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물방울 22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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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물방울.

와인 하나로 이렇게 긴 이야기를 끌고 가다니 놀랍다

도입부는 등장인물의 소개, 이상한 대결게임을 이해시킴에 주력했다.

일본 가족의 특이함 때문에 만들어진 이 흥미로운 승부로 독자들을 빨아들였다.

그 다음은 교양에 주력하였다.

와인은 정말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다.

비싸다고 꼭 좋은 것이 아니고 음식과 비교하고

분위기도 맞추어야 하고 .. 등등.

하긴 게임이라는 게 돈 많거나 오래한 사람이 무조건 이기면 무슨 재미가 있으랴..

공이 둥글기에 축구라는 게임이 재밌듯이

와인에도 그런 기묘함이 있기에 초보자와 고수 사이의 이 승부도 재미를 보여준다.


작품은 두 존재의 성장이 필요하다.

하나는 주인공. 또 하나는 독자다.

주인공이 엎치락 뒤치락 눈 앞에 닥친 고난을 헤쳐나가느라 바쁜데

사실 그의 고난은 독자의 현실에서의 삶을 교묘히 증폭시키고 축약 시킨 모양새다.


자신 앞의 술 한병에서 시작해서 저 멀리 프랑스의 땅 덩어리와 그 위에서 흘린 사람의 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천, 바로 하늘이 허락함 까지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진다.

한병 한병이 다르고, 그 와인과의 만남 하나 하나가 소중하다는 점을 저자는 끝없이 강조한다.

한국의 술자리는 갑을 관계 속에서 마시다 보니

벌컥 들이마시기 좋아하고 빨리 취해야 하고, 적당한 가격에 마무리 되어야 한다.

그러니 정말 중요한 음미는 부족하다.

소믈리에의 긴 변주를 보고 이건 뻥이다 하는 지인들도 많다.

하지만 한잔의 술 마시기를 가지고 당나라의 시인들은 숱한 노래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이태백의 장진주가 보여주는 긴 호흡을 떠올려보면 

와인을 놓고 늘어 놓는 긴 감상문을 그냥 무시할 순 없으리라..

그리고 그 경지에 달하기 위해 오늘도 와인잔을 들고 눈으로는 루비 빛을 찾으며

코로는 향을 구별하느라 애쓰는 주인공들의 노력에 

애정을 담뿍 보내려고 한다


와인 감히 정말 안다고 자부하기 어려운 거대함을 향해 끝없는 도전을 하는 소믈리에들에게 경의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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