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필요 없다 - 인공지능 시대의 부와 노동의 미래
제리 카플란 지음, 신동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알파고의 공포 이후로 인공지능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

인간의 미래는 <스타트렉>처럼 유유히 우주를 누비게 될 것인가? 아니면 <터미네이터> 처럼 기계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될 것인가?

저자의 답은 마지막에 나오니 우선 흐름을 살펴보자.

저자가 책을 낸 목적부터 보자면

급격히 변하는 세상에서 인간은 엄청난 시련을 겪을 것이라고 한다.

일자리는 당연히 줄어드는데 이는 기술이 기존의 일을 파괴하고 새로운 일을 창조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인간은 기술의 발전보다 느리기 떄문에 새로운 일에 적응하기 어려워서 당연히 밀려나게 된다.

이러한 급변속에서 인간들이 겪을 상황에 심리적,윤리적 문제를 논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 지적 토대를 갖추게 하려는 것이다.


책에는 두 명의 대부호가 나온다.

하나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인데 또 한 명은 데이브 쇼이다.

데이브 쇼는 컴퓨터를 전공하고 금융에서 퀀트라는 정보를 이용해 돈 버는 기업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베조스가 여기서 일을 했다.

금융은 매우 정보 집약적인 산업이다. 그러니 그 정보를 남보다 더 빨리 활용하는 것으로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쇼가 개발한 초단타 매내는 금융거래시장에서 거래자들보다 한발 앞서 거래를 낚아채서 돈을 벌었다. 공정한 일일까? 어쨌든 그는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

베조스가 쇼에게서 배운 핵심의 하나는 현물 보다 정보가 중요하다는 점이었다고 한다. 

금융이 아니라 책을 파는 것에도 마찬가지여서 베조스는 우선 각종 소비자 리뷰,평점 등의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가만 보면 아마존이 지금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 기업의 하나가 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보인다.

상품의 아마존이 아니라 정보의 아마존이 되기위해서 클라우드 서비스는 당연히 필수였고 베조스의 비전에 일찍 자리헀을 것이다.


신기술이 적용된 세계와 구세계의 차이는 몇 개가 있다.

특히 고용에서 차이가 많은데 아마존의 예로 보면 구기술에 비해 약 1/10 밖에 고용을 창출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엄청난 돈을 창업자에 몰아준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실리콘밸리 등에서 나타나는 양극화는 바로 이러한 기술의 쏠림 현상의 결과물이다.


금융위기 이후에도 나스닥은 기술열풍이었고 덕분에 막대한 부자들이 탄생하는 이면에는 맥도날드 알바 채용 경쟁률이 1백대 일 이상으로 올라가고 있다.

여기서 하나 떠 올려볼 책이 있다. <스타벅스에서 일한 할배>이야기다. 명문대 명문집안으로 언론에서 좋은 직업을 가졌던 할아버지도 위기에 쫄딱 망해 스타벅스 알바를 구해야 했다.

과연 더 떨어지는 조건의 인간들이 쉽게 이 변화에 적응이 가능할까? 

저자는 매우 부정적이다. 

저자의 시선은 책 곳곳에서 따듯함을 보여주기는 한다.

아주 높은 조건에도 어메리칸 드림과는 아주 먼 거리의 허드렛일에서 커리어를 시작해야 하는 젊은이들을 안쓰러워하기도 한다. 또 기술직으로 열심히 수리 하고 있는 기능공을 보면서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첨단기술이 그들의 일을 단숨에 몰아내버릴 것을 예상하며 우려한다.


저자가 책 말미에 내놓는 결론은 터미네이터 보다는 스타트렉이 미래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터미네이터는 지구의 현실이다. 바로 미국의 드론 산업 덕분에 아프간과 파키스탄은 바로 그 세상이 되어벼렸다. 바로 얼마전에도 탈레반 지도자를 태운 택시기사는 드론의 폭격으로 억울한 죽음을 맞아야 했다.

그럼 앞으로는 스타트렉이 될까?

저자의 책은 안타깝게도 그 사이의 다리가 될만한 논리적 개연성은 보여주지 못한다.

하나는 직업대출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보자는 제안 정도.

다른 하나는 교육시스템이 과거의 도제 제도에 의함이므로 앞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 정도로는 좀 약하지 않을까?


내 의견을 첨언하자면 기술은 쓰기 나름이다. 한곳으로 몰아간다면 극단적 양극화와 공황을 가져올 수 있다. 1,2차 대전 이전의 자본주의는 엄청난 호황을 누렸지만 피케티의 표현을 빌려 보면 도금시대였다고 한다.

지금의 현실이 점점 기술의 소용처를 한 곳으로 몰아간다는 느낌이다. 미국은 고속철이 없어서 석유는 쓰고 CO2는 쏟아내면서도 우주개발계획은 세우는 사회다. 베조스도 일조하고 있는데..

우주관광 상품과 길거리를 걸어야 하는 빈민들의 대조, 터미네이터까지는 아니더라도 원더풀 월드는 아닌셈이다.


저자의 기본 주장인 인간이 덜 필요해진다는 건 백번 동의한다. 그렇지만 해결책은 각 국가 내지 사회가 자원을 동원해 해결하도록 남겨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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