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증언록 1~2 세트 - 전2권 - JP가 말하는 대한민국 현대사
김종필 지음, 중앙일보 김종필증언록팀 엮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김종필은 풍운아다.

여러 방면에 재주가 많았다.

이 책을 통해 여러가지를 알게 된다.

516을 기획하는 과정을 보면 치밀함과 해박함을 볼 수 있다.

미군의 향배가 성패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아 다른 나라에서 난 쿠데타에 미군의 대응을 조사했다고 한다. 그래서 쿠데타군의 진로에 있는 미군초소에서 충돌이 발생할 경우 절대로 총을 쏘지 말고 처리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매우 용의주도한 처신이다.

서울로 들어와 미디어인 티비와 신문을 장악해서 자신들 입맞에 맞는 방송을 내보낸다. 당시 까지도 장도영 참모총장이 애매한 태도를 취할 때 아예 방송으로 혁명 승인이라고 내보낸다. 기정사실화 시켜서 분위기를 몰아가는 선동선전 솜씨를 보였다.

대세를 잡자 빨리 정보를 취급하는 전문기관을 만든다. 바로 정보부 지금의 안기부다. 이를 통해 같은 쿠데타군의 일부가 박정희에 반기를 들려는 모의를 적발하고 처리한다. 정보의 중요성을 알고 실행한 점 또한 용의주도한 면모를 보인다.

이런 식으로 쿠데타 전체의 기획자로서의 면모를 보면 김종필의 역할은 마치 조선의 정도전 같아 보인다. 그렇지만 우리는 정도전의 운명을 알고 있다. 2인자의 유능함은 난세에는 좋아도 평시가 되면 토사구팽이 기다린다. 

김종필은 굵직한 일들을 처리하고 나서는 서서히 더 박정희에게 충성하려는 집단들의 공세에 밀려나간다. 

현대로 오니 토사구팽까지는 아니지만 외유의 길을 가야했다.

무엇보다 박정희는 그에게 처삼촌이다.

가장 가까운 혈연으로 볼 수 있다.


이 과정을 잘 보면 김종필 스스로 자신의 재주에 도취한 모습이 보인다.

황태성 간첩사건이 났을 때도 바로 박에게 보고를 하지 않고 오랜시간 충분히 조사를 먼저 했다. 정보부라는 기관은 현직 대통령과 정보부장에 대해서도 정보를 수집하는 조직이다. 박으로서는 자신에게 항상 칼을 들이댈수도 있구나 하는 섬뜻함을 느꼈을 수 있다. 덕분에 정보부장은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 모든 일이 결국 자아도취에 의해 생겨난 자업자득인 셈이다.


이런식으로 김종필은 자신만이 해낼 수 있었다는 여러가지 일들을 회고해간다.

특히 초기의 행위는 이후 굳어가면서 현재까지 한국사회의 진로에 굵게 영향을 키치고 있다.


회고록 자체는 소중한 기록물이고 역사의 초안이 되는 자산이다.

하지만 곳곳에서 윤색이 눈에 띈다. 특히 박정희와 연관된 좌익경력을 탈색하려는 시도는 다른 역사학자들의 분서과는 매우 차이가 크다. 박상희도 좌익이 아니다 등등.


이런 부분들을 감안해서 읽어나가면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인상 깊은 것은 항상 공부하는 태도다. 아침 4시에 일어나 책을 읽는 자세는 독서양이 줄어가는 현대 한국인들에게 자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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