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여성 한분이 바둑을 배우겠다고 오셨다. 왜 배우고 싶으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 바둑에 인생이 들어가 있다고 하더러, 그래서 바둑을 배우고 싶다" 였다. 너무 어려운 답변인지 바둑은 오락입니다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던 기원의 사범의 모습이 어색해보였다.
내가 지금 보아도 바둑에 인생이 다 들어가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기업의 경영을 논하는 입장에서 보면 바둑에 경영의 모습이 들어가 있다고 보는 것은 꽤 타당한 것 같다.

우선 바둑은 싸움의 기술이다. 상대방이 있고 서로 경쟁을 하는데 머리를 써서 이득을 취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승리를 얻으려고 한다. 이 과정을 찬찬히 보면 전쟁과 유사하고 현대 기업들의 경쟁과 유사하게 된다. 덕분에 이 세가지를 묶어서 생각하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올리버 스톤의 월스트리트라는 영화를 보면 미국 최고의 투기꾼이 손자병법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바로 이 책 손자병법이 싸움의 과정에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상대방과 나의 실체라고 강조한다. 내가 약할 때 정면대결은 매우 무모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 때는 차라리 싸움을 피하고 우회공격을 하는 쪽이 좋다. 마찬가지로 바둑에서도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강조하기 보다 나의 안정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아생연후살타, 내가 불안한 곳에서 상대와 싸우지 말라는 격언들이 그러한 가르침이다.
또 상대의 강점이나 약점이 파악되지 않았을 때 무조건 달려드는 것도 피하라고 한다.

다음으로 싸움에 들어가면 전략이 필요하다. 전면전, 포위전 모두 힘을 위주로한 공격이다. 단 바둑이란 한 수 한수 서로 두기 때문에 상대를 포위한다는 것은 내가 엷어지기 십상이다. 이럴 때 한곳이라도 포위망에 구멍이 뚫리면 결과가 허망해진다. 역사적으로 전쟁을 보아도 섯부른 포위가 참패로 이어진 예가 많다. 하지만 상대의 약점을 냉철히 꽤둟어 볼 힘이 없다면 이런 포위에 기가 죽어 그대로 침몰하게 될 수 도 있다. 상대가 약하면 내가 강한척 하는 엄포 전술이 통한다는 점은 포커와도 비슷하다. 바둑에서도 양쪽의 수준이 비슷할 때 보다는 접바둑을 둘 때 이런 상황들이 많이 나타난다.

바둑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돌의 효율이다. 가장 좋은 것은 한 가지를 놓고 양쪽을 쳐다보는 것이다. 이럴 때 상대방은 당황하게 된다. 전쟁터에서도 요충지라는 곳은 대체로 여러곳을 제압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쟁이란 지리적 공간을 해석해서 군대의 배치를 그려내는 시뮬레이션 역량을 요구하는데 비해서 바둑은 기존의 놓인 돌의 배치를 통해 지리적 공간을 만들고 상대방과의 대결에 대해 수읽기라는 시뮬레이션을 대입시키게 된다. 어쨌든 항상 하나를 투자해 둘 이상을 얻을 수 있는 요충지를 찾아야 한다.
기업이라면 어떨까 이런 노력을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이라고 할 수도 있고 특정한 플랫폼을 장악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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