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도시 2 - 에어비앤비로 여행하기 : 남미편 한 달에 한 도시 2
김은덕.백종민 지음 / 이야기나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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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한도시를 머물며 전세계를 돈다.

 

부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세금 다 털어 3년짜리 계획을 세운 겁없는 부부가 주인공이고 이들의 좌충우돌 세계일주 기록물이 3권의 책으로 나왔다.

 

세계일주라면 먼저 줄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가 떠 오른다. 당시로서는 80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주인공의 포그 박사의 무기는 새로 개발된 증기선,열기구였다. 이를 통해 작가는 세계가 빠르게 하나로 연결되었다는 점을 일깨워주었다.

현대의 겁없는 부부의 무기는 무엇일까? 바로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저가숙소와 현지인의 교류, 저렴해진 저가 이동수단, 그리고 여행 소감을 바로 바로 독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다음스토리볼 등이다.

 

글을 통해서 독자는 부부가 겪었던 여행을 함께 누린다.

대서양 횡단 럭셔리 크루즈에서의 삶,  파나마운하의 통과, 불가리아 우유니 호수 등 명소와 특이한 삶의 체험도 즐겁다.

크루즈의 경우 나도 경험이 없어서 관심있게 보았다. 다 보니 나도 꼭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장기간 지친 몸을 느리게 움직이고 시차도 자연스럽게 적응시키면서 컬럼버스의 항해길을 따라 대서양을 건넌다. 괜찮은 컨셉이었다.

 

더욱 즐겁게 하는 건 여행지에서의 좌충우돌이다. 돈 절약해보려고 꼼수 부리다가 경찰에게 수갑으로 위협받는 장면은 섬뜻하기도 하고.

미지의 세계에서 낯선 국가의 낯선 사람들과의 이해조정도 흥미롭다. 잘 해주다가도 적은 돈의 계산은 명확히 하려는 하숙집 아주머니.

1달에 30만원에 럭셔리한 리조트급 숙소에서의 환상적 생활, 하지만 그곳에서 발생한 프랑스인들과 현지인 주인의 문화충돌.

호텔을 휙 지나가는 여행과는 다르게 느리게 걷고 살을 부딪히며 만들어가는 여행이기에 배울 수 있는 점들이다.

 

남미 여행지에서 만난 해인이라는 인물도 흥미롭다. 대학에서 장학금 받은 돈을 모아 부모님께 드렸더니 부모님이 다시 돌려주며 세계여행을 권했다. 가는 곳마다 친화력을 발휘면서 사람을 끌어 모았다. 스페인어도 달랑 1달 배운 것치고 무척 놀라운 어학력을 발휘한다.

요즘 스펙 고문에 시달리는 많은 학생들이 있다. 특히 어학의 경우 토익 점수는 고문이다. 하지만 하나 더 질문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 바로 그 점수로 무엇을 했느냐다. 언어를 배우는 건 그 언어로 물건을 팔거나,공부를 하거나,회사생활을 잘 하거나 등이 더 중요한 질문이다.

해인 같이 낯선곳에서의 삶이 경험으로 모이고 역량으로 축적되는 모습은 훌륭한 모델이 된다.

 

저자들도 여행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었다.

세상은 빨리 변하는데 에어비인비와 신개념 숙박업은 신세계를 열기도 하고 반대로 기존 사업자들의 먹거리를 빼앗기도 한다. 학교가 어른들이 만든 규칙은 점점 효용일 떨어져가고 내 삶은 내가 개척할 수 밖에 없어진다.

부부에게도 여행은 자체로도 즐겁지만 하던일을 그만두고 존재의 변신을 꾀하는 모색의 시간이기에 이들에게는 글쓰기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여행정보도 넘치고 여행기도 점점 늘어간다. 그럼에도 이 책을 집어들게 된 계기는 용기였다. 무모함에 가까운 용기를 발휘해 변신을 꾀한 것 그리고 결과물로 만들어진 이미지로 새로운 삶을 열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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