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토퍼 힐.
노무현 정부시절 한국대사로 재임하면서 5.18 묘지를 방문해서 놀라움을 주었다.
다음카페를 만들어 소통을 시도하는 적극성도 보였다.
그는 한국에 깊은 애정을 표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북한과 맞서는 동맹이고 경제적 파트너이면서 미국이 다른 나라에 선보이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80년이라는 시점에서 주한대사나 주한미군 사령관은 마치 점령군 사령관 처럼 행사했다.
덕분에 518 작전권 등에서 반발하게 된 논리가 나왔다.
그리고 점차 민주화가 진행되고 국력이 커지면서 한국에 오는 대사들의 위상과 자세가 달라졌다.
지한파들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크리스토퍼는 대사로서의 역할 말고도 매우 중요한 일들을 한반도와 관련해서 해왔다.
6자회담 미국 대표로 북한과 긴 협상을 했고, 아태 담당 차관보로서 네오콘들의 북한에 대한 의구심을 줄여가느라 고된 일을 했다.
럼스펠드와 씨름하며 부시에게 시가가 교정시키는 일등이 이 회고록에 잘 나와있다.
북한과의 오랜 밀당은 일정한 성과를 냈지만 완결되지는 못했다.
이 대목은 임동원의 피스메이커에 나왔던 김대중 정부 후반의 성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일들이다.
하지만 부시와 네오콘의 맹위 속에서 그나마 전쟁의 불길이 한반도로 오지 않도록 붙철주야 노력한 그의 노고는 우리도 기억해야 한다.
이 책 말미에는 매우 중요한 언급이 있다.
문화일보 기자로 외교데스크인 번역자의 말인데 외교에 있어서 통상 기자들은 진실의 10%는 커녕 1%에도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당대의 주요 사건을 절대로 제대로 알기 어렵다. 오직 먼 훗날 이런 회고록을 통해서나마 진실의 편린을 주어 담을 수 있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