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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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 하는 친구들은 그걸 몰라. 경제가 사회 분위기를 결정하는 게 아니야. 
사회 분위기가 경제를 결정하는 거야. 
집단의 힘, 군중의 마음!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믿음을 품게 되면, 주변이 다 잿더미고 쓰레기산이어도 상관없어, 
인간은 강한 거야.

괴델스가 이런 말을 했어.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국민들에게 낙관적 전망을 심어줘야 한다고, 우리는 전쟁 중이었어. 그 지긋지긋한 가난과 싸우고 있었어.
일자무식의 농촌 출신 병사들이라도 말이야, 저기가 고지라고, 저기만 넘으면 된다고, 저걸 넘으면 넌 위대한 전사가 되는 거라고 북돋워주면 다 그걸 넘어. 자기들끼리 군가를 부르고 '조금만 참자, 버티자'고 외치면서,그런 때 사람들은 애를 낳아, 여자들은 짧은 치마를 입고 남자들을 유혹해, 자기 미래를 낙관하니까. 하루에 열두 시간을 일하고 돌아와도 몇 년 뒤에 보답이 더 크게 돌아올 걸 확신하면 피로가 금방 가시지. 그런 흥분이 경제도 움직이는 거야.

그런데 멍청한 놈들이 그런 열광을 불러일으킬 생각은 않고 요즘 젊은이들은 패기가 없다느니, 뭘 포기한 세대라느니 하면서 오히려 기를 꺽어놔. 
아주 악질적인 사고방식이야. 조금만 부추겨주면 에베레스트도 오를 수 있는 애들한테 '동네 뒷산 오르는 주제에 무슨 엄살이냐'라고 비아냥거리고, '힘드니까 등산이다'라며 멸시하고, 자기들 인생 하나 성공하지 못한 종자들이, 자라나는 애들 미래를 발목 잡고 있어. 다 붙잡아서 감옥에 처넣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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