분석가들의 호평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와 대조되면서 뿌듯함을 안겨준다. 하지만 여기에 한가지 지나가는 말로 코멘트가 달려 있었다. 정회장이 너무 사장을 자주 바꾼다는 것이었다. 약간 우려를 섞은 이 말이 머리에 남아 있었고 이는 삼성의 인사 스타일과 대조가 되었다. 삼성에서는 퇴직 임원에 대한 전관 예우 기간을 늘리고 다독거리기에 나선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었다.하여간 정회장 구속이후에 나온 기사를 다시 보면 약 400명에 달하는 고위 임원들이 정회장에 의해 내보내졌다고 한다. 더해서 이들에 대한 예우가 그리 신통치 않았다고 한다. 과거 정세영 회장이 던진 따뜻한 말 한마디 함께 계속 해보자는 사업기회 제공 등은 전혀 없었고 전별금에도 매우 인색하다는 내용이 주였다.이 대목에서 한상복의 이 책이 떠올랐다. 사람은 누구나 존귀한 존재다. 태어나 한번뿐인 인생을 살고 자기 자신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다. 그리고 무시하기 어려운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 소설에서는 경영 위기에 빠져 희생양을 찾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회사가 배경이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몰린 영업팀의 과거 실적은 매우 화려했었다. 하지만 다들 침체에 빠진 이 상황을 타개해 간 것은 질책이 아니라 격려였고 이는 서로를 배려하는 태도가 근저에 자리잡았기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그리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지도 못했고 화려한 배경이 담긴 것이 아닌 이 소설이 이 만큼 각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시야를 넓혀보면 한국 사회 전반이 바로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다는 반증 아닐까?주변을 돌아보면 얄팍한 인간들이 너무 많다. 자신의 경영 부실 과오에 대한 반성은 없이 부하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상사가 보인다. 나만 살겠다고 동료를 위기로 몰아 넣는 그런 존재들도 많다. 더 크게 보면 나라 전체가 서로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은가 물어 볼 수 있다. 요즘 평택에서는 한참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미군에 대해 협조해야 할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사람을 꼭 그렇게 짐짝 취급하는게 최선이었는지는 궁금하다. 아마 이게 현 정부의 백성에 대한 배려의 진면목일 것이다. 법대로 하겠다는 말은 전두환도 노태우도 했었다. 민주주의 본질은 대화다. 그리고 대화의 핵심에는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있다. 노무현 또한 그렇게 자신의 민주투사 경력을 들먹이기 전에 민주주의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 것이 좋지 않을까?노무현 임기 중 최대의 사건이었던 탄핵도 출발점은 배려였다. 자신을 대통령 후보로 뽑고 같이 뛰었던 사람들을 마음에 맞지 않는다고 용도폐기하고 뛰쳐나가 버린 것이 남아 있는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과연 이것은 충분한 배려였는가? 요즘 지방선거 기사를 보면 열우당에서는 집나간 토끼를 찾는다고 한다. 백성이 과연 토끼로 보이는가 쓴 웃음을 짓게 만들면서 과연 노무현은 열우당은 자신을 지지했다 반대로 돌아선 사람들에게 충분히 배려 하고 있는지 돌아보도록 권고 하고 싶다. 부안 핵폐기장 사태, 분당 그리고 이번의 대추리까지 맥은 같다. 사람은 누구나 제대로 배려 받고 싶어 한다.표를 달라고 호소하기 전에 먼저 자신이 남에게 배려했는지 돌아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