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 에릭 슈미트가 직접 공개하는 구글 방식의 모든 것
에릭 슈미트 & 조너선 로젠버그 & 앨런 이글 지음, 박병화 옮김 / 김영사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구글이 벌린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은 전세계적인 화제를 몰고 왔다.

이 대결과 관련된 이모저모를 살펴보고 싶다.

먼저 이세돌을 살펴보자, 그는 프로다.

바둑을 두어 막대한 상금을 벌어서 자존심을 세운다.

바둑이 프로라는 제도는 누가 정했을까?

일본의 중세시대 영웅 오다 노부나가다. 그는 바둑 대회를 벌였고 최고로 잘 둔 바둑고수에게 땅을 주고 지위를 주었다. 본인방이라는 이름이 그때 만들어져서 현대까지 대회로 이어지게 된다.

왜 그는 막대한 돈을 주어 바둑을 후원했을까? 당시는 전국시대다. 말 그대로 싸움이 늘상 벌어진다. 장군들은 일상의 싸움을 판 하나로 축소 해 놓은 바둑을 두면서 전략을 고민했다. 

이때 바둑만 잘 두는 기사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바둑을 좋아하는 귀족이나 장군들의 맞상대가 되었다. 

여러 곳을 다니다보니 정보가 모였다. 누구의 매너, 진영의 분위기, 장군의 건강 까지 알고 있는 것 하나하나가 다 정보다.

이쪽도 오고 저쪽도 오는 이들을 상대하다보면 사실 안타까움도 있다. 내 것도 빠져나가니 의리가 없다고 비난만 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오다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 양쪽을 오가는 이들이 내 편으로 되기 위해서는 내가 가장 쎈 상금을 걸어 버린다. 그러면 아무래도 저쪽 보다는 내 편에 더 좋은 정보를 물어줄 것이다.

아주 현실적 계산이었다.

오다의 전쟁은 점점 잘 되었고 그는 비명에 죽었지만 천하통일은 그의 후계자들이 해냈다.


현대의 구글은 컴퓨터 기업이다.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정보처리 기계다. 오다가 존중한 정보의 역할은 이제 컴퓨터가 맡은 셈이다.

구글이 그런 컴튜터의 인공지능의 성능 시험대로 바둑을 고른 선택도 탁월한 묘수였다.

바둑을 좋아하는 애호가들 중에는 기업가와 지식인들이 많다. 고도의 두뇌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

구글은 오다처럼 아주 높은 목표를 제시한 셈이다.

우리와 같이 갈 때 천하를 바라볼 수 있다. 사실 프로그래머나 연구자들은 재주는 있지만 이곳저곳을 오가는 기사들과 같은 신세다. 이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깃발과 쇼가 필요한 셈이다.

오다가 프로라는 제도를 만들어 천하 통일을 위한 정보를 모았듯이 구글은 바둑대회를 통해 인공지능에서 아이비엠을 추월해 일인자가 되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세를 모아야 하고 젊고 유능한 인재들에게 보여주는 신호를 주려는 셈이다.


한국은 어떠한가?

삼성은 연이어 구조조정하고 신문은 맨날 헬조선이다.

바둑고수는 배출했지만 구글과 같이 바둑기술과 컴퓨터를 접목하고자 하는 융합은 없다.

그리고 리더들에게 가장 기본적으로 재주가 존중받아야 세상이 바뀐다는 큰 인식이 잘 안보인다.

큰 숙제를 주는 바둑대결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