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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날라리 배낭자 - 제주 게스트하우스 여행만화
배낭자 글.그림 / 거북이북스 / 2015년 5월
평점 :
배낭을 멘 자? 배씨 낭자?
한글로는 이렇게도 저렇게도 읽힌다
만화 작가가 제주에서 스쿠터 타고 게하(게스트하우스의 준말)를 돌며 체험하는 삶을 웹툰으로 만든다
처음에는 정보를 모았지만 점점 일상을 만들어 내며 연재를 하고 근 1년간 쏟아낸 작품을 모아 이 책을 만들었다.
스쿠터를 탄 처자.
작년에 애월 해변의 망고레이에서 생망고를 갈아 만든 시원한 주스를 먹으면서 주변의 여행객들을 보았다. 스쿠터 한대를 탄 하얀 헬멧, 카만 선글라스를 쓴 처자가 있었다.
아주 강하지는 않아도 스스로 세상을 향해 몰아갈 자신감이 있었고, 낯선 곳으로 움직여갈 호기심이 두려움을 앞서가는 존재였다.
이 책의 주인공 또한 스쿠터족이다.
출판사가 제시한 제주 여행 기획서를 보고 단 1주일 만에 딴 면허를 가지고 스쿠터를 몰게 되었다. .
그녀의 눈을 따라 움직이는 건 색다름이었다.
사람의 눈은 몸을 따라 움직인다. 자동차를 타는 것과 말을 타는 것이 다르듯이 스쿠터는 느리지만 온몸으로 자연을 느끼게 해준다. 적당한 바람은 시원하지만 겨울에는 춥고 비가 오면 몸 둘 곳이 없어진다. 젊어서나 할 일이다.
그녀를 따라 들어간 게하는 별세계였다.
나로서는 한번도 머물러 보지 못한 독특한 공동체들이다.
개성 강한 쥔장도 만나고 머물기 위한 운영룰은 다양하지만 낯선 사람들 사이의 다리들이 놓아지면서 새로운 감상들이 만들어진다.
너무 좋아서 푹 빠지는 블랙홀 같은 게하도 있다고 한다.
그렇게 돌아다니면서 제주 여행기가 만들어진다.
정보지가 아니라 체험기다 보니 정보는 작다
대신 아주 압축되어 있다
두꺼운 책보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된 유용한 정보도 많다.
요즘 제주라는 공간에 사람들이 몰려가고 있다. 궁금했다. 자연이 좋다지만 무엇이 사람들을 끌어들일까?
도시에서의 청춘의 삶을 비추어주는 거울로 장강명 소설들이 떠올랐다. 좁아진 기회에 대한 거부(표백), 불합리에 상처받다가 스스로 너무 영약해진 알바생(알바생자르기),한국이 싫어서.
이런 관계가 싫다. 매우 강력한 메시지다.
배낭자는 용감하다. 무엇이 기다릴 줄 모르고 낯선 곳으로 뛰어드는 용감함이 하루 하루를 만난다. 그런 용기가 있기에 사람들도 쉽게 만나게 된다.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다.
지도를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낯선 곳일 따름이다. 다가가 몸으로 느껴보지 않는다면 다 막막한 공간일 따름이다.
배낭자의 미덕은 용기를 가지고 두려움을 이겨서 낯선 곳에서의 삶을 내 체험으로 만들어가는 삶을 생생히 보여줌에 있다.
젊음의 미덕은 호기심과 용기다. 돌아오지 않을 젊음을 한껏 누리는 그녀가 부러웠고 박수를 보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