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도자교류사 - 마이센으로 가는 길
미스기 다카토시 지음, 김인규 옮김 / 눌와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이천에서 열리는 도자기전시회를 가끔 가게된다. 시대를 넘어 여러나라에서 만들어진 많은 도자기를
보면 참 넓게 퍼진 문화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옛날 출발은 중국이었고
한국의 청자도 꽤 발전했는데 지금 유명기업들은 유럽쪽이 많다는 점이다. 하나 더 아쉬운 것은
세계적인 평가에서 일본이 한국 보다 한참 앞서있다는 느낌이다. 해외의 박물관을 다녀보면 그런 평가가
확연하게 느껴진다.

어떻게 해서 이런 변화가 만들어졌을까 궁금해 할 때 이 책의 독서는 좋은 가르침을 주었다.
우선 토기, 도기, 자기는 엄격히 구별된다. 인류가 무엇을 축적하게 된 순간부터 토기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를 도기 나아가 자기로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상당한 기술적 축적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우선 재료가 되는 흙이 좋아야 하는데 이것이 그리 흔치 않다고 한다. 중동의 흙으로는 일정 온도 이상 가열하면 녹아버린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서 1500도 이상의 고열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이것 또한 중국의 발전을 따라가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인들의 여러 노하우가 잘 결집되어야 한다.

이렇게 탄생한 자기에 대한 수요는 매우 커서 좋은 것은 막대한 재화를 지불해야만 가능한 상품이 되었다.
그러자 노하우를 훔치려고 하는 여러가지 노력도 이어진다. 특히 임진왜란의 경우 도자기 전쟁이라고 할 정도로 한국의 기술유출이 컸다. 그런데 이 책의 주장을 따르자면 당대 조선 도공이 자발적으로 일본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이삼평이라는 대표적 도공의 묘지에 나온 글을 인용했다고 하니 쉽게 부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실제 당시 조선통신사의 논쟁과정에서도 조선인들 중 일부는 일본에서 굳이 돌아가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일본이 조선을 강점한 시기에 주로 협력한 계층에 중인들이 많았다.
이런 점을 보면 기술자를 대우하지 않는 체제는 그 기술을 지킬 수 없구나 하는 탄식을 하게 된다. 최근 잇달아 벌어지고 있는 국내 기술의 중국 유출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쨌든 이와 다르게 유럽에서는 막대한 노력을 들여 중국 자기 기술을 모방해내었고 한걸음 나아가 자신들의 예술감각을 덧붙여 발전시키게 된다. 마이센을 시작으로 로젠탈,웨지우드 등 명가들의 시작이다.
이 과정에서 중세부터 발전시킨 연금술을 비롯해 온갖 지혜가 총동원 되었다는 점이 놀라왔다.

자기의 역사를 통해 인류가 한가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고 이를 경쟁적으로 발전시키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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